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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옥토버 - 2022 요토 카네기 섀도어스 초이스상 수상작
카티야 발렌 지음, 안젤라 하딩 그림,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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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아온 아이가 모종의 이유로 인해 다른 도시로, 시골로, 또 다른 세계로 이사 내지는 모험을 떠나는 성장스토리는 꽤 많이 읽었고 나에게는 이런 얘기들이 상당히 익숙하다. 그런데 옥토버, 옥토버는 11년 평생 자연에서 살던 아이가 도시로 모험을 가게 되는 이야기다.
(물론 자연에서 도시로 가는 스토리도 찾아보면 많을 수도 있는데 딱 바로 떠오르는 작품이 생각이 안 나서)

옥토버는 본인이 기억하는 순간부터 숲 속에서 아빠와 단 둘이 자연인(읽으면서 '나는 자연인이다'에 어울릴 것 같은 느낌 많이 받았음)으로 살아가는 여자아이인데, 아빠가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는 바람에 엄마라는 여자가 사는 런던으로 이동하게 되고
처음 다녀보는 학교와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짧은 시간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엄청 스펙타클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옥토버에게는 쉽지 않은 모험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익숙하지 않고 편하지 않은 곳에 뛰어드는 건 모두 모험이니까.

옥토버 자신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런던으로 가게 되면서 옥토버는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아빠와 단 둘이 살던 숲 속의 집, 야생에서의 삶, 올빼미 스티그. 그리고 원하지 않던 것들을 감당해야 한다. 학교, 학교에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사람들, 삭막하고 이야기라곤 없어보이는 도시, 엄마라는 여자.

그런 옥토버로 하여금 도시를, 학교를 그리고 엄마라는 여자를 받아들이도록 하는건 이야기와 보물 사냥이다. 옥토버처럼 자신이 찾아낸 작은 보물들어 직접 이야기를 붙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나 역시 어릴 때부터 놀이터, 바닷가, 강가에서 작은 무언가를 찾아내 집에 가져와 작은 철제상자에 모아두는 걸 좋아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모아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느라 쉽게 치우거나 버리지 못하는 터라 저 이야기와 보물 사냥 얘기가 다른 모험들 못지 않게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야기는 모든 이야기가 행복하지 않아도 되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사람대로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채워나가다 보면 결국 이야기는 완성된다는 메세지도 좋았다. 옥토버가 반지의 완벽하지 못한 이야기를 스티그의 금빛 인식표로 채워넣어 결국 반지의 이야기를 완성시키고 스티그와의 이별로 한층 성장하게 되는 것도 감동적이었고.

책을 다 읽고 찬찬히 곱씹어 보다보면 이 책이 작가의 시점이나 다른 관찰자의 시점이 아닌 옥토버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직 어린 옥토버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고 아직 옥토버가 그것들을 능숙하게 받아내지 못하는 미숙하기 때문이지만 (결국 고작 11살 짜리 아이니까)
도시에서의 옥토버는 위에 적은 것처럼 버릇 없고 사회성이 없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옥토버가 당장 자신이 쳐해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고 있는지를 보다보면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의 생각이 이런 흐름으로 이어지는구나를 이해하게 된다.

아마 이 책이 옥토버의 시점이 아닌 제 3자의 시점이나 작가시점으로 묘사됐다면, 이미 옥토버의 나이를 한참 지나 그때의 내 모습이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의 어른이 돼버린 내가 이 11살 아이의 사고방식과 감정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다.



※ 상상의힘(@ssh_publ )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도서협찬 #카티야발렌 #옥토버_옥토버 #상상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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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카페 싱긋나이트노블
구광렬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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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런 카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 실제로 동반자살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가입해서 실제 동반자살을 할 모임을 구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다는 뉴스를 봤던 것 같은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크게 신경을 안 썼던 뉴스인지라 크게 마음 두지 않고 넘겼었지만 이번에 이 책을 접하면서 그때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당시 뉴스를 다시 찾아보고 싶었는데 은근 키워드 검색이 쉽지 않았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까 생명사랑 캠패인이 뜬다... 이게 좋은 거긴 한데 저는.. 그게 저는 자료 조사 하려고요ㅠ)

사실 책 제목을 딱 봤을 때 기대했던 주제랄까 내용은 "자살의 유형 중에서 왜 굳이 동반자살을 택할까?"에 대한 것이었지만 막상 책을 열었을 때는 각 인물들이 가진 사회문제들인 주식(흔히 주식에 영끌해서 투자하는 분류들), 학업, 취업, 직장 내 따돌림, 보이스피싱, 성소수자 문제 등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기대하던 방향과는 다소 다른 내용이었지만 요즘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이 어떻게 사람을 자살까지 끌고 가게 되는지를 들여다보고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의미 깊었다.

