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우즈키에게 보이는 것
아키야 린코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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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요양 병동의 환자들과 간호사들의 이야기. 죽음을 앞 둔 여섯 명의 환자들과 그곁에 있는 환영.


우즈키는 2년 전부터 환영을 본다. 간호사복을 입고 있을 때 환자 곁에 있는 희미한 환영. 처음엔 놀라고 당황했으나 그 환영들은 누워있는 환자의 '가슴 속에 남은 미련'임을 깨닫는다.


우즈키가 그 환영들의 정체를 찾아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주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저 따뜻한 힐링 소설이 아니다. 장기 요양 병동 속 삶의 모습들을 요란하지 않게 조목 조목 잘 짚어냈다.


환자 자신들의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한 부담감, 부모와 아내를 병동에 입원시켰으나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하는 가족들, 환자를 돌보는 요양사들과 간호사들의 애환, 간호사들의 커리어 고민,


거기에다 악덕 사장과 납치범, 잔도둑, 보이스 피싱범까지 등장 시켜 일본의 시대적 이슈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다양한 소재들이지만 정갈한 문장들 덕에 차분하게 술술 읽힌다. 문장의 전환에 어색함이 없다. 이야 이걸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한다고? 계속 감탄하면서 읽게 된다.


책을 덮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균형잡힌 소설을 쓸 수 있지? 장기 요양 병동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적 행위와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적절하게 다루어져 있으면서도 등장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사고와 감정도 무겁지 않게 적절한 깊이로 묘사되어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대한민국에서 장기 요양 시설의 전문성과 개방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딱 맞아 떨어지는 소설이다.


즐겁게 또 고맙게 읽었다. 간호사 출신 저자가 다루고 싶었던 소재를 완벽하게 구성하여 세상에 내 놓은 듯 하다. 좋은 글은 사람을 흥분시킨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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