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학이라는 헛소리 2 - 세상을 홀린 사기극, 유사과학 ㅣ 과학이라는 헛소리 2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10월
평점 :
<과학이라는 헛소리 2>는 전작의 관심과 격려에 힘입어 좀 더 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주제를 다뤄싶은 마음으로 출간되어 되었는데, 유사과학에 관한 이야기, 사회적 혐오와 배제에 대한 이야기, 과학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악용되는 측면과 과학의 윤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과학계의 흑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자격을 잃은 과학자'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유사과학'은 우리가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고의로 퍼트리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유사과학을 비판하고 그 속에 숨겨진 욕망을 파헤쳐 드러내는 일이야말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며, 동시에 전문가 집단들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특히, 과학과 맞닿아 있는 영역 중 아직도 다루기 조심스러운 부분들인 프레온가스, 한의학, GMO, 비료와 농약, 천연섬유와 화학섬유 등의 문제들은 우리 삶의 아주 중요한 지점을 파고드는 위험한 유사과학이 존재하는 곳들이기도 하다.
'다름'이 '틀림'이 되어버리는 정상과 비정상, 장애의 유사과학과 함께 그 배후의 지배를 위한 유사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며, 혐오와 배제에는 과학적인 배경이 없음이 널리 알려져 조만간 오래되고 잘못된 고정관념과 거짓 뉴스들이 밝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과학자 개인의 욕망과 사회의 욕망이 과학 윤리를 어김으로써 발생하는 무서운 일들을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은 잊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단연코 욕망의 유사과학이 넘실대는 곳은 다이어트라 하겠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일 것이다.
사람들은 살이 찌는 이유를 모르지 않지만,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주변에 너무나 많은 유혹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특정 부위의 지방만을 제거하는 것은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발달이 이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니, 첫째, 지방 흡입법, 둘째, 지방분해주사, 셋째, 복부지방 제거용 초음파 치료다.
이런 방법은 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효과도 일시적이어서 영구적으로 지방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강제로 지방을 분해하는 시술은 당장 삶에 불편함이 있는 고도비만 환자를 위한 것인데, 요즘의 비만 클리닉에서는 누구나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가 살을 뺀다는 것은 지방세포 안의 지방을 끄집어내어 없애버리는 것이다.
지방이 나오려면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는 포도당과, 근육과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라는 탄수화물이 사라져야 한다.
이들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태우거나, 먹지 않음으로써 이를 공급하지 않는 것이다.
현제 우리나라 식욕억제제로 허가받은 의약품 성분들은 모두 신경 흥분제 계열로 효과는 확실하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처방이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하고, 그 경우에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라 권하는 약품이다.
결국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균형 있는 몸매' 보다 '몸매에 대한 균형'이라 하겠다.
조금 덜먹고, 조금 더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21세기 과학이 알려주는 가장 좋고 정확한 다이어트 방법이며, 인간 본연의 욕망을 이용해 사회를 현혹시키는 유사과학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예로부터 세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었는데, 비료 문제, 해충 문제, 그리고 잡초다.
생물학과 화학기술의 발달로 농약이 개발되었는데, 농약은 일손을 덜어주고, 뿌리면 해충을 죽여주고, 잡초도 말라죽게 했다.
합성비료, 농약, 농업용 기계의 등장으로 전 세계적으로 농업인들은 주요 작물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식료품의 가격도 낮아지게 되었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을 녹색혁명이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고마웠던 합성비료는 토양에 심각한 문제를 주고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는 문제를 낳게 되는데, 주변 하천과 바다에서는 녹조현상이나 적조현상이 일어나고 해양 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비료나 농약이 주는 폐해가 적지 않다 보니 합성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는 농법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유기농 농산물의 경우, 다년생 작물은 3년, 나머지는 2년 이상의 전환 기간 동안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작물에게만 붙여지는 까다로운 기준이며, 친환경 농업의 경우, 인력 소모가 크고 그만큼 가격이 더 비싸서 식비 부감이 가중되기도 하는데 친환경(non-GMO) 표시가 붙은 두부는 일반 두부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편이다.
그래서 가난 이들은 기존 농법으로 재배된 식재료를 먹고, 부유한 이들만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식재료를 먹게 된다면 이 또한 모순이 아닐까.
가난한 사람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우리가 입는 옷은 보통 천연섬유와 합성섬유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대부분 합성섬유보다는 천연섬유가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
전체 섬유 생산량 중 합성섬유는 65.8%, 면은 27.2%, 레이온 아세테이트 5.7%, 양모 1.24% 등을 차지하고 있으면 비단이나 마 등은 생산량이 극히 미미하다.
면은 대표적인 천연섬유다.
그러나 면은 대표적인 GMO 작물이며, 목화를 재배하는 데는 엄청난 물과 살충제가 필요로 한단다.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11살에서 17살 정도의 아이들이 강제 동원되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으며. 면화를 면섬유로 만드는 가공 과정을 거치는 동안 표백과정에서 다이옥신이, 수지 가공 과정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사용되며, 방축 과정에서는 액체 암모니아가 사용되고 수징 오염을 일으키는 염색 과정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에도 끊임없이 일자릴 찾아 몰려들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의류 시장을 2배 이상 성장했고, 옷의 실제 가격을 떨어졌다.
우리는 더 쉽게 옷을 살 수 있게 되었고 더 쉽게 버리게 되면서, 어떤 이들은 면섬유를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옷감'이라 부르기도 한다.
천연섬유인 레이온, 즉 인견의 경우 가공 과정이 굉장히 위험해 노동자들의 산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모직물 또한 양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축산폐수가 발생하는 등 친환경적이 않을 뿐만 아니라 사육과정에서 양에 대한 학대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오리나 거위 깃털을 얻기 위한 학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합성섬유는 대부분 석유로 만들어지는데, 가장 큰 문제는 합성섬유는 세탁기로 세탁하면 '미세섬유'라는 매우 작은 섬유 가닥이 나온다는 것이다.
현미경으로 겨우 보이는 이 작은 섬유 가닥은 일종의 플라스틱으로 요사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 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미세 플라스틱이라 할 수 있다.
미세섬유는 워낙 작아서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도 않고 바다로 그대로 유입되고 바다생물에 흡수되어 다시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다.
합성섬유는 소각할 수도 없다.
소각하면 다이옥신과 같은 유독 물질이 엄청나게 나오고 이산화탄서도 다량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합성섬유나 천연섬유냐가 아니라, 과다 소비가 문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패스트패션(SPA)이 유행인데 패스트푸드에서 유래한 말로 유행에 따라 빠르고 값싸게 생산되고 유통되는 옷 들이다.
자라, 망고, 유니클로 등이 대표적으로 당시의 유행을 따르고 가격이 싸니, 유행이 지나면 쉽게 버려지기도 한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합성섬유나 천연섬유나 모두 문제가 된다.
중요한 것은 과다하게 많은 옷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폐기된다는 점이다.
의류 구매량을 줄이고, 이미 구입한 의류를 좀 더 오래 입고, 버릴 때는 재활용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임을 명심하자!
결국 개인의 무지가 유사과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욕망'이 유사과학을 만든다.
지배자들의 통치 욕망, 다수의 소수에 대한 배제의 욕망, 기업의 이윤을 향한 욕망,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의 욕망이 유사과학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나 자신이 속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라도 비판적인 고찰과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함을 깨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