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양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엮음 / 노마드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교양'의 사전적 의미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으로 공통적으로 지녀야 할 지식을 말한다.

인간의 정신능력을 일정한 문화이상(文化理想)에 입각, 개발하여 원만한 인격을 배양해 가는 노력과 그 성과로, 교양을 뜻하는 영어 'culture'의 원뜻은 '경작(耕作)'이고, 독일어의 'Bildung'은 '형성'이라는 뜻임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인간 정신을 개발하여 풍부한 것으로 만들고 완전한 인격을 형성해 간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교양 [culture, 敎養] (두산백과)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문화교양 사전(Dictionary of Culture and Bildung to Get High and Mighty)>에서는 가볍지만 제법 쓸 만한 지식을 담았다.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갖가지 담론들과 알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들을 중점적으로 담고 있다.

요즘은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다 보니 그 속에서 내가 알고 싶어 하는 지식을 찾아내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전혀 쓸모없는 허접한 것, 정확성과 사실성이 모호한 것, 서로 견해와 해석이 엇갈리는 것, 불확실한 것들이 판을 쳐 혼란만 가중시키기도 한다.

저자는 누구나 알만한 교과서적인 지식이나 일반적인 지식의 수준을 넘어서는 전문지식들을 보다 구체적이고 알기 쉽도록 자세하게 풀이하고자 했단다.

모두 9장으로 분류해 인간, 남자와 여자, 민족, 인간의 마음, 변화, 평등과 불평등, 정의 그리고 현재와 미래, 유전자, 섹스와 사랑에 대해 다양한 소주제로 나눠 인간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어느 쪽을 펼치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주제로 가득하다.

하지만 주제는 묵직하되 그 내용은 적당히 깊이 있으면서도 알기 쉽도록 풀이하고 있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첫 이야기부터 강렬하다.

예전에 모 TV 방송을 통해 들었던 '미토콘드리아 이브'에 대한 이야기로, '모든 인류는 한 어머니의 후손들로 같은 혈육'이라고 말한다.

모두 친척인 셈인데 영토분쟁, 종족 갈등 등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은 형제들끼리 싸우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인종 차별은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이다.

약 15만~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던 호모 사피엔스 가운데 현생인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어머니가 있었는데, 흔히 ‘미토콘드리아 이브’로 부르는 모든 인류의 어머니였다고 한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는 거의 모든 진핵세포에 들어 있으며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아주 작은 기관이다.

남자의 정자나 여자의 난자에도 당연히 미토콘드리아가 들어 있는데, 남녀가 교접을 하고 수정이 이루어질 때 정자의 머리 부분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에 의해 모두 파괴된다고 한다.

따라서 모든 생명체는 암컷(여자)의 미토콘드리아만 남아 딸에서 딸로 이어지는 모계(母系) 유전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미토콘드리아를 역추적한 결과, 약 15만~20만 년 전에 살았던 모든 인류의 어머니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이며 그 조상 어머니를 ‘미토콘드리아 이브’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 인간에게 살인 본능이 있을까 -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나쁜 짓은 살인이 아닐까.

모든 동물 종(種) 가운데 인간처럼 같은 종을 많이 죽이는 동물은 없을 것이다.

대량학살이 버젓이 이루어지는 전쟁이나, 종족 분쟁, 테러 등만 돠도 인간 사회에서 살인은 결코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영화나 소설의 단골 주제로 살인을 빼놓을 수가 없으며, 사람들은 가상적 살인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 국내외 어디서나 그 이유가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하루도 빠짐없이 수많은 살인행위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혹시 살인 본능이 있는 건 아닐까?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류가 동물들과 다름없이 살아가던 시기에는 생존과 먹이 확보를 위한 필사적인 생존본능으로 살인을 했으며 이러한 생존본능은 원시 인류와 초기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더 끔찍한 건 항상 먹거리가 부족했기에 시신을 먹어치우기까지 했는데, 부족사회에 이르러서는 상대편의 시체를 먹는 것은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고 상대방에서 겁을 주기 위한 행위이기도 했단다.

