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엘레나 페란테의 왕팬으로서 예전 책을 찾다가 읽게 되었다. 역시나다. 뛰어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초반 거의 공황에 이른 주인공의 감정이 너무 오래 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고 지루해 지기까지 할 때 즈음 주인공은 애완견의 죽음과 맞닥뜨리며 '감정의 과잉'을 깨닫는다. 그리고 본인의 현실로 돌아온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한 순간에 모든 분노와 혼돈이 정리가 될 수 있을까. 이 작가는 정말로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성과 감정이 각각의 공간을 다 비워내고 나면 이렇게 한 순간에 감정에서 이성으로 넘어가고 그 반대의 상황이 되기도 한다고 테라피스트는 말해 주었다.

초반에는 주인공의 감정에 너무 몰입되어 다시 내 상황을 깨닫고 그때의 아픔을 상기시키며 눈물 범벅으로 읽었지만 오히려 주인공의 감정이 길어지면서 나는 스스로를 추스리고, 주인공을 꾸짖고 있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과정을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난 '내 판단이 옳았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올것이다.' 스스로를 다독이게 되었다.

너무 흔한 소재이다. 경험하지 않은 자에게는 그렇겠지만 삶에서 실제로 너무나 흔하게 일어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에게는 순식간의 일상을 깨고, '아빠'가 사라지는 황당한 공포를 겪게하는 폭력, 그것이 외도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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