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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내려놓으면 좀 더 행복해진다
존 레인 지음, 박인기 옮김 / 단한권의책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부자에 대한 선망의 시선이 요즘처럼 커진 때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부자, 라고 하면 부럽고 너무나 되고싶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잘못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은 아닐까 하는 의심의 시선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때는 너무나 티가 나게 빈부격차가 심해서(내가 촌구석에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돈이 있어도 있는척 하지 않았다. 돈이 있다고 티가 나면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을 배척해내기 일쑤였기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도시에 살아서인지, 시대가 변해서인지 몰라도 (둘 다 맞는 것 같지만) 요새 사람들은 돈을 너무나 숭배한다. 돈에 대한 숭배를 하기 때문에 얼마를 가지든지 만족하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연봉은 내가 지금 받는 연봉에서 +a라는 말이 슬프게 들린다. 자신의 연봉에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사람들의 슬픔의 원인이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생각도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 순간 '가난'이 탄생한다. 전혀 사는 데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도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스스로 중산층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의 수는 점점 줄어만간다. 실제로 중산층이더라도 더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을 매체에서 보고 주변에서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직업에 대한 시각도 최근 많이 바뀌었음을 지적한다. 예전엔 간호사 하면 숭고한 직업이었고, 나이팅게일이 백의의 천사였고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이제 간호사를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도서관 사서 언니는 기품의 상징이요 순수함과 참지식인의 상징이었는데 요새는 참지식인들은 아무도 도서관 사서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농부도 마찬가지다. 교과서에 소개되는 복된 직업들이 실제 생활에서는 이유없는 괄시를 당한다. 직업의 귀천이 월급에 따라 결정되다니 슬픈 일이다. 이 책엔 지나친 노동과 지나친 여가와 소비가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한주에 48시간 이상 일하는 인구가 영국의 17%라고 했는데 환산해보면 주6일을 8시간 일하는 것이다. 꽤 많이 일하는 것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이 정도 일하는 사람은 흔하디 흔할 것이다. 이렇게 많이 일하기 때문에 일을 온전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일을 모두 내려놓고 외국으로 값비싼 리조트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이 불만족하기 때문이다. 많은 놀이문화가 도시에 있지만 도시인은 우울하다.
자발적 소박함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너무 많이 생산하고, 일하고, 벌고, 너무 많이 쓴다. 이 규모를 조금만 줄이면 행복할 수 있는데 선뜻 그러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분위기 탓이 큰 것 같다. 매려적인 약속을 주는 소비 중심적인 삶에서 허무함을 느낀다면 이제 소모적인 욕구를 끊을 줄 아는 지혜로움도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