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B의 순간
김선아 지음 / 미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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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이는 것들에는 이유가 있다.

어떤 공간에 들어가면 마냥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공간에는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기도 하다.

빛, 공간 나눔, 컨셉, 비움 등의 다양한 공간적 특징에 따라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오지만 건축학적으로 무지하다 보니 왜 이런 공간이 좋은 건지 설명해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현직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 <여기가 좋은 이유>는 건축에세이이자 공간에세이다.

요즘 핫플레이스를 찾고자 한다면 인스타를 통해 검색하면 된다.

경쟁적으로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면 멋진 사진과 함께 그럴싸한 태그를 달아 업로드되는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인스타에 한 번 입소문이 나면 그 가계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모르면 안 될 것 같고, 안 가보면 '인싸'가 아닌 것 같은 분위기가 깔리기라도 하는 걸까?

우선 상당 부분의 핫플레이스가 서울 쪽에 집중되어 있다는 게 아쉽기도 한다.

<여기가 좋은 이유>에 소개되는 곳들도 모두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

잘 체크해뒀다가 서울 갈 일 있으면 들러보리라 다짐하는 정도로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한 공간들과 유사한 공간적 특징을 가진 곳들도 이곳에 한두 군데씩 생기고 있다.

서울의 가로수길, 경리단길, 해방촌처럼 핫한 동네와 유사한 동네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익숙한 공간과는 다른 다양한 공간적 특징의 활용으로 알듯 모를 듯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

좋은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했다.

시간에 새로움을 더하는 어니언 : 성수 · 미아

한때 인스타를 장악하던 핫플 카페의 공통점(물론 아직까지도 완벽히 사라지지 않은 공통점)은 옛 건물을 활용한 리모델링 공간이거나. 리모델링을 하되 마감재를 뜯어내어 공간의 구조를 보이게 하는 것으로 이런 리모델링을 노출증이라 부르기도 했단다.

신발공장을 고쳐 카페로 만든 합정동의 앤트러사이트, 해방촌의 오랑오랑(책에 소개됨. P210), 성수동의 대림창고는 노출증의 대표적인 사레라고 한다.

또한 옛 건물을 다시 쓰는 일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사례가 많단다.

이름처럼 양파 같은 공간인 성수동 어니언 카페는 두 채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도로에 면하고 있는 입구 쪽의 건물은 커피를 내리는 작업과 주문을 담당하고 안쪽은 다양한 형태의 고개 공간을 제공한다.

벽을 건너고, 문을 지나지만 공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것을 건축에서는 레이어 혹은 켜라고 부르는데, 켜는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때에 경험하게 되는 것들을 의미하며 보통 한옥에 많다.

대문을 지나 마달을 지나 또 다른 쪽문을 지나 마루를 건너 다시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는 경험들.

곳곳에 통로가 아니더라도 뻥 뚫린 구멍들이 시선을 연결한다.

이런 구멍이 방과 방을 연결하는 창이 되어 공간은 분할되어 있으나 막히지 않았다.

창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프레임들은 또한 액자가 되어, 사람들을 담는다.

<여기가 좋은 이유>에는 20곳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도서관, 미술관, 호텔, 예술 극장, 카페 등 다양하게 공간을 활용한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건축이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건축에 관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건축이 얼마나 좋은지 알아주었으면 좋겠고 언젠가 건축도 영화처럼 사람들이 주말에 즐길 수 있는 여가 생활 중 하나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고 있다.

핫플 카페 투어를 다니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요즘~ 어쩜 작가의 바람대로 사람들이 건축을 즐기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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