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 삶이 때로 쓸쓸하더라도
이애경 글.사진 / 허밍버드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어렸을 적 배운 낙화라는 시가 떠올랐다. 참, 어렸을 때 학교에서 책으로 배운 시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도 참 좋아했었는데 말이다. 분분한 낙화.. 이제는 떠나야 할 때. 떠나는 때를 아는 사람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 모르게 된다. 잘 떠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이별을 배웠는데, 새로운 이별 앞에서는 다시 어린 아이가 되어 버리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엔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눈물을 언제 그쳐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들이 마음을 후벼 팔 것 같다. 슬픔과 기쁨, 그 공존하는 감정들을 잘 다스리면서 언젠가 우리는 더 이상 이별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이애경씨는 윤하와 조용필의 작사라고 활동했던 분이라고 하셨다. 작사가라니, 그것도 발라드의 작사가는 뭔가 많은 이별을 경험해 보아야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한 번의 사랑과 한 번의 이별로도 인생의 전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시를 쓰지 않는다고 누군가가 말했었다. 창작 활동을 하려면 그에 맞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랑과 이별을 하는 것 또한 끊임없이 무엇인가 창조해야 하는 사람들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하긴, 숙명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조차 수많은 사랑과 이별을 하니까 말이다.

 

이 책의 메시지는 67개이다. 시같기도 하고, 노랫말 같기도 하고, 혼자 읊조리는 대화 같기도 하다. 자신 안에서 자신을 향해 되뇌이던 말들을 독자를 향해 풀어낸 느낌이 든다. 서른 살을 넘어갈 즈음, 어른처럼 성숙해야 하기도 하는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 앓이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20살때처럼 풋풋하고 어리석지도 않건만, 왜 아직도 사랑에 매여 고통스러워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나이인 나에게 이 책은 심심한 위로가 되어준다. 내가 하는 일처럼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와야 하는 게 사랑일 것 같은데, 골드 미스의 사생활 다이어리는 아직도 바보스럽기만 하다.

 

이 모든 이별이 사랑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임을 믿는다. 물론 이별하는 중에는 죽을 것 만큼 힘들고, 바보같은 자신이 저주스럽고 한심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어떻게 해야 이별을 아름답게 간직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그것이 20대와 30대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대 때에는 경황이 없어서 챙기지 못했던 이별의 아름다움을 30대에는 어느 정도 가져갈 수 있는 것 같다. 어느 세대에도 이별과 사랑은 존재한다. 감정에 솔직하게, 외로움은 치열하게 라고 말하는 저자처럼 , 이제 밀당없이 스스로에게 솔직한 사랑을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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