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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평점 :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황제의 운을 타고난 여인 왕헌은 여인으로 천하를 얻을 수 없다면 영웅을 정복하는 되는 것이다.
천하를 품을 뜻을 가진 강건한 소기와 그에게 제왕 패업을 쥐여주고픈 강인한 여자 왕헌.
왕헌의 운명적인 사랑 소기는 반룡(蟠龍: 아직 승천하지 아니하고 땅에 서려 있는 용)에 오른 후, 왕헌과 뜻을 함께 하며 비룡(飛龍 : 하늘을 나는 용)이 되어 천자가 되고자 한다.
영웅호걸 소기와 함께 천하를 쥐기까지 펼쳐지는 험난한 여정이 <제왕업 하>에서 펼쳐진다.
가장 믿었던 벗들의 음모와 배신, 그들을 죽여야 하는 가혹한 운명, 수많은 희생이 이어지는 서슬 퍼런 궁중의 암투와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이어진다.
연약한 몸에서 품어져 나오는 당찬 기개와 결단력, 전장을 누비는 장군 못지않은 지략을 가진 왕헌은 전쟁터로 떠난 남편 소기와 떨어져 있는 상황 속에서 그의 의중을 파악해 반란을 막아내는데...
과연 그들은 제왕 패업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부귀영화는 아무 대가 없이 얻는 줄 알았더냐?
지난 세월 너는 근사한 내 삶만 보았지. 내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가슴 졸이며 사는 것을 보지 못했다. 소금아, 네 운명만 기구한 것이 아니야. 근사한 삶 뒤에는 그만큼의 괴로움이 있는 법이다. 너에게는 너만의 세상이 있었는데 구태여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시기한 까닭이 무엇이냐?
(p. 168)
-난세에는 강자가 살아남고 약자는 죽는 법, 왕씨 가문과 사씨 가문처럼 대단한 명문세족이라도 언제 어느 때고 무너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자와, 그 정점에서 겨우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자의 차이다.
( P. 355)
-다른 누구도 아닌 소기이기에 과감히 나를 이 위태로운 곳에 두는 위험을 무릅쓸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왕헌이기 때문에 소기는 이 판을 내 손에 맡길 수 있었던 것이다.
정분과 은정, 도의를 따지면 우리는 부부이자 사랑하는 반려다.
그러나 이 제왕의 패업을 이루는 길에서 우리는 함께 싸우는 지기니라.
태평할 때는 깊은 규중에서 그에게 먹을 갈아줄 것이나, 혼란할 때는 분연히 일어나 그를 둘러싼 가시덤불을 쳐낼 것이다.
만약 나를 그저 위하고 연약한 여인으로만 본다면 나를 알고 나를 믿는 그 소기가 아닐 것이고, 나 또한 그런 평범한 사내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P. 403~404)
-오늘에 이르기까지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위태로운 순간을 모두 버텨냈다. 만약 심중의 부담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어찌 마지막 난관을 뛰어넘을 수 있겠는다!
장기짝이라느니 이용하는 것이라느니 하는 말들은 그저 모르는 자들이 편협한 마음으로 지레짐작한 판단일 뿐이다.
이 위태로운 살얼음판과 부침하는 난세를 피눈물과 백골을 밟으며 함께 걸어온 우리는 이미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 되었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이든 서로를 지극히 아끼는 것이든, 그에게 내가 있고 나에게 그가 있으면 그것으로 족했다.
그가 짊어진 것은 천하요 나라였기에, 창 아래서 아내를 위해 눈썹이나 그려주는 평범한 사내는 될 수 없었다. 나 또한 세상사에 관심을 거둔 채 깊은 규방에 틀어박혀 사는 평범한 여인은 될 수 없었다. 기왕지사 일찌감치 서로를 택했다면 함께 고난을 헤치며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P. 404~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