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할리킹 알오물인데 사건이나 오해. 갈등하나 없이 오로지 주인공들이 죽고못살게 달달했습니다. 줄리앙은 첫 히트사이클을 함께 보낸 알에게서 도망치듯 떠나버렸지만 4년 뒤 우연히 만나게 되고 이후로 알과 자주 시간을 보내면서 알의 다정함에 빠지게 되고 결혼까지 하고 아이도 낳아 행복하게 지냅니다. 피폐하지도 않고, 계략과 음모도 없고,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역도 없지만, 알렉과 미노가 서로 아껴주고 알콩달콩 사랑하는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즐겁고 재밌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 오메가인 왕자님이 알렉을 좋아한다고 해서 혹시 둘 사이를 방해하지 않을까 했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고 그 이후로도 끝까지 방해꾼이 등장하지 않아서 좀 신기했습니다. 온전히 알렉과 미노의 사랑 중심의 이야기여서 미노가 알렉에게 어린 시절 못했던 응석도 부리고, 알렉은 또 그 투정을 기분 좋게 다 받아주는 게 예뻤고, 미노가 아기를 낳고 자신이 못받았던 애정을 듬뿍 주며 키우며 행복한 모습으로 보기 좋게 마무리 되서 끝까지 즐거웠습니다. 달달물을 워낙 좋아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하고 행복한 이야기여서 너무 마음에 들었고 귀여운 쁘띠미노 외전까지 너무 재밌었습니다.
주인수인 희수가 안락함과 풍요로운 환경과 미래를 뒤로하고 승규에게 이별을 고하는게 이기적인 선택인 건 사실이지만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합니다. 그 당시 어리기도 했고 모든 걸 버릴 정도의 마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쉽게 승규를 놓아버렸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경우 지운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승규에게 들이대는 희수는 예전보다 나이만 먹었지 그 때나 지금이나 너무나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해서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도 저도 쉽게 놓을 수 없는 희수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서 무턱대고 미워지지는 않습니다. 희수에게 너무나 냉랭한 승규를 보며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다가오는 희수를 끝내 뿌리치지 못하는 마음도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희수의 행동이 조마조마 하기도 하고 혹시 또 다시 이기적인 행동으로 승규에게 상처를 주는게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행복한 승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희수가 현실적인 캐릭터라서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처음 '미니슈퍼' 라는 제목을 봤을 때 첫 느낌은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였는데, 다 읽고 나서는 글이랑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풍요롭게 살다가 갑자기 빚더미에 앉게 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16년 동안 찾지 않았던 할아버지를 찾아가던 해명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미니슈퍼에서 지내며 마을 사람들과 얽히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려집니다. 차마 돈 때문에 할아버지를 찾아왔단 말을 못하고 며칠간 슈퍼 주인인 김상과 함께 지내면서 상이 마을 사람들을 대하는 행동에 많은 걸을 느끼고 깨닫는 해명은 상을 향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게 되지만 할아버지의 때늦은 부고를 알게 된 후 갑자기 상의 태도가 변해버립니다. 상도 해명을 좋아하면서 왜 그렇게 냉랭해진 건지는 사실 그다지 이해가 가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함 없는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결말은 정말 좋았습니다. 상이 해명에게 냉정했기 때문에 해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현실이라면 진짜 그 시간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할아버지를 용서한 듯한 해명이 아버지도 그렇고 가족들의 모습도 참 훈훈하게 마무리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정이 가득한 미니슈퍼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