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나는 이야기 - PD수첩 해고작가 정재홍의 진실탐사 12년
정재홍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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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황우석 박사의 대국민 사과 방송이었다. 심지어 거리에서도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 방송을 지켜 보았으니까 말이다. 그만큼 중대 사안이었다. 일반 시민도 이런 상황이었으니 불치병 환자들이 느끼는 상심은 얼마나 컸을까? 왜 우리는 황우석 박사를 그토록 신뢰했고 찬양했을까? 단지 과학의 힘을 맹신한 결과일까?

 

이 황우석 신화를 깬 사람들이 있다면 피디수첩이다. 처음 방송을 할 때만 해도 피디수첩이 이번 만큼은 잘못 건드렸다고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이었다. 이미 동물 복제도 성공시키고 전 세계에 유명 과학잡지에서 호평을 받은 논문이 거짓이라곤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보니 모든 건 자작극이었다. 실로 무서웠다. 어쩌면 이성이 이토록 마비될 수도 있구나 생각에 모든 건 다시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피디수첩 해고작가 정재홍의 진실탐사 12년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악! 소리나는 이야기란 책을 읽었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탐사를 막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으며 그간 활약했던 피디수첩의 이야기들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방송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우리나라는 좋은 것이 좋은 거야 하며 어떤 사건에 대해 들추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고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덮어버릴까 하는 것이 문제다. 물론 사안에 따라 덮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작정 덮기보다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피디수첩은 정말 중요한 우리시대의 거울이다.

 

모든 걸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도 문제지만 의심을 하지 않고 믿어 버리는 것도 문제다. 어쩌면 모두가 무턱대고 믿어 버릴 때 의문을 가지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는 피디수첩이야 말로 어두워져가는 우리 사회의 촛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촛불이 꺼진다는 건 희망이 없는 사회다. 다시 촛불이 켜지길 간곡하게 바랄 뿐이다. 그래야 우리도 희망있는 사회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친구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인용한다.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상식이기에.

 

“눈과 귀를 그대로 믿지 말게. 눈에 얼핏 보이고 귀에 언뜻 들린다고 해서 모두 사물의 본 모습은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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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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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하면 떠오르는 건 대하소설 토지다. 그만큼 토지는 박경리 선생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이름이다. 그런 작가가 시집을 펴냈다. 물론 소설가 중에서도 먼저 시인으로 등단하고 소설가로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문학청년들이 처음에 시를 쓰곤 한다. 시를 쓰다가 소설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이유로 많이 옮겨가고 소설을 쓰다가 잘 안되면 드라마 작가로 시나리오로 이것도 안되면 평론으로 옮기다 평론마저 안되면 그때서야 문학의 길은 포기하게 된다.

 

 

박경리 선생은 스스로 시를 쓰는 것이 송구한 마음이라고 하는데 시를 쓴다고 하면서 너무 어렵게만 표현해낸 시인들의 시와는 달리 선생의 시편들은 마음을 울린다.

 

 

달 지고 해 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 삶 중에서

 

 

선생의 시들은 절망만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희망만 있지도 않다. 삶의 희망을 노래하는 것 같으면서도 절망스러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때론 그럼에도 삶의 긍정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순례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 삶이란 것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다만 내 글 모두가

정처 없던 그 여행기

여행의 기록일 것이다

 

 

- 여행 중에서

 

 

