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의 그대 알비 문학 시리즈 4
야마카와 마사오 외 지음, 최수민 외 옮김 / 알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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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같은 독자에게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들어가있는 소설집은 마치 어릴 적 동네 슈퍼 앞에 2-3대씩 있던 200원짜리 뽑기기계처럼 느껴진다. 더욱이 작가들의 이름마저 생소한 때에는 책에 실린 한편한편을 읽는 것에 상당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기대하던 것과 다른 내용에 실망을 하게 되지만, 종종 취향에 꼭 들어맞는 단편을 만나게 되면 그때 느끼는 기쁨도 크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기쁨을 느끼게 했던 소설은 히라바야시 하츠스노케 작가의 '악마의 성전'과 와타나베 욘 작가의 '사랑'인데, 꽉닫힌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지독한 취향이 반영된 선정이다.

'악마의 성전'은 내용 자체가 밝은 내용은 아닌터라 해피엔딩이라기 보다는 정의구현 엔딩이 더 맞는 말인듯 싶다. 고해실의 어둑한 배경에서 시작하는 이 액자식 구성의 소설은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30분 짜리 단편영화로 각색됐다면 더 몰입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던 '사랑'은 딱 단편만 읽었다면 적당히 간질간질한 연애소설이었을 텐데 소설의 시작 전에 적혀있는 작가에 대해 짧은 사전정보를 알고 보니 훨씬 더 귀엽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마치 작가가 연인이던 미치코와 함께 나 닮은 등장인물 하나 너 닮은 등장인물 하나를 만들어 정말 말 그대로 풋풋하고 장난스럽게 써내려갔을 거 같단 느낌이 들었다. 실제 작가와 미치코의 관계와 작가의 생애를 생각하면 현실과 다른 결말에 가슴 아프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작품 자체가 가지는 사랑스러움이 크게 다가왔다.

※ 출판사 알비(@realbooks)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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