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심
촉니 린포체 & 에릭 스완슨 지음, 이재석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티벳 불교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우리 나라에서 주로 쓰여지는 대승불교식 가르침과는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촉니 린포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는데, 네팔에서 태어나 티베트 밖에서 교육받았지만 불교 지도자로서 그 명성이 자자한 사람이다. 그의 가르침을 듣고 있으면 동서양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섞여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내 느낌이 틀리지 않은 것이 그는 서양인들의 문화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통찰력 있게 이끌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뉴욕의 시민들이 그의 가르침을 들으며 조용히 아침 명상을 하고 요가 자세를 수련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 떠오른다. 동양사상을 서양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인상적으로 전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마음을 아래에 두는 일, 즉 하심에 대한 주제로 시작된다. 내 마음에서 시작되는 문제와, 내 안에서 끝나야 하는 마음의 생각들이 있다. 생각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명상의 끝은 생각의 없음이 아니라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잘못된 생각이라면 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자꾸만 생각하다보면 점점 더 커지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점점 작아진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늦게 생각하고 적게 생각함으로써 그 고삐를 늦추고, 또 그 마음의 크기를 자기가 다룰 수 있을 만큼 작게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 수련할 수 있다. 촉니 린포체는 생각과 마음이라는 것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내 마음으로 들어올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 번뇌의 마음이 드는 것이 죄를 짓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안을 받는다. 더 나아가, 그는 좋은 감정이 드는 것들이 있더라도 그것을 움켜쥐지 말라고 말한다. 무엇인가에 집착함으로써 더 큰 고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러운 생각을 떼어내는 것도 수련의 방법이지만, 집착하게 될 만큼 좋아하는 것에서 마음을 보내는 것도 수련의 방법이다.

 

사실 바쁜 삶을 살아가다 보면 명상의 순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 어떻게 명상을 하는지, 눈을 감기만 하고 심호흡을 크게 한다고 해서 좋은 생각이 절로 떠오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명상의 수련자들은 이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생각의 흐름으로 인해 마음이 고통스럽지 않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패턴의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해야 차분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자신의 마음 속을 잘 들여다 볼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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