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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 이재운 역사소설
이재운 지음 / 시그널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지난 주말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를 보고 왔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신 세종대왕과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신분을 뛰어넘는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또 다른 볼거리로 제공한다.
세종이 꿈꾸었던 세상, 조선의 시간과 하늘을 만들고 싶어 했던 꿈을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의 손을 통해 만들어 나간다.
영화를 워낙 재밌게 본 후 이재운의 역사소설 <장영실>을 읽으니 소설 속 세종에는 한석규의 모습이 장영실에는 최민식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소설 장영실>은 장영실에 대한 사료가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가능한 '조선왕조실록'을 기초로 한 사실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상상력만을 가미해 썼다고 한다.
저자인 이재운 작가는 <소설 토정비결>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소설 장영실>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장영실은 부산 동래현 관기의 아들로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알고 있는데, 소설 속에서 장영실의 아버지는 고려 시대 정 3품 전서 장성휘로 정몽주의 측근으로 나온다.
위화도 회군으로 이성계가 실권을 쥐고 뜻을 같이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정몽주는 죽임을 당하게 되고, 따르던 장성휘도 죽임을 당하고 집안은 몰락하고 장영실 모자는 관노비가 되어 동래현에 이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장영실의 어머니는 관기로 살아가게 된다
장영실은 열 살이 되던 해부터 관아에 딸린 공방에 소속되어 잔심부름을 하며 지내게 되는데 워낙에 눈썰미가 뛰어나고 손재주가 좋아 어린 나이에도 현령의 사랑을 받았다.
그즈음 세종은 집현전에서 조선만의 글자를 만드는 일을 진행하면서 아악과 인쇄 등의 획기적인 일들을 이뤄내고 있었지만, 천문에 관한 연구와 기구를 만들 줄 아는 인재가 없어 안타까워하던 중, 공조참판 이천의 천거로 장영실을 만나게 된다.
장영실의 재능에 탄복한 세종은 관노직을 면천하고 정 5품직을 내리게 되는데, 나중에는 정 3품 대호군에까지 오르게 된다.
세종은 명나라로 가 천문법을 배워올 수 있도록 명나라 사절단에 장영실을 함유시켜 북경으로 보내게 되고, 장영실은 명나라의 천문학과 기술, 과학 도구 등을 1년에 걸쳐 익힌 다음 귀국한다.
그리고 수많은 발명품(천문 관측대인 간의대 설치, 간의, 혼천의, 앙부일구(해시계), 자격루(물시계), 측우기, 수표(물의 높이를 재는 기구), 갑인자, 옥루)등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세종의 부탁으로 장영실은 국왕의 전용 어가인 연을 제작하게 되는데 중국 어가와 달리 조선 특유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타는 사람이나 메는 사람도 다 편리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소설 장영실>에서는 세종의 어가 사고를 다른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행차길에 어가가 부서지는 사고가 아닌 세자가 어가의 금을 발견해 사고를 미연에 막고 어가를 설계한 장영실과 제작에 참여한 이들이 모두 의금부에 투옥한 후, 국문을 열게 되는데 신하들은 장영실에게 사형을 내리라 요구하지만 세종의 만류로 파직과 함께 곤장 80대에 처해진다.
어가 사고의 배후에는 명나라가 있었으니 명 황제의 어가보다 더 화려하다고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다.
곧 훈민정음 반포를 눈앞에 두고 있어 명나라와 갈등을 피하고 싶었던 세자가 일부러 어가를 부수고 장영실을 벌줌으로써 명나라와의 갈등을 잠재우려 한 것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 후 장영실은 고향 아산으로 내려가 여생을 마쳤다는 걸로 소설은 끝난다.
장영실의 말년에 대한 기록은 불분명한 가운데 <소설 장영실>에서는 아산으로 내려가 여생을 마친 것으로 끝을 맺는다.
영화 <천문>에서도 명나라의 간섭과 시비로 갈등을 빚는데, 조선만의 독자적인 천문과 시간을 갖겠다는 세종의 구상에 신하들은 명나라가 허락하지 않을 거라며 눈치를 살피며 사사건건 반대한다.
소설과 영화가 비슷한 듯 하나 영화는 별과 천문에 치중하며 세종과의 브로맨스가 색다른 재미를 주지만, 소설에서는 장영실의 삶과 발명품 계발에 더 비중을 두며 인간 장영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놀라운 업적을 남긴 장영실에게 사면을 내리지 않고 곤장직을 내린 것은 훈민정음 반포라는 큰 대의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장영실의 존재는 명나라와 사대부들이 계속 걸고넘어지는 명분이 될 수 있었기에 소설에서는 세자가, 영화에서는 장영실 스스로가 어가를 훼손한 범인임을 자청한다.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만들려고 했던,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신분에 상관없이 같은 하늘을 보면서 같은 꿈을 꾸는 나라였고, 조선만의 언어와 시간 가지고 싶었던 나라였다.
조선왕조 500년간 가장 뛰어난 업적을 이룩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조선 최고의 과학자이자 충신인 장영실의 놀라운 발명품들은 조선의 과학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게 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