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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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만화 식객이 인기를 끌 때만 해도 그저 그런 만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보이길래 읽게 된 식객은 정말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그때부터 허영만은 믿고 보는 만화가가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허영만의 작품 중 어떤 것이 가장 좋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식객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허영만의 모든 만화는 다 추천해 주고 싶다라고 할 것이다.

 

허영만이 커피를 들고 왔다. 어린 시절만 해도 커피는 그저 동서 식품에서 나오는 믹스가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이젠 커피 전문점의 시대라고 할 정도다. 곳곳에 커피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커피의 향과 맛을 따라 이젠 커피도 골라 먹는 시대가 되었다. 커피 한 잔 할까요란 만화는 2대 커피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이 만화는 무엇보다 올 칼라라서 좋다. 나중에라도 우리 자녀에게 물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2대커피란 가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커피의 향과 함께 선보이는 커피 한 잔 할까요는 우리가 진정으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찾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커피에 삶을 담았다. 2대커피 주인장과 일하러 온 종업원 강고비 그리고 여러 손님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야기 하나 하나가 너무 소중하다고 느꼈다. 식객이 단순히 음식 만화가 아니듯 이 만화 역시 커피 만화가 아니다. 서정주 시인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 부터 소쩍새는 울었나 보다"라고 했다. 커피 역시 쉽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도 정말 여러 과정들을 통해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노력들이 있다. 이런 노력들을 만화에서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인생이란 것도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보여지지 않는 부분에 대한 노력 없이 무언가를 이룰 수 없다는 걸 커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어쩜 이렇게 커피 하나를 통해서도 인생을 그릴 수 있는지 작가의 역량은 대단하다. 우리내 이웃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려 마치 나의 이야기이자 친구의 이야기 혹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고 해도 될 정도다. 커피 한 잔에도 나름 인생이 있다면 우린 커피 한 잔도 향을 느끼면서 마실 수 있기를 바란다. 커피의 완성보다는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참 섬세할 정도로 기막히기 묘사된 이 만화는 진정 아름다운 커피 향을 가득 담았다.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우리 전통차가 좋기 때문이다. 만화를 읽고 나니 괜시리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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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 - 누구를 사랑하든, 누구와 일하든 당당하게 살고 싶은 나를 위한 심리학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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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현대인들은 누구보다 관계에 서툴다. 그렇기 때문에 때론 혼자 모든 걸 하려고 하는 나홀로족도 생겼다. 예전에는 결혼을 꼭 해야 만 하는 인생의 과제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결혼 굳이 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지며 자신의 의지대로 싱글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시대는 변했다. 하지만 과연 시대가 변한 만큼이나 우리 삶 자체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되었을까?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도 있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란 책은 바로 관계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자신답게 살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다. 이 책도 자아 존중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답게 살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자존감은 어린 시절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내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사람과 관계하다 보면 실수와 잘못을 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질책을 받으면 자존감은 떨어진다. 그러다가도 스스로 자존감을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은 조금은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은 심리에 관한 책도 너무 많이 나와 있어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참고할 수 있는 건 너무나 많다. 심지어 인터넷을 검색해도 되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알고 있는 걸 다시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삶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나 혼자 상처에서 극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처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혼자 그것을 극복해 나갈 수 없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린 가족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바꾸어 말하면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들 역시 가족이다. 이렇게 양면성이란 것이 존재한다. 이 책도 결국 이야기하는 건 간단하다. 사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자기 만족을 갖고 살아가란 것이다. 그 누구도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니 나는 나대로의 삶을 묵묵히 걸어가라고 이야기한다. 별로 특별할 것 없는 그런 책이지만 책을 덮는 순간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이란 이처럼 소소하다. 무언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마음만 바꾸면 일상 속에서의 삶도 특별해 질 수 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바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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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 - 강건한 인생을 위한 철학자의 당부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유미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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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린 정말 나로 살아가고 있을까?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정답은 없지만 말이다. 시라토리 하루이코의 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이란 책을 읽었다. 마치 아주 짧은 구절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한 챕터의 내용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내용 하나 하나는 다시금 음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나로 살기보다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산다고 할 정도로 타인의 눈치를 본다. 이건 결국 관계에서 오는 것이다. 관계를 참 힘들어 하면서도 동시에 관계 속에 거하길 바란다. 유행이 있으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행을 따라야 하고 자신만의 멋을 창조해 나가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에 무난한 것을 찾아 입고 먹어야 하는 우리 사회 속에서 나로 살아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가령 중국집 배달을 시킬 때 회사 동료 모두가 짜장을 먹는 순간 짬뽕을 먹는다고 과감하게 외칠 수 있는 분위기를 아직 허락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사회다. 물론 최근에 많이 좋아지긴 했다.

