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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4 - 전국시대 ㅣ 화폐전쟁 4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화폐라는 것이 인류에게 생기면서 문명이 발전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삼삼오오 모여살 때는 화폐로 저마다의 공동체, 나라에 국한된 화폐를 썼겠지만 알다시피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고, 기축통화라는 것이 존재해왔다. 저자는 기축통화의 자격이 어떻게 미국으로 옮겨갔는지 그 역사에 대해서 쓰면서 최근 유럽의 채무 위기와 미국의 경제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유로화의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 점이 독특했다. 많은 책들이 유로존의 붕괴를 예상하고 있지만, 저자는 이러한 위기가 개혁의 계기로 작용해 유럽이 금융 주권을 내놓고 유럽합중국으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련이 각각의 연방을 합쳐놓은 것 처럼, 미국에 대응하는 강력한 거대 국가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경제적 곤경에 처해있고, 중국이 미국의 봉쇄정책에 시달리고 있는 현재 경제상황 속에서 유로존의 단일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전 세계의 화폐를 재조명하며 각 화폐가 어떤 굴곡진 삶을 (!) 살아왔는지 이야기해주고 있다. 한가지 화폐의 가치가 올라가면, 다른 화폐가 그 자리를 내어준 것과 마찬가지이고 이런 화폐 가치의 상승 뒤에는 사회 경제, 정치 전반에 거쳐 많은 역사의 기록들이 있다. 이 책은 그 무수한 역사를 설명해 줌으로써, 어떻게 화폐가 존재해왔고 그 위치를 바꾸어왔는지 말해준다. 1장에서는 현재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서 설명이 된다. 달러화에서 중요한 점은 어떻게 미국이 영국의 파운드화를 꺽고 최고 통화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점이었다. 전세계를 주름잡던 영국의 파운드화가 가진 결제통화 지위를 깨면서 세계 제 1,2차 대전을 거쳐 어떻게 미국이 그 자리를 빼앗았는지 역사적인 진실을 이야기한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자금과 엄청난 금 보유량을 담보로 금융의 주도권을 뺏은 미국은 영국의 파운드 자산을 보호해주는 축이었던 파운드 블록을 깨고 화폐 전쟁의 우승자가 된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이 있었으니, 그것은 소련의 화폐였다. 저자는 제 3장에서 미국과 소련의 화폐 냉전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소련의 루블화를 깨기 위해 미국이 어떻게 석유무기 공격을 했는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4장에서는 유로화의 부상과 혼란을, 5장에서는 아시아로 눈을 돌려 중국과 일본의 화폐에 대해서 설명한다. 7장에서는 달러화의 태평성대에서 모기지 사태 같이 대출로 번영을 누린 미국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8-9장에서는 중국인 저자답게 중국 경제에 대해 분석해보면서 중국의 위안화가 어떻게 변화해 갈것인지 예측하고 있다. 파운드화와 달러화를 꿈꾸는 중국의 위안화. 정말 세계 통화의 중심으로서 설 수 있을까?
전 세계의 화폐의 가치는 환율로 시장에서 매일같이 변동한다. 우리 나라같이 수출 주도형 국가에서 우리나라가 아무리 잘 나간다고 해도 우리 나라의 돈이 전 세계 인구가 쓰는 10% 이상의 돈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세계 시장에 의존하면서 살아가면서 우리 나라 통화를 세계에 뿌리려면 많은 수입이 있어야만 한다. 이는 성장발전의 저해요소가 되어 작은 국가의 산업능력을 상실 할 위기가 될 수 있다. 한화가 화폐의 중심에 못 선다고 해도, 화폐 간 전쟁이야기는 참 재미있었다. 마치 기사들이 열심히 전쟁을 한 후 고고한 왕좌에 오르는 왕의 일대기를 읽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