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내가 고려하지 못했고 여전히 상상하는 것도 어려우며 심지어 그에 관해 말하는 것도 너무 어려워 보이는 ‘만약....…만은 다음과 같다. 만약 우리가 만족과 성공의 내적인 척도들 - 기뻐하고 보살필 역량, 웃을 능력,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감각, 사회정의에 대한 믿음에도 외적인 척도들만큼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에서 살기만 했더라면, 만약 우리가야망을 어머니 역할 및 가족의 삶과 양립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문화에서, 조화롭고 온전한 여성의 모델, 즉 강하고 관능적이고 야심 있으며 자신의 다양한 욕구와 요구를 잘 파악하고 그 모든 욕구와 요구를 탐색할 수 있는 자유와 자원을 갖춘 여성의 모델을 제시해주는 문화에서 살기만 했더라면, 만약 여자들이 좌절감과 피로감 속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일이더 적었더라면, 서로 상충하는 욕구들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는 일이 더 적었더라면, 동시에 공 아홉 개를 공중에 띄우고던지고 받고 해야 한다는 강박을 덜 느꼈더라면, 그리고 그 공들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토록 쉽게 자신을 비난하는 성향이 덜했더라면. 만약 우리가 실제로는 상당히 크지만 개탄스러울 정도로 잘 사용하지 않는 우리 자신의 힘을 행사하기만 했더라면. 만약 우리가 우리 자신의 관점과 용어로 욕망을 정의하기만 했더라면. - P297
고통은 고립 속에서 창궐하고 은밀함 속에서 번성한다. 단어들은 고통의 숙적이며, 괴로움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그 괴로움을 진정시키는 첫걸음이고, 여자가 힘겹게 발을 옮기며헤쳐나가는 진흙 수렁 - 자기혐오와 죄책감의 몸부림, 공허함과 욕구의 메아리 - 에 관해 말하는 것은 그 수렁을 빠져나가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 P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