그리고 그런 사회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 외에 이 동반자살을 주제로 영화를 만드려고 그리고 이 동반자살 모임에 속한 사람들을 구하려고 ㄷㅂㅈㅅ 톡방에 함께하게 된 등장인물이 있는데 이 준혁이라는 인물 덕에 이 소설이 대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과연 준혁이 이들의 동반자살 계획을 저지할 수 있게 될지 하는 어느정도 스릴러 장르적인 면도 있어서 몰입감과 재미도 있는 책이었다.

※ 싱긋 출판사(@thinkgoods )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도서협찬 #구광렬 #자살카페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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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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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 자체를 미스터리로맨스 장르라고 접해서 소설의 장르적 특성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장르적 특성도 특성이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불안정한 인물의 심리묘사 능력에 있는 것 같다. 사실 본격적인 미스터리 부분은 5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의 반을 넘겨야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장르 하나만 보고 달려들었다간 초반부 전개에서 '내가 이 책을 왜 시작했었지?' 하고 길을 잃게 될지도...

이 책에서 본인의 시점이 나오는 등장인물은 올리비아, 딘, 멜라니 세 명이다. 그리고 이 세 명은 각자가 처한 상황 때문에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그 심리 묘사를 읽고 있으면 정말 현실적이고 솔직하며 생생하단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나 자신이 심리적으로 불안했을 때 사고회로를 생각하면 그 묘사들이 더 와닿을 수밖에 없는게,
우선 딘이 실종된 이후 올리비아의 심리를 따라가자면 딱 상황을 마주했을 때의 절망, 슬픔, 현실부정. 그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혹시나 있을지 모를 혹여 신기루일지 모르는 말도 안되는 희망에 대한 기대, 본의와 달리 왜곡되게 와닿은 주변인들의 우려에 대한 분노, 그 분노에 대한 후회,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것이었지만 위태롭게 붙들고 있던 희망에 배신 당했을 때 더 힘겹게 짓누르는 절망.
이렇게 늘어놓으니 올리비아의 심리는 정말 정석적인 루트를 탔단 생각이 느껴지는데, 올리비아는 애초에 딘의 실종사건만 아니면 본인부터가 안정형 인간이라 그런 듯 싶다.

사실 정말 날것의 심리변화는 멜라니 파트긴 하다. 책에서 묘사하는 성장배경부터 멜라니가 불안정형일 수밖에 없기도 하고 본인은 자각이 조금 부족하긴 해도 주변에서 심리상담을 권유했을 정도로 불안정함이 겉으로 드러나는 인물인데, 멜라니 심리묘사를 읽다보면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영향을 강하게 받고 그에 따라 감정과 생각이 휘둘리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자기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상담사로 하여금 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판단하게 할까 신경쓰면서도, 본인 성격에 못 이겨 내질러 놓고 내가 이렇게 말했다고 날 이런 사람(대부분 부정적 판단)으로 생각하고 있지! 라면서 상대를 비난하는 투로 공격한다거나 상대의 말 한 마디에 기분이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졌다가 하는 모습이라거나 말이다. 멜라니의 경우 상대의 표정과 그 표정을 통해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하는 묘사가 유독 많아서 그 불안정함이 더 잘 보이기도 한다.

딘 역시 심리상담사로서 멜라니에게 느끼는 감정이 꽤 흥미로운데 책 중반을 넘어서야 나오는 얘기라 스포성이 다분해서 생략ㅠ
☞ 딘의 시점은 1990년의 올리비아와 1896년의 멜라니 시점이 교차해서 나오다가 1986년의 멜라니와 딘이 교제를 시작하기 시작하면서 나오는데, 딘이 멜라니에게 느끼던 연민과 애정이 지나간 후 권태를 느끼는 모습, 그 와중에 1986년의 올리비아의 등장으로 그녀를 통해 해방을 느끼고 현실의 비참함을 잊지만, 문득 멜라니를 떠올리거나 멜라니에게 돌아가야함을 자각하고 그려에게 돌아갔을 때 다시 비참함을 느끼는 모습도 흥미롭다. 맨 처음 올리비아 시점으로 보는 딘은 든든한 쾌남 같았고 멜라니를 통해 보는 딘은 따뜻하고 흔들림 없는 버팀목 같이 보였는데 스스로의 시점에서 보는 딘은 정말 하남자 같고... 하 그저 하남자...
책에서 올리비아랑 가브리엘이 왜 헤어졌었는지 잘 안 나와서 가브리엘 1차 결격사유가 뭐였는지도 알 수 없고 가브리엘이 올리비아 시점으로만 그려져서 외로운 올리비아를 보듬어주는 벤츠남으로만 나와서 더 좋게 평가하게 되는 것도 있지만... 언니 대체 가브리엘이랑 헤어지고 딘 같은 거 만난거죠... 왜...

