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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사냥꾼의 노래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5
알렉스 쉬어러 지음, 윤여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6월
평점 :
알렉스 쉬어러 작가의 이력이 화려하다. 대학을 나왔지만 트럭 기사, 외판원, 가구 운반원,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30가지 이상의 직업을 경험했단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고, 열심히 살았으며, 직업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모습들이 대단하고, 예사롭지 않다. 그런 그가 쓴 작품들마다 추천도서, 권장도서, 선정도서로 뽑힌다. 인기를 얻는 이유가 있으리라!
‘구름사냥꾼’이라? 하늘에 비행기가 아니라 배가 날아다니는 그림이라니? 분위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많이 달라 보인다.
제닌은 얼굴에 상처가 두 개나 있다. 눈 밑부터 입가까지 이어진 상처는 일종의 표식이고, 의식과 전통인 동시에 정처 없이 떠돌다 온 방랑자임을 의미한다. 제닌은 구름사냥꾼이다. 왜 이런 표식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자 얼굴에 이런 흉측한 흉터가 있다는 것은 볼썽사나울법한데, 크리스찬은 오히려 매력을 느낀다. 이유가 뭘까?
구름사냥꾼들은 귀걸이 금팔찌, 가락지 같은 장신구들을 하고 다니고, 팔에는 헤나와 문신이 가득하다. 구름사냥꾼은 방랑자이자 모험가다. 구름사냥꾼들은 독립적이고, 두려움이 없는 종족이다. 자신들이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들과 거래를 한다. 구름사냥꾼은 그 누구도 겁내지 않는다.
또, 구름사냥꾼의 말은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그들에겐 배가 집이다. 하늘의 방랑자로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아간다. 구름사냥꾼의 흉터는 단순한 의식이나 치장이 아니란다. 그럼 도대체 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런 흉측한 상처를 만들었을까?
구름사냥꾼은 절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론가 떠나야만 한다. 그게 그들의 타고난 성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쫓는 구름과 닮았다. 끊임없이 바람과 조수에 따라 이동한다. 물을 얻기 위해서!
물은 부와 번영을 의미하고 물은 권력이자 정치적 수단이다. 이곳에서 물은 구세계의 석유 같은 존재다.
구름사냥꾼들은 소외된 자들이다. 배가 있지만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구름사냥꾼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늘뿐이다. 그런데 하늘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을까?
하늘배는 섬 사이를 이동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그 종류가 많다. 하늘배는 바람에 실려 움직이고 태양의 힘으로 이동한다. 이곳에는 대륙이 없다. 대양이나 바다도 존재하지 않는다. 섬만 존재하고, 이 섬들은 각각 다른 높이에서 뜨거운 핵을 중심으로 위성처럼 회전한다. 핵폭발로 지구는 산산조각이 났다. 그 파편들이 대기 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 조각들은 궤도로 진입해 지구의 섬들이 되었다. 새로운 세계다.
온갖 종류의 광기가 존재하는 금단의 제도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금단의 제도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인내심이 없는 걸로 유명하다. 모든 편협과 이상한 신념이 총집한 곳이다. 섬의 규율을 어기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늘해파리, 하늘고래, 고깔 해파리, 하늘가오리, 하늘상어, 하늘고기, 반대자들의 제도, 반역자, 도둑, 하늘강도, 해적, 밀수범, 도주 중인 범죄자 등 온갖 종류의 타락한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어둠의 제도, 큐란트 섬 등을 통해 벌어지는 해괴한 일들이 주인공들에게는 절박한 상황일지 모르겠으나 흥미진진하다.
이 세계에서는 사람을 땅에 묻지 않는다. 수의로 감싼 시신을 배에 태우고 하늘로 나가 떨어뜨린다. 생명을 주는 것도 태양이고, 생을 마감하고 돌아가는 곳도 태양이다. 태양은 생존을 의미하는 동시에 죽음을 의미한다.
장면마다 제닌과 크리스찬의 관계가 점점 발전해간다는 묘사들이 나온다. 끝에 가서는 절정에 이른다. 크리스찬 엄마가 이 사실을 안다면 결사반대하실 텐데, 감당할 수 있으려나? 과연 제닌과의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작은 배 한 척이 저 거대한 하늘을 누비며 구름을 찾아 떠났다. 그 배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록빛 눈과 갈색 피부를 가진 소녀가 있다.” 책 뒤표지에 실린 글이다. 제닌을 소개하는 글이기도 하다. 단, 얼굴에 흉터만 없다면 사랑스러워 보인다.
10대 청소년이고, 특히 상상력과 표현력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구름사냥꾼의 노래>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