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꿈속으로 찾아가 유혹하고 관계를 가지면서 상대방의 정기를 빼앗아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인 서큐버스 민재와 유명한 배우인 강이찬이 꿈에서 만나다 현실에서의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서큐버스가 등장하는 작품은 별로 접해 본적이 없었는데 꿈을 매개로 한다는게 독특했고, 꿈속에서 유혹하고 현실에선 모르쇠로 일관하는 민재와 꿈속 인물을 그리워하다 드디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민재에게 집착하는 이찬의 모습이 왠지 어긋난 듯 보여서 재밌었습니다.다만 이찬이 민재가 꿈이 아닌 실존 인물이란 사실을 알고 관심이 가지는 건 이해가 가지만 꿈 속의 그 인물과 현실의 민재를 바로 동일시 하는 점은 그다지 납득이 가진 않았습니다. 지금의 만남이 우연이긴 하지만 민재와 이찬이 과거에도 인연이 있다는 설정 때문에 흥미로웠는데 그 과거 때문에 더 이찬이 집착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더 궁금해지네요. 꿈속에서는 상대방을 휘어잡는 서큐버스 민재지만 현실에서는 이찬에게는 왠지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왠지 귀엽게 느껴지네요. 현실에서 드디어 만난 두 사람의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넉넉치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급식도 맘대로 못먹는 영민과 입양된 집에서 몸이 불편한 형의 꼭두각시로 사랑받지 못하고 눈치보며 자란 청훈이 하루하루 힘들게 견디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무뚝뚝해보이는 영민이 보여주는 작은 배려와 친절에 가족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정을 느낀 청훈이 영민을 의식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 왜이렇게 짠한지...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이 힘들어서 그런지 둘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끌리고, 서로를 의식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행복해보여서 좋았습니다. 아직은 어리고 힘이 없어서 형의 폭력이나 부모님의 방관에 그저 당할 수 밖에 없는 청훈의 상황에 너무 화가 났고, 위안이 되어준 영민에게 힘들게 용기내 고백하고 영민도 저와 같은 마음임을 확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이별하게 되는 부분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둘의 행복했던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안타까웠어요. 그 후로 10년이 지나고, 서로가 잊지 않았던 약속이 이루어졌을 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물질적으로 여전히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영민과 청훈이 다시 만난 지금이 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빛나는 순간이 아닌가 싶어요. 청훈의 부모님 집의 형편이 어려워진 뒤에(벌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사악한 태훈의 말을 무시하고 청훈이 그 동안 모은 돈을 주지 않고 그저 껍데기만 가족이었던 그집과 냉정하게 인연을 끊어버려서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본편의 내용이 너무 가슴 아파서 그런지 지금도 영민과 청훈이 서로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지내면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은 외전이 제일 좋았습니다.
첫 만남부터 윤사장의 의도대로 뻔하게 흘러가서 살짝 유치하긴 하지만 만 오히려 너무 뻔해서 가볍게 읽기 나쁘지 않은 글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줄창지게 욕하는 서하의 캐릭터도, 지멋대로 이수도, 이름 만큼이나 특이한 양기둥씨와 정한 커플도 나름 개성있어서 재밌긴 했지만 글이 많이 가벼워서 좀 아쉬웠습니다.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인데 서하가 어린 시절 학대받으며 자랐다는 설정이 굳이 있었어야 했나 싶네요. 오메가버스물에서 온갖 돌아이를 많이 봤지만 서하의 모친의 미친짓은 이해도 안가고 개연성도 없어보입니다.방치하다가 학대하고 끝내는 팔아넘기너니 결국 친구이자 이수의 모친인 윤사장에게 미련없이 서하를 넘겨버리고 몇년을 신경도 안쓰다가 뜬금없이 결혼해서 잘살고 있는 서하를 찾아와서 납치, 약물 사용, 강간 사주 등등 온갖 말도 안되는 짓을 하는 이유가 납득이 안갑니다. 게다가 너무 어설프게 서하의 모친이 마지막에 그렇게 되는 것도 너무 허술하게 느껴졌습니다. 억지스러운 설정이 별로였지만 이제는 서로 죽고 못사는 이수,서하 커플이랑 옆집의 닭살 기둥,정한 커플이 깨볶으며 사는 모습으로 행복하게 마무리 되서 나름 좋았습니다.
독특한 소재라 구매가 살짝 망설여졌지만 생각보다 잘 짜여진 글이었고 아직 학생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내용이 생각보다 무겁지 않고 풋풋하고 순수해서 재밌었습니다. 안그래도 몸이 약한 윤신에게 잡귀들이 들러 붙어서 괴롭히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못하고 홀로 괴로워하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주가 밤새 곁에서 신이를 지켜주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감정이 깊어지게 됩니다. 윤신이 괴로워하는 모습은 안스러웠지만 본능적으로 태주의 귀피향을 맡기 위해 하는 킁킁거리는 모습은 귀여웠습니다. 책의 첫머리의 뱀과 개가 윤신과 태주 같은데 신이가 왜 이렇게 고통받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신내림을 거부하는 신이에게 온갖 잡귀가 달라붙어 괴롭히면서 고통받는 상황이 안타까웠고, 그나마 신이를 위한 존재 같은 태주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곁에 있을 수록 태주에게 해가 된다고 하는 상황이 언제가 될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 때문에 둘이 헤어지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잡귀들 때문에 힘든 상황이지만 학교에서의 친구들과의 생활이나 태주와 함께하는 은애원에서의 밝은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밝게 해줘서 무겁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