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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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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양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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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하다'라는 말은 보통 떼쓰지 않고 조용하게 가만히 있는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칭찬이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참아내는 태도만이 어른스러움의 기준이라 여겼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진짜 어른의 모습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완벽함에 있지 않음을 실감한다. 김지수의 인터뷰집 『의젓한 사람들』에서는 그 단어의 낡은 껍데기를 벗겨내고, 흔들리고 휘청이는 와중에도 자신이 맡은 삶의 몫을 함부로 내던지지 않는 정직한 태도로서의 '의젓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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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김기석 목사부터 양희은, 진은숙, 박정민, 나태주, 애덤 그랜트, 마크 맨슨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궤적을 그려온 열네 명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 책의 미덕은 그 어디에도 뻔한 성공 비결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막막함,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던 시절의 불안, 여전히 스스로를 의심하며 지낸 시간들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었다. 그들의 삶이 의젓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내가 책임져야 할 오늘 하루의 몫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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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역시 박정민 배우와의 인터뷰였다. 그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에 합당한 결과가 뒤따르는 것은 아니며, 지금까지 버텨온 원동력 역시 거창한 마음먹은 의지가 아닌, "포기하고 싶은 마음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아주 조금 더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놓는다. 심지어 자신의 열심 뒤에는 준비가 부족했다는 불안을 잠재우려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고 말한다. 무언가에 오랫동안 천착하다 보면 우리는 노력한 만큼 반드시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는 기대를 품곤 한다. 하지만 현실이 늘 그렇게 우리 삶에 보상을 주지만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안다. 박정민 배우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이러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하고, 또다시 포기하고 싶어 하다가도 다음 날 묵묵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그의 태도가 무척 인상깊었다. 우리가 지켜내야 할 의젓함이란 어쩌면 이런 볼품없는 일상의 반복에 더 가까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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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곡가가 된 후에도 슬럼프를 그저 지나가야 할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진은숙, 성공에서 운의 몫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플뢰르 펠르랭, 특별함 대신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감각을 강조하는 마크 맨슨의 말들은 대단해져야겠다는 욕심 대신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방향성을 가장 또렷하게 짚어주는 인물이 바로 김기석 목사였다. 그와의 인터뷰를 잘 들여다 보고 나면, 책의 부제인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라는 문구가 한층 구체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다정함이 타인의 아픔을 먼저 알아채는 감수성이라면, 의젓함은 그것을 알아챈 뒤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태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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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의젓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는 어렵다. 여전히 사소한 일에 마음이 흔들리고 어른답지 못한 나를 생각보다 자주 마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젓함이 타고난 완성형 인격이 아니라 매 순간 내가 내리는 태도라면 앞으로 내가 의젓한 사람이 되는 일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 같다. 내 처지만 앞세워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에도 최소한의 할 일을 해내며 넘어진 자리에서 멋쩍은 핑계를 대지 않고 묵묵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나도 어엿한 의젓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이 책은 양양하다(@yyhdbooks)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을 했습니다.
at @yamongyamong_ss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hiwonna_bier @apureumdite @i_am_what_i_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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