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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 - ‘가카 빅엿’ 양심 판사, 사법개혁의 꿈을 안고 소통하다
서기호.김용국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올해 2012년 2월 17일, 사법부의 판사지위가 박탈된 사태가 있었다. 아직 시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사안이기에 알 만한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판사가 재임용되지 않는 사례는 15년만의 처음이라고 한다. 자신의 SNS에 정치적인 내용의 글을 가감없이 썼다고하여 판사 지위를 박탈당한 것이다. 겉으로는 판사 임무 수행 불충분이라는 명분이었으나, 눈가리고 아웅인 격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서기호 판사는 사법부의 양심 판사로 떠올랐다. 사법부에서는 '잘렸'지만, 국민들에게 국민판사라는 직위를 부여받은 것이다. 현직 판사가 어디까지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던 이 사건은 온 국민에게 판사와 사법부에 대한 관심을 쏠리게 했다. 그는 이제 통합진보당 당원으로서 사법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년 사이에 인생의 항로가 너무나 크게 변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가 재임용 탈락 직후 만들어진 내용이다. 많은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라 권유받았지만,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대담형식으로 진행되는 책의 구조상 자신의 참여가 적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에는 서기호 판사의 출생과 어린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대학시절의 이야기에서부터 현재의 그가 있기까지 인생의 큰 이벤트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무늬만 법대생으로 있으면서 대학 시절부터 학생운동에 전념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역시 판사 직위로서 자기 할 말 다하는 성격도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정치인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한 사법부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 그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인터뷰하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정치인하면 부패한 관료만 생각하는 세상이지만, 누군가를 믿고 그가 꼭 세상을 바꾸어 줄 것이라고 믿는 것, 이 믿음 또한 아름다운 것 같았다.
현재 재판 제도는 2인 합의라고 하여 부장판사와 새내기판사의 동의로 이루어지는 구조이다. 겉으로 보면 판사 두 명이 합의를 하고 판결을 하기 때문에 공정해 보이지만, 사실 직위와 경험 면에서 너무나 격차가 큰 두 사람의 관계이기 때문에 어린 판사는 부장 판사의 말을 거스르거나 그의 의견에 반론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도제식 교육인 셈이다. 그는 3인 합의 시스템과 대등한 판사들의 논의를 거친 판결을 만들고 싶어한다. 사법부는 너무나 폐쇄적이라 일반인들이 반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생경한 곳이었다. 그를 통해서 사법부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좋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