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인문학 -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사실 인문학이란 그렇게 어려운 학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생각해 보았다. 물론, 여러번 곱씹어 생각하고 생각해야 할 단락들이 많았지만, 인문학과 철학은 모두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의 삶과 닿아있다. 영어로 이루어진 책도 아니건만, 원서를 읽듯이 생각하면서 인문학의 용어들을 익히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수많은 훌륭한 철학자들의 말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이 책에는 철학자들의 저서와 그들 저서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인문학적인 주제에 대해서 나와있다.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인 사랑, 죽음, 소비, 먹는다는 것, 돈, 시간,미국, 통념, 불면, 망각, 기다림, 일요일, 이념 등에 대해 어떤 사람들의 책을 찾아보고 그들의 깊은 사유를 공유할 수 있는지 추천도서도 함께 볼 수 있다.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일상 중의 일상 (일요일 오후의 마음처럼) 도 있고, 좌파와 우파같은 정치적인 것들에서부터 인간의 존재적 망각, 죽음 등에 이르기 까지 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자유롭게 사고를 뻗어나갈 수 있는 인간이기에, 아침에 일어나 직장에 나가고,여행을 가고, 사람들과 부딪히는 삶의 여러가지 문제에서 궁금증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을 뭐 그런거지 ~ 하고 넘어가지 않고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 인문학이다. 오직 사람이기에 그러한 삶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노력했고, 수천년의 세월동안 많은 철학자와 인문학자들이 저마다의 이론을 펼쳤다는 것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것을 나는 한 권의 책으로 맛볼 수 있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친숙한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의 소설부터 싲가해서 장 폴 사르트르의 소설, 미셸 푸코의 책, 앙리 베르그송의 책 등 유명 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어떤 주제에 대해 사유를 하고 있다. 인문학자들의 저서를 둘러보면서 신기했던 것은 참으로 그 사유의 경계가 사람마다 달랐다는 것이다. 저자가 특정 주제 (수십가지는 되지만)에 관심을 가졌듯이, 알랭 드 보통 같은 경우에는 공항에 관심을 가져서 <공항에서의 일주일>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고, 누군가는 축구에 대한 관심으로 <축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축구 기술서적이 아닌 인문학 서적을 펴내기도 했다. 참 다양하고 재미있지 않은가? 인간의 깊은 사고와 진실의 추구에 대한 욕망은 이렇게 동서고금 끝이 없는가 보다. 덕분에 나같은 평범한 사람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나름대로의 경건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참 좋지 아니한가.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좋은 책의 구성, 그리고 솔직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 방대한 양의 학자들과 그들의 저서 중 정수만을 맛볼 수 있는 점 등 이 책에 대한 칭찬은 끝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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