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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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한다 유영철이란 이름은. 그리고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이 사건들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도대체 무엇이 사람을 이토록 잔인하게 만들었을까. 사이코패스는 단순히 사회를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의 개인적 문제일까 아니면 사회가 그들을 보듬어 주지 못한 것이 문제일까.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이런 궁금함을 가지고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들은 사건이자 가해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건에 대한 내용과 가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저 덤덤히 그리며 때론 심리검사 결과도 보여주었다.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읽는데 어려움은 없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뭔가 대단한 심리적인 관찰을 토대로 사이코패스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의 사이코패스의 심리는 어떤 상태인지 깊이 있는 것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일 수 있겠으나 오히려 심리를 전혀 모르는 대중들에게 다가가기엔 더 없이 좋은 책이다. 더구나 뒤에 짧막하게 이상심리학에서나 볼 수 있는 성격 장애를 부록으로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어떤 사건이든 이유가 있다. 묻지마 범죄라고 해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그 행위 자체가 정당화될 수 없겠지만 사실 우리도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가끔 정신 이상자가 살인 같은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그 정신병을 문제 삼는다. 그리곤 너무나 쉽게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어쩌면 잠재적 정신병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 속에서 어쩌면 이런 묻지마 범죄 같은 경우는 누구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어 간다. 가끔 이런 개인주의가 더 편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다만 편리함을 이유로 점점 자신을 고립시키는데 이 고립이 사회와 멀어지게 만들고 현실 인식이 떨어지게 한다. 어떤 특정한 사람들은 사이코패스 경향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 사회가 점점 이런 사이코패스들을 양산해 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이 책이 조금은 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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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김종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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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이야기다. 그러나 모든 과거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지 않는다. 역사학자의 주관이 상당 부분 개입된다. 그래서 객관적인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역사가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하려는 의무를 다하겠지만 말이다.

 

김종성의 패권쟁탈의 한국사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역사학자의 관점에 따라 우리가 그동안 배운 역사에 대해서도 새로운 면이 있다는 걸 발견하였다. 그건 백제의 의자왕과 3천 궁녀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교과서 외의 역사를 보면 3천 궁녀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백제가 멸망할 당시 오히려 군사력이 신라 보다 앞서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전쟁에서 패해 결국 나라가 멸망한 가장 큰 이유가 전략의 실패였다고 한다. 색다른 시각이라 흥미로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흥미로움은 역사를 지배한 패권의 기반은 길에 있다는 것이었다. 책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무역로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세 가지였다.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이 그것이다. 이 세 길은 각각의 시대에 인간과 물건과 정보를 이동시킨 세계 최대 루트였다. 이 루트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세계의 권력 지도도 바뀌었다.” 김명섭의 대서양 문명사란 책을 읽어도 바다를 장악하는 나라가 패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마 그래서 길이 가장 중요함을 이야기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주로 우리가 배워서 익히 알고 있던 역사를 완전히 뒤집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색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연개소문의 사망 시기가 다르다는 것과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 속엔 연개소문의 사망이 깊이 있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소서노가 백제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암튼 여러 이야기 속에 대단히 흥미로운 일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무엇이 사실이지? 하는 물음을 제기하기도 하는 건 애초부터 역사란 객관적일 수 없다는 생각이기에 그렇다. 어쩌면 역사를 읽으면서 끝없이 문제제기를 해 볼 수 있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다.

 

책을 덮으며 오랜만에 좋은 역사책을 읽었다는 기분이 든다. 역사를 하나의 시각으로 본다는 건 매우 위험하다. 그렇기에 하나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보더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관찰하며 문제를 제기하며 왜 그럴까 고민하며 읽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은 더 사실로서의 객관적 역사에 근접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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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1 - 따뜻함이 필요한 날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1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지음, 류시화 옮김 / 푸른숲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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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아주 쉽게 무언가를 이루지만 이런 것이 없이 살아가기엔 세상은 참 빡빡하다란 생각이 든다. 역사를 보면 언제나 그랬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은 누군가의 따스한 사랑이 그립다. 사실 요즘 우리 사회는 편리하다. 이 편리함 속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위하고 있을까 물어본다면 당장 나의 편리함만 생각하지 다른 사람의 편리함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편리함까지 생각하면 때론 나 자신이 불편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엮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란 책을 읽으며 따스함을 경험했다. 이 책은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런 삶 속에 무언지 모를 따스함이 담겨 있고 때론 용기를 준다. 어떤 이야기는 가슴 찡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유쾌하기도 하다. 어떤 이야기는 조금 긴 내용이 담겨있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내용이 너무 짧기도 하다.

