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보는 마르크스
조너선 울프 지음, 김경수 옮김 / 책과함께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1. 들어가며

처음에 '한권으로 읽는 마르크스'라는 제목에 설레임으로 책을 들었다.
그러나, 서문 포함해서 160페이지 가량의 마르크스 사상을 압축해 놓았으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한줄 한줄 읽기가 버겁다.
나역시 철학에 관심이 많고 경제학 서적, 법철학 공부도 했는데도
한페이지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런던대 교수인 저자 조너던 울프 역시
그 방대한 마르크스 저서를 다 읽는 것을 필생의 작업이라고 했으니,...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마르크스를 친근하게 한번쯤 접하는 기회로 삼고 읽기로 했다.

2. 마르크스 사상을 되새기며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울프교수가 마르크스 사상을 설명해주면서
다른 사상가들의 견해를 곁들이고 있어 혼란스럽고 정리도 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한 사상가의 철학도 정통하기 힘든데, 책을 읽는 독자가 예습을 철저히 준비하면서
수업을 받는 학생입장도 아니고, 역사적 배경이나,시대상황의 설명도 없고, 철학적 영향을
누구에게 받고 주었는지도 자세하게 알 수도 없는 상황이 대부분일텐데(교수님은 다 알게지만)

그래서 간단히 먼저 요약하면- 마르크스의 이론적 원천은 세가지로 정리된다.
1) 독일의 관념론이다. 칸트,피히테,쉘링,헤겔로 이어지는 관념론을 포이에르바하가
프랑스 유물론을 계승하며 헤겔의 관념론을 비판하자,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을
유물론에 적용시켜,종래의 형이상적인 유물론을 변증법적,사적 유물론으로 발전시킨다
2) 영국의 고전경제학이다. 아담스미스에서 리카도까지의 영국 경제학은 상품의 가치가
상품의 생산에 사용되는 사회적 필요노동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노동가치설을
주장했는데,마르크스는 인간의 노동력이라는 하나의 특별한 상품에 적용하는 잉여가치설을
성립시킨다
3) 프랑스의 사회주의 이론이다. 상시몽,푸리에,오웬등 이른바 공상적 사회주의는
당시의 자본주의의 모순과 해악을 폭로,비판하며 무산계급사회의 이상을 표방했는데,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계급의 혁명적 투쟁을 통한 과학적 사회주의 이론의 기초를 확립했다.

이런 기초적인 지식이라도 적어보는 이유는 어떤 사상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상호 영향을 받으면서 그 시대의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등장했다는 점을 염두해두고 ...


3. 다시 책속으로

이 책의 구성은 마르크스의 깊이있는 사상을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고
청년시절의 마르크스의 초기 저작들을 짚어가면서 '소외'라는 카테고리안에 자본주의는
종교,국가,노동,화페,인간관계까지 철저하게 인간를 소외시키는 체제라는 점을 다룬다.
아마도 이 점이 마르크스를 다룬 다른 책과 차이가 나고 독특해 보인다.
계속해서 저자는 마르크스가 바라본 인간 본성과 역사에 대한 평가를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으로 보면서,현재 우리에게도 유용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미국의 패권시대가 전개되면서, 신자유주의가 대세인양 떠들어대지만
오히려,새로운 민족주의와 반 자본주의 경향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해법을 찾는 것보다 실마리로서 제기하고 있다
가까이 우리의 현실을 봐도 빈부의 격차가 어느때보다도 커져있고,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상기시켜도, 이 책은 마르크스를 이제는 색깔론적인 잣대가 아닌
우리의 건설적인 미래를 만드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4. 소장가치

생각보다 책의 분량이 적고, 크기도 크지 않다 ( 요즘 나오는 양장본 문학서적 크기)
읽기가 만만하지 않은 점을 염두하고, 마르크스를 처음 접하는 독자용은 아닌듯 싶다.
읽다보면 제본한 부분이 갈라지는 아쉬움도 있는데,소장하기 좋아하는 애장자는 싫어할듯
가격도 약간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인문서적이라 그런가.
나중에 옆에 두고 차분히 다시 읽고싶다.더 내공을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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