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자수 레시피 A to Z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요새는 자수를 뜨는 사람들은 매니아층이 된 것 같다. 대중적이진 않다는 뜻이다. 나도 어렸을 적에 십자수를 하면서 연인에게 선물해보기도 했고, 마음을 담은 십자수 쿠션을 받아보기도 했다. 그 땐 십자수 놓는 게 유행이었었는데, 요샌 많이 사그러들었다. 이렇게 수예하는 것도 유행이라서, 한참 유행처럼 번지다가 또 사그러드는 것 같다. 그 이후엔 손뜨개를 해 봤는데, 몇 년 동안 목도리를 뜨면서 선물하고 직접 걸치고 다니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목도리 실 가격이 만만치 않고 직접 뜨는 것 보단 그냥 사는 게 경제적으로 훨씬 나은 것 같아서 그 취미도 접었다. 그리고 나서 나의 마음을 잡아끈 것이 바로 이 자수놓기이다. 깔끔한 천에 자수를 놓고, 이쁜 쿠션에 수를 집어넣거나, 소품들에 활용하면 너무 귀여울 것 같다. 십자수처럼 룰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편한 도화지같은 천에 내 마음대로 수를 놓으면 되고, 시간적으로도 십자수보다는 절약된다. 또한, 프로방스한 느낌이 집안을 꾸미는 데 좋을 것 같아서 부쩍 관심이 있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듯 이 책은 귀여운 자수들로 가득하다.A to Z라는 말은, 자수를 놓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끝까지 가르쳐 준다는 뜻도 있지만, 여기에 소개된 자수들의 영어식 이름을 목차로 쓴 것이기도 하다. A에서는 apple, anchor (닻모양), B에서는 border,button, bird 등 여러가지 소재를 보여줄 때 영어의 알파벳 나열 순서대로 보여줌으로써 A to Z라는 책의 제목에 의미를 더했다. 이 모든 자수들은 크기가 작은 것들이라서, 실제 도안의 크기와 동일한 사이즈로 게시되어 있었는데, 그래서 도안을 보면서 이것들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작고 귀여운 도안을 위주라서, 이것을 따라 하기만 하면 금세 이쁜 모양의 소품들과 장식들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스티치를 어떻게 하는지도 설명되어 있는데, 기본적인 스티치 (우리가 학창시절 홈질이라고 배웠던) 들도 있었고, 박음질이라고 배웠던 스티치도 있었다. 바느질이 필요할 때 스스로 바느질을 하는 편이라서 바늘과 실과는 가까운 편이지만, 스티치의 영어식 이름과는 처음 만나는 거라서 헷갈리기도 한 부분이다. 이런 부분들은 계속 자수 공부를 해 나가면서 배워야 할 것 같다.

 

예전엔 자수를 두는 것이 필요해서 한 것도 있긴 하지만 (길쌈한다, 삯바느질한다 하면서 생업에 도움이 되기도) 근래에는 자수라는 것이 고급스러움의 상징이 된 것 같다. 자수라는 것은 실제 생활에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장식적인 측면이 크고, 그래서 고급스럽고 예술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스스로 만든 자수는 그래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 처럼 본인의 취향과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자신을 표현할 만한 마땅한 취미가 없는 사람은 이런 방법으로 취미를 개발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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