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평점 :
김제동의 팬까지는 아니지만 그의 강연과 책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그의 의견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살고 나는 나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산다. 그와 난 생김새가 다른 만큼이나 생각도 다를 수 있다. 처음엔 그가 헌법 독후감이란 책을 썼다고 하길래 사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헌법을 꼼꼼하게 읽은 건지 아니면 그동안 내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만 받아들여 그런지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유구한...... 대한국민" 이건 정말 충격이었다. 대한민국과 대한국민. 이렇게 글자만 바뀌었는데 왜 우리는 그동안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을까.
이것만이 아니다. 권력과 권한. 그러고 보면 대통령 권한 대행은 말 그대로 권한이다. 거기엔 권력이 없다. 헌법 1조 2항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기에 그렇다. 어릴 때 부터 '억울하면 출세하라' '남자는 권력을 잡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건 국민이지만 그동안 권력을 위임 받은 사람들은 그 권력을 마음대로 썼다. 국민이란 존재는 완전히 무시한 채 말이다.
결국 권력이라고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권한일 뿐이다. 그런데 여전히 소수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 대통령 탄핵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권한 가진 사람들은 권력을 가진 국민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행복을 가질 권리가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행복을 누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저녁이면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보내고 싶은 시간에도 회사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여전히 야근을 하며 주5일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아직도 6일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 행복한 삶을 바라지만 그것을 꿈꾸기엔 현실이 너무나 각박하다. 우리에겐 언제쯤 행복이란 것이 존재할까?
우리가 그간 헌법을 몰라서였을까? 아니면 권한 가진 사람들이 그 권한을 마음대로 쓰고 싶은 욕망 때문일까? 이제라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을 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렇게 쉽게 헌법을 접근하게 만들다니....... 참으로 놀랍다. 이것이 그가 가진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암튼 새삼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란 명제가 떠오른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헌법을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