미스터리로맨스라는 장르를 강조하려면 아예 딘이 실종 후 살인용의자로 지목 되는 대목이 초반에 나와 스토리 진행 상 그 진상이 무엇인지 빨리 알아내고 싶은 마음에 스토리 전개에만 집중하느라 인물들의 심리묘사 자체만 많이 집중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구조상 그 진상이 먼저 나온 후 소설 후반부에 딘이 살인용의자로 지목되는 대목이 나와 서 그런가 그 이후 전개가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으로 인한 조급함 대신 계속해서 올리비아의 심리에 집중하며 읽을 수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 몽실북클럽(@mongsilbookclub )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도서협찬 #줄리안맥클린 #이토록_완벽한_실종 #해피북스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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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1
제니 한 지음, 이지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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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대부분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들은 영화를 보고서 소설을 보면 더 재밌는게 있다. 좀 게으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등장인물을 포함해서 책에서 묘사하는 배경들의 시작적 이미지가 이미 잡혀있어서 쉽게 읽기만 하면 되니까.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1 편 나왔을 때 너무 재밌게 보고서 책도 읽게 됐는데, 영화 본지 하도 오래돼서 그런가 줄거리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도 그 특유의 분위기나 인물들 이미지들은 기억이 나서 여러 인물들이 나와도 헷갈리지 않게 수월히 읽었다ㅎㅎ

원래 책 읽고서 바로 후기 쓰려다가 내가 기억하는 영화 결말이랑 좀 다른 것 같아서 영화도 다시 한 번 봤다. 처음 봤을 때만큼 다시 본 영화도 풋풋하니 재밌긴 했는데, 원작을 읽은 직후라 그런가 좋아하는 에피소드들이 빠진게 아쉽더라ㅠ 책 읽으면서 할로윈 에피랑 크리스마스 쿠키 목록 만드는 에피 같은거 피터-라라진-조쉬 삼각관계성이 두드러지는 부분들이라 정말 좋아하는데 라라진이랑 조쉬 관계성을 좀 단순화 하느라 짤린 게 일단 제일 아쉬웠다ㅠ

내사모남 스토리 자체가 진짜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적은 편지가 발송됐다는 절망적인 상황이 소재긴 하지만, 그래도 라라진이랑 조쉬 관계성이 스토리 전반적인 텐션을 유지시켜주는 흥미진진한 장치 역할을 하는데, 영화에서는 라라진-피터-제너비브 관계성에 더 무게를 둔 거 같아서 그게 좀 아쉽더라ㅠ

물론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제한 안에서는 결말도 깔끔하고 원작에서 많이 틀어지지 않은 것만으로 최선이라고 해야겠지만서도.

그걸 빼면 원작에서의 라라 진이랑 피터는 영화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그려내서 책 읽을 때는 영화에서 안 나온 에피들은 스토리의 비하인드 혹은 연장선 상으로 읽는 느낌이어서 또 다르게 재밌었다. 라라진이랑 피터 관계성 자체가 정말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하나 둘 씩 쌓여가면서 차근차근 만들어진 건데, 영화에서 그려낸 것만으로는 좀 부족하게 느껴지고 책에서만 나오는 내용까지 딱 해야 라라진이랑 피터 감정변화가 더 이해됐다.

사실 라라진이 피터한테 느끼는 감정의 변화는 라라진의 조쉬에 대한 감정 변화와도 연관이 큰데, 조쉬랑 라라진 관계 에피가 대폭 줄어서 그런가 라라진이 피터와 가짜 커플 행세 하던 이유가 갑자기 어느 순간 흐지부지 됐단 느낌이 컸다. 진짜 원작이 라라진이 조쉬랑 대면하는 장면장면 마다 조쉬를 보는 시선의 변화과 점진적으로 느껴져서 더 개연성 있어 보였다.

