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 책을 무기로 나만의 여행을 떠난 도쿄 서점원의 1년
하나다 나나코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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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코는 책과 잡화를 판매하는 체인점 '빌리지 뱅가드'에서 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이다.

남편과는 합의하에 별거에 들어갔다.

직업이 서점 점장이다 보니 취미도 독서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X」라는 만남 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모르는 사람과 만나서 삼십 분 동안 대화를 나눠본다'가 그 사이트의 콘셉트다.

이 사이는 '만남'을 이성 사이의 연애 목적으로 한정하지 않은 것 같았고, 확실히 음침한 느낌이 없어 보인다.

나나코는 프로필에 '만 권이 넘는 막대한 기억 데이터 안에서 지금 당신에게 딱 맞는 책을 한 권 추천해드립니다'라는 타이틀을 쓴 후 사람들과의 만남 여행을 시작한다.

조금은 달라 보인다 해도 「X」도 만남 사이트다 보니, 섹스의 상대로 접근하는 남자들이 몇몇 있었지만,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보들을 교환하다 보면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불쾌했던 사람도 있고, 즐거웠던 사람도 있고, 다시는 만나기 싫은 사람도 있고, 마음이 너무 잘 맞아 계속 함께 하고픈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프로필에 등록한 것(지금 당신에게 딱 맞는 책을 한 권 추천해드립니다)처럼 만남을 가진 후에는 그 사람이 관심 있어 하거나 좋아할 것 같은 책을 선별해 추천해준다.

만나는 사람들은 다양해도 반복되는 루틴이 있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었는데, 나나코가 소개해주는 책들이 꽤 흥미로웠고 관심이 갔다.

처음에는 책을 읽다가 소개된 책을 검색을 해 찾아보기도 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추천 책들이 친절하게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나나코의 '토크'가 신선했던 덕분인지 「X」에서 '베스트 10'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를 얻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잘하고 좋아하는 일(책 소개)을 하게 되면서, 낯선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성격도 점점 적극적으로 바뀌어 가고 자신감도 충만해진다.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깨닫게 되면서, 더 이상 「X」는 그녀에게 필요치 않게 된다.

별거 중이던 남편과는 이혼을 하고, 직장도 복합형 대형 서점으로 옮기게 되지만 몇 년 후, 오래된 동네의 작은 서점 점장으로 직장을 옮긴다.

그곳에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고객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일에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즐거워한다.


이 책은 저자 하나다 나나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다.

본인의 SNS에 올린 이야기가 많은 인기를 끌면서 이렇게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한다.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건 저자의 책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었다.

그리고 낯선 타인을 만나 짧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지만 그 사람에 대해 분석도 꽤 잘할 뿐만 아니라 어울릴만한 책까지 소개해준다는 것이 정말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저자는 본인 좋아하는 책 읽기를 통해 그녀의 인생을 바꿔나갔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매개체가 다양하게 많은데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책 읽기를 권한다.

잘 알지만 실천하는 게 쉽지 않고 실천을 하지만 꾸준히 하는 게 쉽지가 않은 것 같다.

1년에 100권 읽기를 시작으로 천권을 넘어 만권까지 읽어보리라 다짐해보고 싶지만 과욕을 부리고 싶진 않다.

권수가 뭐 중요하랴.

꾸준히 책 읽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가까이하며 책을 통해 세상의 안과 밖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나 맘껏 누리고 싶다.


<책을 추천할 때의 주의점>

· 특정 장르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에게 그 장르에서 유명한 책이나 화제의 책을 추천하는 일은 피한다.

· 책을 별로 안 읽는 사람에게는 유명한 책이나 명작을 소개해도 좋다.

· 책을 자주 읽는 사람에게는 명작이나 베스트셀러의 추천을 피하자.

마이너한 책이나 들어본 적도 없는 책, 그 사람이 평소에 읽는 책과 먼 장르일수록 좋다.

· 다만 이 경우에도 '왜 그 사람에게 그 책이 필요한가?'에 대한 이유는 필요하다.

· 어떤 장르가 좋은가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장르와 전혀 관련 없는 책이 좋을지, 아주 약간만 다른 책이 좋을지 그 사람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 성별, 나이, 직종, 취미 등 여러 가지 스펙을 고려해 책을 떠올리기보다는 그 사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한 후 고르는 편이 성공 확률이 높다.

p.80


'돕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구체적으로 타인에게 관여할 수 없다.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빨리 기운을 찾으시길 바라요"라거나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라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없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라면 스스로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잘 모르는 사람과 마음을 교환할 수 있다.

책에 관한 상담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나에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녀 어머니의 죽음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일도 없다.

슬픔을 제대로 마주하고 싶어 하는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녀의 등을 조용히 밀어줄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이라는 존재를 좋아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할 수 있는 서점 일도.

p.24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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