식인(사람이 사람을 먹는 행태) 풍습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남아있기도 했는데 하나는 생존을 위한 식인이고, 또 하나는 의례적인 식인으로 죽은 자가 가지고 있던 재능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었다고도 하니 정말 참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살인은 인간의 타고난 본능이라기보다는 생존본능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하고 인간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살인은 다양한 동기에 의해 크게 증가한다.

재산 다툼, 간음, 질투와 시기, 도둑질 등 생존본능이 아닌 갖가지 갈등들이 살인으로 이어진다.

또한 징역형이 등장하기 전까지 범죄자들은 무조건 처형했는데 그것 또한 일종의 살인이다.

처형 방법 갈수록 점점 잔혹해져갔는데, 목을 베어 죽이거나 매달아 죽이는 것은 기본, 거열형, 능지처참, 부관참시, 단두대. 화형 등도 있었으며, 고대 로마 원형 경기장에서는 검투사들이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경기가 벌어졌는데 황제와 로마 시민들은 그것을 지켜보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인간에게는 살인 본능은 물론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 악랄한 본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현대사회는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으며 온갖 혼란과 갈등이 만연해 살인행위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동기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강탈, 보복, 특정 인물을 제거할 목적으로 하는 의도적 살인, 특별한 동기는 없지만 사소한 시비가 발단이 된 우발적 살인, 충동적 살인, 존속살인, 애정 살인, 묻지 마 살인,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의 정신질환적 연쇄살인 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적인 범죄 과학수사 전문가이자 법의학자인 마르크베네케의 저서를 보면, 살인이 본능인지 사악한 본성인지, 아니면 환경에 의한 후천적 행동인지 그 경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 한다.

인간은 지금도 경쟁적으로 가공할 만한 기능을 가진 살인무기들을 수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 최첨단 무기들은 한순간에 대량으로 인간을 학살할 수 있는 무기들이다.

아무튼 인간에게 어떤 형태로든 살인 본능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 풍요로운 삶에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 -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 목표는 그 과정이 어떠하든 결과적으로 행복 추구다.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속성을 '비교 심리'를 들 수 있는데, 자신을 항상 남들과 비교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삶이 웬만큼 풍요롭고 만족할 만하더라도 남들과 비교해서 뒤떨어지면 상대적 빈곤감과 결핍감을 느끼며 불만족과 초조감을 갖게 되고 결국 행복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자신보다 위를 쳐다볼수록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결핍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며 아래쪽을 내려다봐야 한다.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들, 가진 것이 적은 사람들을 내려다봐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속성은 본능적으로 자기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을 쳐다보며 비교한다.

자신이 그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결코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타인과의 비교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비관론자로 만들게 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임상심리학자는 "행복과 성공은 낙관론자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자기 삶의 주체는 자신이고 행복의 주체도 자신이다.

욕망 충족으로 행복을 얻으려 한다면 결국 끝없는 탐욕으로 욕구불만에 시달리게 된다.

동화 <파랑새>가 주는 교훈처럼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충실하며 탐욕을 버려야 행복을 얻는다.

"행복하지 않다면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 신은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창조했기 때문이다. 불행은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는 데서 찾아온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한다."

행복에 관해 톨스토이가 남긴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수필집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의 '소확행'을 처음 사용했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의 크기는 저마다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다.

행복을 너무 크고 높게 잡아 좀처럼 다가가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평생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아주 사소한 것들에도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평생을 행복하게 살 것이다.

행복은 삶의 결과가 아니라 삶의 과정이다.

소확행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 것도 그 까닭일 것이다.

마음에 와닿는 좋은 글을 만날 수 있었던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 좋은 문화교양 사전>을 읽는 이 순간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확행인 것 같다.

내가 아는 상식보다 한 걸음 더 깊은 지식을 원하는 교양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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