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오철만 지음 / 황도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사진에서는 글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글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라면,

사진이라는 것은 단 하나의 장면으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모든 사진들은 단 한 장이라도 허투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진에는 수많은 시간들이 새겨져있다.

작가님은 사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사진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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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이 당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되었다.

이것이 작가님이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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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 않게, 이 책을 받고 딱 3일 뒤 여행을 갔다. 여행을 가기 전, 이 책을 만난 것에 참 감사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사진이란, 내가 예쁜 사진. 네가 예쁜 사진. 그걸로 끝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너와 나의 예쁜 모습만 담아내면 되는 줄 알았던 사진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내 모습이 나오지 않아도 내 모습을 담아낼 줄 알게 되었고, 너의 모습을 담지 않아도 너의 모습이 생각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사진이란, 하나의 선명한 기억이었다. 단 하나의 장면으로 단 하나의 선명한 기억을 주는 것이 사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나의 장면을 찍는 그 순간까지도 수많은 스토리가 있고, 그런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사진이 더욱 의미가 있어보았다.

이 책의 첫 장을 딱 펼쳐보면, 희미하고 흐릿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띈다. 무엇을 찍던 색감은 쨍하게, 선명하고 밝게 찍으려는 나와는 다르게, 흐릿하고 희미해 보이는 이 사진 한 장이 참뜻깊어 보였다. 타인의 눈에 예뻐 보이게 열심히 보정한 사진이 완벽한 사진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그건 나의 사진이 아니라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사진이 된 것이다. 사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던 작가님의 글을 기억하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전체적인 책의 느낌은 "평온함"이었다.

하나의 위로가 되고 싶다는 작가님의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지면서도 평온한 마음이 들었다. 사진과 글들이 함께 어우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사진이 어떤 감정을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집중할 수 있었다.

 

사진은 끝없는 자각이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을 통해 나는 무엇을 통해 나를 자각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진작가에게는 사진이, 소설가에게는 문장이, 예술가들에게는 예술작품이 그런 것들이 되겠지. 그러면 나는?  나의 자각의 통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살며 사랑하며 여행하며"

사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문구였고, 내 가슴을 두드리는 문장이었다. 삶과 사랑, 여행은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하면서 살아야 하고, 여행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또 하나의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는 것 같다. 사랑하고 여행하면서 얻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크나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사랑하고 여행하나 보다. 그러면서 살아가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 같다. 그 일련의 과정 속에 잊지 말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바로 사진이지 않을까. 사진 속에는 추억도 있지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과거 속에 머무는 사진은 추억 한편으로 남기면 되지만, 현재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진은 앞으로의 나침반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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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5-2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