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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평점 :
인류의 진화과정을 한 원시인 가족의 삶으로 축약한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다.
이 글의 화자인 어니스트는 인류 최초로 불을 발견한 인간 에드워드의 아들로 항상 생각에 빠져있는 철학자다.
아버지(에드워드)는 극진보적인 과학자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진화하고 싶어 하며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진화된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아버지에게는 인류의 진화 방향을 두고 항상 의견 대립을 펼치며 여전히 나무 위에서의 원시적인 생활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형인 바냐 삼촌과 평생 세계를 여행하며 세상 밖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행가이자 탐험가인 동생 이안 삼촌이 있다.
바냐 삼촌은 불을 발견한 아버지와 크게 대립하고 신의 영역을 침범했기에 큰 재앙이 따를 거라 예언을 한다.
결국 신이 내린 재앙은 아니지만 위험한 불을 소홀히 다룬 잘못으로 숲에 큰불이 나게 되고 모두 죽을뻔한 위험천만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불의 무시무시한 위력과 위험성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인류 진화의 선구자적인 발전을 위해 늘 고민하는 과학자라 생각하고 사셨던 아버지는 이안 삼촌의 여행기를 듣다가 중국에서도 불을 사용하고 있으며 불을 직접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지게 되고 스스로 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전까지는 화산에서 채취한 불을 가져와 사용했는데 가져오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관리 소홀로 꺼져 버리면 다시 화산으로 불을 채취하러 가야 했다.
화산에서 불을 가져오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불이 붙은 나뭇가지를 들고 집으로 향해 뛰어오는 동안 불이 꺼져버리면 다시 화산으로 가 불을 붙여와야 했는데 불을 계속 유지하려면 더 많은 먹이를 줘야 했기에 불을 집까지 가져오려면 일종의 릴레이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최대한 신중하게 619개의 나뭇가지를 릴레이로 태우면서 집까지 불을 옮겨오는 수고를 했다.
불에 대한 그들의 생각도 재미있다.
"물론 불은 다루기가 좀 어려워. 가지고 다니기도 쉽지 않지. 게다가 저 녀석은 식욕이 왕성해서 계속 먹이를 줘야 해. 그리고 성질이 더러워서 조심성 없이 다루다가 몸에 닿으며 굉장히 아프기도 하지." (P. 17)
아버지의 진화를 위한 연구는 계속되었다.
불로 창끝을 벼리어 훨씬 더 튼튼한 사냥용 창을 만들었고, 구덩이를 파 함정을 만들기도 했다.
더 놀랍고 재미있는 건 이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들인데 숯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들을 향해 자기를 표현하는 예술 재능을 억누르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집에서 동물(개, 고양이, 돼지 등) 사육해 가축화시키는 새로운 발견을 한다.
가족들끼리 근친혼을 할 경우 유전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며 다른 부족과 짝을 맺을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언어에 대한 아버지의 생각도 놀랍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일들이 너무 단순하거든. 삶이 단순하면 그만큼 언어를 많이 만들어낼 필요도 없어지고, 사고력을 더 기를 수도 없게 되지. 언어가 풍부해야 그만큼 사고력도 높아지기 마련이거든. 그런데 지금 우리가 쓰는 언어를 봐라. 명사는 수백 개에 불과하고, 한두 개의 동사로 모든 상황을 돌려 막아 표현하고 있어. 전치사도 거의 없는 데다가, 부족한 시제를 보충하려고 손짓, 발짓에 의성어까지 과도하게 쓰고 있잖아. 솔직히 말이 좋아서 언어지, 이건 반쪽짜리 의사소통 방식일 뿐이야."
(P. 132-133)
우연한 기회에 고기를 불에 구워 먹으면 훨씬 맛있을 뿐만 아니라 오래 씹지 않아도 되고 소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걸 알게 되면서 다양한 요리법도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얼굴 모양의 변화도 인식하게 된다.
음식을 덜 씹게 되면서 턱의 크기는 작아지고 머리로 가는 에너지가 많아지면서 뇌의 크기가 커지게 되면서 머리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마침내 부싯돌을 이용해 직접 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부주의로 인해 숲에 큰불이 나게 되고 가족들은 모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게 된다.
살기 좋은 곳을 발견했지만 이미 다른 부족이 살고 있었고, 아버지는 그들에게 불을 만드는 비법을 가르쳐줌으로써 가족들 간에 분쟁이 싹트게 된다.
순수한 과학도이자 인류의 발전을 위해 진화를 꿈꾸는 이상주의자인 아버지는 더 많은 이들에게 불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싶어 했지만 아들들은 불을 독점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처사라며 반대했고 일정한 대가를 받고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너희 후손들에게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거라. "남들이 나 대신해주겠지"하고 기대하지 마라. 마치 전 인류의 미래가 너희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거라. 어찌 보면 정말 그럴 수도 있거든! 지금은 역사적으로 정말 중요한 시기란다. 불은 다루게 된 것 시작에 불과해. 이를 기반으로 인류가 발전하려면 체계적인 구상을 통해 지금보다 복잡한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바탕으로 해서 말이다! 우리 중 누가 인류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인류를 진정한 인간의 길로 인도하는 뛰어난 선구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점을 꼭 명심하거라. (중략) 바로 진정한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는 거지! 나야 보다시피 늙어가는 몸이지만, 나의 자그마한 노력이 너희들을 그런 길로 인도했다는 것만 알아준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 같구나."
(p.239~240)
아버지는 새로운 발명품으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낸다.
활과 화살이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발명품임을 알게 된 아들들은 아버지가 이 놀라운 신무기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기 전에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손을 쓰게 된다.
한 원시인의 가족을 대상으로 인류의 진화를 염원하는 진보와 보수가 대립을 이룬다.
극진보적인 과학자였던 아버지는 인류의 진화를 늘 염원하며 창의적이고 깨어있는 사고를 통해 혁신적인 발명품(^^)들을 만들어 낸다.
그가 만든 물건들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과정이 되어 주었고 자신을 포함하나 가족들의 삶을 이롭게 하는 작은 혁신의 시작이 되었고 진화의 원동력이 된다.
그는 그의 성공적인 삶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며 인류가 진화할 수 있는 더 큰 혁신을 이루고 싶어 하지만 반대로 신중하게 발전 속도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다른 가족들의 반대에 그 꿈은 좌절되고 만다.
아버지는 홍적세에서 가장 위대한 원시인이었어. 물론 말로만 하는 소리가 아니야.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편리한 기술들은 다 아버지 덕택에 생겨난 것이거든. 아버지는 철학보다는 실용을 추구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 항상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사셨다는 걸 일지 말자꾸나. (P.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