여행을 한다는 건 결국 움직임이다. 이런 움직임이 결국 삶이자 생이다. 때론 곧게 걸어가다가도 때론 옆으로 넘어질 때도 있고 이런 과정들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온 모든 날들은 여행이다. 천상병 시인의 표현대로라면 소풍이다. 선생의 시를 읽으며서 삶을 되돌아본다. 살아온 만큼 내겐 어떤 흔들림이 있었는지 선생의 우리들의 시간을 통해 추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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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한국 경제에 대한 55가지 철학적 통찰
이정전 지음 / 토네이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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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발전하면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리 경제가 풍요로워진다고 해서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물론 경제가 성장하면 덤으로 누릴 수 있는 것도 많아지기에 행복함을 느끼기는 하겠지만 이것이 행복을 전적으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린 가진 것이 없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더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불행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정전 교수의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란 책을 읽으며 고민을 해 보았다. 내가 경험한 1980년대보다 지금이 훨씬 더 잘 살고 모든 것이 편리해진 시대에 살면서도 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8-90년대를 더 그리워하게 하는 건 어떤 이유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경제학이란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학문일까? 물론 어느 정도는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 경제학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며 내 분수에 맞게 돈을 쓰고 물건을 사는 행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늘 비교 하면서 또는 비교 당하면서 교육을 배웠고 실제로 이런 비교로 성취감을 맛보곤 한다. 결국 욕망이라는 것도 남이 가지고 있으니까 내가 갖고 싶은 것이고 남이 입으니까 나도 입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끝없이 남과 비교하여 더 많은 걸 가져야 하는 것이 욕망이다.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특히나 고민할 수 있어 좋았다. 무엇이 정말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책이라 더욱 좋았다. 물론 사회학적으로 철학적으로도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경제학적으로도 이야기를 듣고 싶었으니까. 어렵지 않게 비교적 쉽게 씌어져 있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담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이란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경제학으로 아담스미스의 정신이라고 한다. 특히나 아담스미스의 대표작은 국부론이 아니라 도덕감정론이라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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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김병수 지음 / 프롬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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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시절 중년은 까마득한 먼 미래의 일이었다. 도대체 오지 않을 것 같은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만 찾아올 것 같은 마흔이란 나이. 그런데 이제 1년 후면 정확히 마흔이 된다. 이토록 시간이 빨리 지나갈 줄은 정말 몰랐다. 아마 이런 시간이라면 할아버지가 되는 것도 금방이고 죽음이란 순간도 금방 찾아올 것이란 생각이다.

 

마흔이란 나이가 되면 적어도 안정적인 삶을 살 것 같았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나이가 되리란 생각은 무너졌고 아직도 짝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춘일 뿐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란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흔들리는 아마 평생 흔들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힐링 즉 치유가 대세다. 이 책은 마흔이 된 사람들을 향한 치유 메시지다. 링컨은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을 책임져야 한다고 했던가? 암튼 마흔이란 나이는 책임져야 하는 위치다. 그런데 저자는 마흔을 제 2의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본다.

 

이야기 하나 하나에는 살면서 그리고 상담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때론 공감하기도 하고 다른 삶을 보며 이런 인생일 땐 이렇게 해야지 하고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인생에서 중년은 잠깐의 쉼인지 모른다. 그러나 우린 제대로 쉼을 누리지 못한다. 어쩌면 과도한 경쟁 사회 속에서 이대로 쉬면 낙오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혼자 달려가다 보니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아 주지도 못하고 소통과 대화를 하기 보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누가 쉬는 법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쉼이 있어야 다시 뛸 힘을 얻는다. 이 책이 중년의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치유 지침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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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 - 말보다 따뜻한 몸의 언어, 터치
이달희 지음 / 예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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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참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었다. 외과의사 봉달희라고 한 레지던트의 좌충우돌 의사 이야기다. 그런데 봉달희란 의사는 정말이지 환자들과 함께 하는 의사였다. 환자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 주던 봉달희를 보면서 현실에서도 저런 의사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았다.

 

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란 책을 읽으며 문득 우리가 잃어버린 건 결국 터치였다란 생각을 했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아이들끼리 서로 부딪히며 놀았는데 요즘은 동네에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기가 참 어렵다. 이런 모습만 보아도 아이들끼리 놀이 문화가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집에서라도 자연스러운 터치가 많을까? 물론 가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전 보다 자연스러운 접촉은 확실히 드물 것이란 생각을 해 보았다. 어쩌면 사회가 더 많이 발전할 수록 과거의 삶이 더욱 그리워지는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시대가 변할 수록 더 커져 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프리허그를 한다는 호주인가 암튼 그 청년이 생각났다.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길 바랬는데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서도 프리허그를 하는 청년이 있었다. 지금은 또 유행이 지나 이런 걸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접촉하는 순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결국 책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저 손을 잡아 주든 사알짝 포옹을 하든 터치를 통해 말보다 더욱 따스한 몸으로 위로와 격려를 하라는 것이다. 점점 개인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어쩌면 더욱 그리워할 몸의 접촉에 대한 긍정적 모습을 통해 결국 우린 접촉하며 살아야 함을 다시 한 번 기억하였으면 한다. 책을 읽는 내내 과연 나는 얼마나 접촉하며 살고 있나? 이걸 생각했다. 물론 과도한 스킨십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 아예 접촉을 피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접촉이 아예 없는 삭막함을 우린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묘한 여운이 남는다. 마치 좋은 시 한 편의 감동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손끝으로 접촉하여 사람과 사람의 따스함을 나눌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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