 

책은 마치 짧은 명언집 같은 느낌이다. 가벼이 읽기에 좋다. 특별한 내용이 담긴 것도 아니기에 책을 좋아하여 조금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미 다른 책에서 한 번쯤 들어보았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책과 차별을 둘 수 있는 건 첫 번째 이야기에서 인생을 파괴하는 방법이란 글을 소개하는데 대개 이런 책을 읽다보면 인생을 아름답게 건설하는 법 같은 긍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 책은 반대의 시선으로 접근한 것이 새롭다.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장점은 어려운 철학 사상을 인용하면서도 전혀 어렵지 않은 내용이란 것이다. 

 

책을 평소에 잘 접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책이 얇고 이야기도 짧막하여 어렵지 않게 읽히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과연 나는 나란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모든 상황에서 '왜?'란 질문을 던져보며 고민을 해 봐야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 만약 고민이 없다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수 밖에 없다. 이 책이 당장의 해답을 주거나 인생의 방향을 가르쳐 주는 건 아니더라도 이런 길로 가면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흘러가는 인생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감히 추천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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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힘 -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김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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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생각할 때마다 늘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물론 철학이란 것이 쉽지 않다. 그건 철학자가 자신의 인생을 걸쳐 고민하고 사유하는 주제를 우리가 책 한 번 읽는다고 해서 이해가 될리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철학이 마치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한 학문이라고 생각하여 우리가 정복하지 못할 그런 대상은 아니다.

 

철학의 어원은 지혜를 사랑함이라고 한다. 사실 우린 누구나 지혜를 사랑한다. 즉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시대는 생각보다는 그저 단순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가령 세월호 사건에서 유족들이 정부를 향해 데모를 하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단순하게 언론에서 악의적 보도를 통해 나온 것을 믿는 경우가 있다. 세월호 유족들이 단순히 보상금을 더 받아내려고 데모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김형철 교수의 철학의 힘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되는 건 바로 철학의 힘이란 생각하는 것이다. 철학이란 생각에서 출발하며 우리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철학함이라고 강조한다.

 

여러 철학자들의 생각들을 나누며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이 책은 수년 전 우리 사회에 정의 열풍을 불게 했던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내용과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공리주의의 장점과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실생활에서 과연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쉽사리 답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꺼내 놓는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우리가 단순하게 이것이 옳다 아니면 저것이 옳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정말 무엇이 좋은지 아니면 무엇이 나쁜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 관점에 따라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바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철학인 것이다.

 

철학은 결코 형이상학적인 즉 위대한 사상가만 할 수 있는 거창한 담론이 아니다. 철학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을 살다보면 생각보다는 그저 몸이 가는 대로 행동할 때가 많다. 물론 떄론 단순하게 사는 것이 좋을지 모른다. 그래도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이 책을 통해 생각하는 즉 철학하는 힘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철학적인 내용은 뒤로 하고서라도 한 번쯤 일상 속에서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매력이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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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라오스 - 순수의 땅에서 건져 올린 101가지 이야기
한명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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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가 어떤 나라인지 몰랐다. 대충 생각나는 건 베트남 근처에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라오스는 아직 사회주의 국가라고 알고 있는 것이 전부다. 알고보니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과 닿아 있고 바다는 없으며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는 것이다.

 

라오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책을 만나니 비밀의 라오스라기 보다 그냥 라오스란 나라를 소개한 책이구나 싶었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모든 걸 직접 경험할 수 없기에 이런 여행책이 필요한 것이다. 가보지는 못해도 라오스가 이런 나라구나 알 수 있으니까.

 

표지에 등장한 아이도 해맑지만 책 속의 사진 속에도 너무나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라오스에서도 초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한다고 하니 그래도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허락하는 구나 싶었다. 라오스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람봉춤이란 것인데 춤을 못추는 사람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서 기억이 남았다. 또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부러웠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건 잘 살지 못해도 행복한 나라라는 것이다.

 

물론 라오스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문물의 영향 때문에 점점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자본의 힘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야기한다. 아직은 오래된 미래가 가능하다고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 아직은 라오스란 곳이 문명을 누리지 못한다 해도 인간적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임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다 읽고서 난 오래도록 라오스가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유한 모습을 지켜갔으면 싶은 바램이었다. 변화의 문물이 들어온다면 무분별하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변화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다. 너무나 급작스럽게 변하게 되면 전통의 좋은 점은 다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나 그 지역만의 문화가 있다. 그것이 먹는 음식이든 도시의 삶이든 기타 다른 것이라고 할지라도 전통을 하루 아침에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바꾼다면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쉽다. 굳이 정체성을 논하지 않더라도 우린 안다. 급격한 변화는 정서를 무너뜨린다는 것을. 우리가 잃어버린 옛 시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나라 라오스에 한 번쯤 여행이라도 가보고 싶다. 그래서 행복이 무엇인지 맛보고 싶다. 라오스 너무나 멋진 나라임에 틀림 없는 사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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