 

이야기 속에서 기억 남는 내용은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어느 어린 소년이 있는데 꿈이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가 어느 한 소방서를 찾아가 소방대장에게 부탁한다. 소방차 한 번만 태워줄 수 있겠느냐고 그랬더니 소방대장은 소방차를 태워주는 것은 물론이고 오늘 하루 명예 소방대원으로 화재 현장까지 출동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나중에 아이가 죽기 직전에 아이가 소방대장에게 나도 이제 정식대원인지 묻는 말에 대장은 그렇다란 대답을 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진심으로 마음을 나눈 사이가 바로 이런 사이가 아닐까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 기쁘고 슬픈 일 모두와 만나는 일입니다. 우리의 삶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다시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렇다 비록 짧은 이야기지만 우린 이 속에서 삶을 만나고, 그 삶을 통해 또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건 삶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는 것 때문이다. 다양한 삶을 통해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 흔들림 자체도 충분한 이야기로 다시 창조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속에 등장하는 삶과 이야기를 만났으면 한다. 마치 추운 날 거리에서 먹는 오뎅 국물의 따스함을 마음 속에 남기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또한 무언가 다시 시작하기에 두려움이 앞선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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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정
로제 폴 드루아.모니크 아틀랑 지음, 김세은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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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시국이 불안하다. 이것은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사실 늘 불안과 염려 속에서 살아간다. 왜냐하면 미래는 무언가 확실한 것을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늘 변하는 삶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확실한 무언가를 찾아 나서지만 확실한 것은 우린 늘 변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뿐이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붙잡을 수 있는 건 바로 희망이다.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란 책을 통해 희망을 생각해 보았다. 미래를 생각할 때마다 늘 우린 현실은 불안정하도 해도 미래는 희망적일 것이란 낙관적인 미래상을 그려본다. 책은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정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탐구해 나간다. 판도라의 상자부터 기독교의 소망 그리고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 희망까지 참 다양한 여정을 통해 희망을 만난다.

 

우선 신화에 등장하는 판도라의 상자에는 온갖 나쁜 것들이 들어 있었다. 상자 속에 있던 것이 나오면서 어쩌면 인간이 불행해진 근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희망은 상자 안에 있었다. 왜 온갖 나쁜 것들은 상자를 빠져 나왔으면서 희망은 상자 안에 남아 있었을까. 책은 이 물음부터 희망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다. 그리고 기독교에 있어 소망을 이야기하는데 이건 메시야를 기다림이었다. 우리를 구원할 분이 오신다는 메사야 사상은 기독교 신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다. 하지만 죽음은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부활 신앙이다.

 

희망은 희망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그 희망을 만들어내는 기다림과 행동이다. 희망은 절대 거저 오지 않는다. 어쩌면 희망을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희망한다고 해서 그것이 오지 않는다. 아니 왔다가도 그냥 지나버린다. 만약 어느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하자. 이걸 위해서는 어찌되었든 시험을 봐야 한다. 시험을 보기 위해선 그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과 불안과 염려를 가지고 있다. 그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시험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무언가를 당장 해결하기 보다는 인내를 가지고 오랜 시간 단련되어야 함을 기억하며 희망이 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 삶에 있어 희망을 많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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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목자 (완역판) - 참 목자상 세계기독교고전 19
리처드 백스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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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왜 교회를 다니지 않습니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무어라고 답할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교회 다니는 사람의 이중성에 대한 문제부터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교회에서 가장 많이 가르치는 건 예수님의 사랑이다. 과연 교회 다니며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얼만큼이나 세상을 향해 그 사랑을 실천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리처드 백스터의 참된 목자를 읽었다. 이 책은 목회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권면이다. 그런데 이 권면을 과연 얼마나 많은 목회자가 읽었을까?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야 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란 우스갯 소리가 있는데 정말 이 책 만큼은 모든 목회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물론 이건 단순히 목회자들에게만 유용한 건 아니다. 어쩌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일이지만 특히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1편인 자아 성찰부터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다. 정말 목회자나 그리스도인들이 말한대로 실천하고 있을까? 목회자는 자신이 설교한 대로 살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까? 과연 말씀을 제대로 읽고 설교할까? 자신이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한다고 설교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니다. 목회자도 결국 사람이기에 실수와 잘못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설교한 대로 살려고 하는 노력이다. 이런 노력 없이 그저 해야만 하는 당위적 일이기에 하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았다. 그 이유는 요즘 사람들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이중적이라고 비판하기에 그렇다.

 

이 책이 비록 목회자에게 쓴 권면이라고 하지만 목회자란 어느 특정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은 아니다. 어쩌면 모든 성도가 목회자다. 목회자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마치 하나님의 대리자로서의 특권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특권 의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충분히 악용할 소지가 다분히 많다.

 

책을 읽고 아쉬운 점은 바로 모든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읽어도 무방한 책이지만 너무 목회자가 읽어야 할 아니면 이건 나와 상관 없는 이야기로 읽힐까 염려스럽다. 이젠 우리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건 사역자나 목회자 어느 특정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이 목회자이고 사역자란 사실이다. 중요한 사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성경에 기록된 대로 실천하며 사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천이 없는 말로만 하는 사랑은 공허한 울림에 불과하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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