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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전쟁 - 본격치과담합리얼스릴러
고광욱 지음 / 지식너머 / 2018년 8월
평점 :
"사람들이 치과의사한테 가장 궁금해하는 게 뭔지
알아?"
"?"
"치과는 왜 이렇게
비싼가요?"
"......"
"알려주고 싶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치과는 두려움의 공간이었던 것 같다.
치료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참고 나면 경이로운
가격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게 되는 곳이었다.
속사포처럼 읊어대는 다양한 종류의 재료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고민할 틈도 주지 않고 곧바로 저가 재질을 선택할 경우의 단점들을 다시 속사포처럼 읊어댄다.
'좋은 게 좋은
거겠지...?'
강압적인 협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묘하고 은근한 협박을 받은 듯 권하는 재질을 선택하게 되었고
결국 내 이빨엔 금니가 반짝이고 있었다.
아직 임플란트를 고민할 나이는 아니지만 부모님 세대에서는 흔하게 임플란트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비싸서..."
모든 분들의 고민이다.
"치아 관리 잘 해~. 나이 들어 이빨에 차 한대 값 심고 다니지
않으려면..."
당최! 임플란트는 왜 이리도 비싼 걸까?
아니... 치과 치료는 왜
이리도 비싼 걸까?
<임플란트 전쟁>은 현직 치과의사인 고광욱씨가 치과 업계의 임플란트 가격 담합에 싸워온 지난
10년 동안 보고 겪은 일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쓴 책이다.
책 머리에 '이 소설의 내용은 허구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이 소설의 내용은 실화다.'란 걸 알게 된다.
누군가에겐
스릴러고 누군가에겐 코미디일 수 있는 대한민국 치과의사 1인의 기막힌 저항의 일대기다.
'임플란트 개당 100만
원'이 불러일으킨 10여 년간의 갑질과 왕따와 그리고 치과업계의 담합과 블랙리스트를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책 속 주인공 권광호는 치과협회에서 정한 가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임플란트를 시술했다는 이유로 '덤핑 치과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면서 기존 치과업계의 갑질과 왕따로 치과 경영과 진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급기야 재료
납품까지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지만 꿋꿋이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믿는 신념으로 괴물 공룡같은 치과협회와 맞서
싸워나간다.
치과 협회와 치과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적인 모습에서 일종의 데자뷰처럼 치대생 시절 학점 담합을
위한 '호텔족보'을 떠올린 일화는 정말 놀라웠지만 그런 일이 치과의사만의 문제일까? 다른 곳들도 같거나 비슷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놀라운 건 이뿐만이 아니다.
갑질, 왕따, 가격 담합, 진료 수가 준수,
고객 블랙리스트(진상 환자 퇴출), 정치, 거짓 뉴스 등....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집단이나 공동체
등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그들의 놀라운 실체가 낱낱이 까 밝혀져 있다.
가격 담합에 따르지 않는 치과의사들의
면허를 박탈하려 하고, 치과의사들의 높은 수입을 위해 치과대학을 없애려 하고, 치과의사들의 밥그릇을 국민 건강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자가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는 이야기 외에도 경악스러운 사건들이 차고 넘칠 지경이니 내 치과 진료비가 그리도 비쌌던
모양이다.
지금도 초록 검색창에 '덤핑 치과'란 검색어를 치면 10여 년 전 작성된 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책 내용과 똑같은 글들을 읽다 보니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다.
"표준수가는 담합이 아니라 시장의 혼란을 막는 안전장치다.
또한 가격이 너무
싸면 무지한 국민들이 치과의사를 우습게 여길 것이다.
비싼 가격은 남들 놀 때 열심히 공부한 것에 대한
대가다."
내가 다니고 있는 치과는 어떤 곳인지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임플란트 전쟁>을 꼭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모든 이야기를 쓰진
않았다.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