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모든 것이 가능하단 생각이 들자, 왠지 절실히도 나 자신이 되고 싶었다. 그건 이상하게 눈물 나는 감각이었다. 나는 허접하고 추하고 멍청하고 사랑스럽지 않은데 왜 하필 나 자신을 원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남이 되길 원했다면 소설을 시도했을 거다. 하지만 나 자신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에세이를 쓰고 있다. 돌이켜 보면, 나는 나를 원했다기보다 나 자신을 구하길 원한 것 같았다.

누구도 무결한 삶을 살 수 없다. 아무것도 실수하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말아야 하는데, 죽을 때가 되면 ‘아무것도 안 했다’는 사실조차 큰 실수로 여겨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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