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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으나 창조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시대, 하지만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처럼 어쩌면 창조가 아니라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를 읽으면서 창조는 편집이란 말에 공감을 한다. 기존에 있던 것들을 새로운 발상으로 편집을 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사물을 보는 눈에 있어서도 우리가 낯설게 할 필요가 있다. 매일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고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같은 일상이란 것은
없다. 다만 유사한 일상이 있어 이 유사함이 지루함을 낳고 지루함 때문에 같은 일상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일상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낯설게 본다면 그것이 창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을 낯설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이상한 그림을 보여주어 정말 당혹스럽게 만든다. 사실
뭐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린 너무 성적인 것을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당혹스러움을 느낀 건 나 역시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임을 새삼 확인해 준 것 같다. 어쨌든 당혹스러운 사진을 시작으로 새롭게 보기 위한 시도가 시작된다.
한때는 다음이 대세였다. 처음으로 다음 카페에서 활동했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 그땐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함께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음 카페는 점점 존재가 희미해져가고 네이버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것을 김정운 교수는 재미 공동체에서 지식 공동체로의 변화라고
했다. 다음 카페는 단순히 사람들이 재미를 위해 모였지만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했다. 사람들이 카페를 만들고 모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동기를
구체화시킨 것이 네이버 지식인이라는 지식을 찾고 공유하는 지식 검색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대가 열렸다고 말이다.
책의 마지막은 김정운 교수의 서재를 공개하였는데 이왕이면 세세하게 다 공개했으면 싶은데 부분적인 공개만이라도 그가 어떤 서재를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이 공간에서 어떻게 자료를 취하고 편집을 하는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영업 기밀이라고 하면서 다
알려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편집을 통해 자신의 창조적 편집물을 만들어 가는지 이야기한다. 아무리 이런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자료들을 편집하여 나만의 멋진 창조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