그리고 조쉬 캐릭터 자체도 영화에서는 너무 어느 순간 마고랑 사귀고 있는 라라진의 오랜 친구고 마고랑 헤어진 이후에는 오지랖 넓은 이웃 느낌인데, 원작에서 조쉬에게 라라진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가 더 잘 묘사돼서, 조쉬가 마고나 라라진, 캐시한테 느끼는 좀 절박한 애정이 조쉬를 좀 더 인간적으로 공감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진짜 내사모남이 딱 1편만 있는 소설이었으면 소설보다 영화 결말이 더 좋다고 그랬을텐데, 원작 1편이 너무 1/4 쯤 열려보이는 결말이라 2편을 안 읽을 수 없게 만든다ㅠ 다음 달에 책 시킬 때는 2편 같이 시켜야지ㅠ

※ 한스미디어(@hansmystery )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도서협찬 #제니한 #내가_사랑했던_모든_남자들에게 #한스미디어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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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 부의 대전환 - 돈의 미래를 결정하는 지각변동
존 D. 터너 & 윌리엄 퀸 지음, 최지수 옮김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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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16년 1월이었다. 딱히 대단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빅쇼트'라는 영화가 개봉했던 때인데, 개봉 당시 그 영화를 한달 넘도록 거의 매일 영화관에서 봤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 자체도 좋은데 중간중간 나오는 수록곡들이 진짜 매력적인 영화기도 하다. 아직도 Lithium 나오는 장면이랑 Sweet Child O Mine 나오는 장면은 몇번을 봐도 볼 때마다 두번씩은 돌려보는 것 같다.) 지금도 좋아하는 영화라 가끔 집에서 혼자 다시 보곤 하는 영화인데, 아무것도 모르던 2016년 그 때와 달리 지금은 중간중간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에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보기 힘들다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빅쇼트'에서 다루는 소재는 '버블 : 부의 대전환' 10장에서 다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책 테마랑 맞춰서 얘기하자면 부동산 버블을 다룬 영화다. (마이클 루이스가 쓴 영화 원작인 동명의 책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책들 중 정말 괜찮은 책이다. '버블 : 부의 대전환' 10장에서도 인용, 언급 될 정도로.)

영화에서도 결국 같은 얘기긴 했지만 책에서 좀 더 구분하기 편하게 정리해놓은 부분을 인용하자면, 버블은 시장성, 돈/신용, 투기 3요소가 갖춰질 때 발생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저 3요소로 정리를 하게 되면, 주택 공급량의 증가 및 모기지론의 증권화/채권화가 시장성, 모기지 대출의 확대로 인한 자금공급의 확대와 MBS 및 CDO의 개발로 채권의 가시적인 신용도의 상승이 돈/신용, 주택 가격 상승과 낮은 대출 기준으로 인해 증가한 거래량, 주택시장의 성장보다 몇배는 더 빠르게 커진 모기지 채권 시장의 성장이 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붕괴된 많은 버블들이 그렇듯 이 부동산 버블도 버블이 발생하는 3요소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부동산 버블의 경우, 모기지론에 적용되었던 초반 낮은 이자율 적용 기간이 종료되고 높은 변동금리로 전환됨에 따라 채무불이행 비율이 증가하면서 급격히 가라앉았다. 채무불이행 증가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 모지기 채권의 가치와 겉보기에는 안정성을 보장하는 듯하던 CDO 등급의 신용도 하락. 시장의 붕괴 직전까지도 안정성을 외치던 주택시장은 그 거대한 규모만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면서 내려앉았다.

이 책을 처음 받을 때도 주된 관심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기 때문에 부동산 버블과 관련한 내용을 주로 적기는 했지만, 책에 실려있는 여러 버블들의 생성과정과 버블이 꺼져가는 과정을 보면 다 제각각의 특성들을 보이지만 동시에 비슷비슷한 공통점을 보이는 부분도 있다. 특히 버블 붕괴로 인한 피해가 큰 사건일 수록 두드러진다고 생각되는 건 거품 낀 시장에 언론과 기관들의 평가가, 실제 보여져야 하는 부정적인 부분들에 대해서의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듯한 낙관적인 부분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시장에 더 많은 돈이 유입되로록 의도된 정보가 지속 노출되면서 시장이 효율을 달성하는 그 적정선을 넘는 버블들이 생성되는 것이다.

아마 '빅쇼트'에서는 주로 사기라는 단어로 이를 설명했고 개인적으로는 '도덕적 해이'라고 말을 하고 싶은데, 버블 자체도 그 버블이 꺼지기 전까지는 버블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힘든 것처럼 시장에 대한 평가가 도덕적 해이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기 힘든 만큼, 시장의 흐름을 읽는 스스로의 눈이 중요하단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여기저기서 내려지는 시장에 대한 평가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평가에 대한 책임은 그 평가를 시장의 버블 유무를 판단하는데 반영한 스스로에게도 있다는 걸 유념하게 됐다.

※ 출판사 다산북스(@dasanbooks )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책추천 #윌리엄퀸 #존D터너 #버블부의대전환 #다산북스 #버블경제 #돈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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