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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ㅣ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1
스테파니 배런 지음, 이경아 옮김 / 두드림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제인오스틴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오만과 편견>으로 잘 알려진 여류작가이다. 국내에서도 그녀는 영화와 소설에서 큰 인기를 끌은 바가 있지만, 서양에서는 사람들에게 받는 애정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더욱 각별하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김소월! 하면 느껴지는 특유의 심상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우리 나라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문체의 아름다움이라든가 언어 자체의 특징들, 표현력의 부분들이 있듯이 영어권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것이 있는데 문학적인 평가 부분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세익스피어만큼 사랑받는 영문학의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어로 번역되었을 때 느끼는 것과, 원어 그 자체의 느낌은 아마도 많이 다르리라. 게다가 그녀가 살았던 시절의 시대상을 생각하면 그녀는 더욱 여성으로서 독특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결혼이 여자의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시절에 평생 독신으로 지내면서 자신의 재능을 빛내고 스스로의 인생을 산 여성은 거의 없다. 우리 나라의 신사임당이나 황진이 처럼 말이다. 그런 그들이 작품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존재가치와 존엄성을 드러내었다면 얼마나 독특하고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겠는가? 오스틴은 또한 살아생전의 생활이 베일에 휩싸여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녀를 존경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녀의 생활에 대해 궁금함을 드러내는데, 이 책 또한 그녀에 대한 존경심에서 쓰여진 것으로써 그녀의 성격이나 외모를 상상하면서 그녀 주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한 전말을 오스틴을 탐정처럼 내세워 찾아보고 있다. 이 책은 소설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있는 책이지만, 오스틴의 인생에서 이런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것을 상상해 보는 것도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물론 모든 인물들은 허구의 인물들이다. 하지만 꼭 오스틴의 실제 이야기같이 느껴지므로 독자들은 속지 말고 ^^;; 봐야겠다.
책 속의 제인은 26살이다. 그 당시 나이로하면 이미 결혼해서 아이가 셋이래도 될 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빅 위더라는 구혼자의 청혼을 뿌리치고 절친인 이소벨의 저택에 머무르게 된다. 이소벨은 그녀와 20살도 더 나이 차이가 나는 스카그레이브 백작의 부인이 되었는데, 오스틴이 백작의 저택에 머무르고 있을 때 백작은 죽음을 당하고, 처음엔 단순한 위장 장애라고 생각했던 그의 죽음이 파헤쳐지기 시작하면서 그가 독살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연스럽게 의혹의 시선은 오스틴의 친구인 이소벨에게 향하게 된다. 이소벨은 백작과 결혼했으면서도 백작의 조카와 사랑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결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소벨이 교수형을 당하게 되는 상태가 된 그들.. 그녀를 위해서 오스틴은 명민한 머리로 탁월한 유추를 하기 시작한다. 책은 오스틴과 이소벨의 우정, 여성들의 생각과 남성들의 생각의 비교, 어머니와 딸과의 견해 차이 등 그 시대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풍부하면서도 배경이 되는 저택의 모습이라든가 가구들의 모습, 의복의 모습 등 생생한 묘사가 뛰어나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내가 바로 그 시대로 가서 오스틴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매력이 많고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