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정호 그림_최희옥 책속의책 출판사의 신간이 출간되었어요. 책 제목이나 표지의 그림이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 잡을 듯한 느낌이 드는 <구렁이 똥>입니다. 똥 이야기만 나오면 웃음이 멈추질 않는 아이들이지만 구렁이 똥을 본다면 교훈 하나를 가슴에 새길 듯 싶네요. 이야기는 옛날 옛적으로 거슬러 가봅니다. 옛날 옛적 노루골에 열 살 꽃지와 단이가 살았어요. 이름만 들어서는 꽃지가 어여쁘고 이쁜 소녀 아이 같지요? 하지만 꽃지는 지지리도 못난 탓에 놀림을 받았어요. 그리고 같은 마을 옆집에 사는 단이는 어여쁜 얼굴 덕에 칭찬 가득 받았지요. 그런데 단이에게는 누구도 알지 못한 큰 비밀이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 똥을 싸는 것이예요. 단이는 변비가 아주 심했네요.ㅠㅠ 어느 낮에 심부름을 다녀오던 단이는 똥 방귀를 마구 뀌어 댔어요. 그때 마침 사람이 없는 바위 뒤에 자리 잡고 온몸에 힘을 주어 묵은똥을 밀어냈어요. 호박만 한 똥덩어리는 똬리 튼 구렁이 같았어요. 큰 일 끝낸 단이는 내려가고, 새참 이고 가던 꽃지가 바위 옆을 지나가다 구렁이처럼 생긴 똥을 발견했어요. 신기한 듯 살펴보는 중에 사방팔방 똥내가 퍼지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들었어요. 고약하고 더러운 똥을 보며 마을 사람들은 옆에 있던 꽃지 똥이라며 막무가내 소리치며 나무랐어요. 누명을 쓴 꽃지는 구렁이똥을 지게에 지고 산으러 갔어요. 책을 보고 있는 아이들과 저까지 꽃지가 얼마나 속상할지 느껴지더라구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에 누명까지 쓴 꽃지는 어떡하죠? 책 뒤에는 구렁이에 대해 예로부터 내려오는 이야기가 잘 설명이 되어있어요. 구렁이는 재물을 가져다주는 업신이라고 해요. 업신은 집안의 재물과 운을 관리하는 가신(집안 신)입니다. 보통 구렁이, 두꺼비, 족제비의 모습으로 나타나죠. 옛사람들은 구렁이를 함부로 잡지 않았어요. 구렁이에겐 독이 없고, 무엇보다 재물을 가져다주는 신이기 때문이었죠. <구렁이똥>은 구렁이처럼 거대한 똥과 구렁이 업신이 만나 펼쳐지는 익살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예요. 아이들과 함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읽어준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거예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