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전 -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강제윤 지음, 박진강 그림 / 호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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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어머니전..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어머니에게 바치는 책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춘향전, 홍길동전은 그들이 주인공이지만, 어머니전은 어머니가 주인공이 아니라 어머니라는 인물을 그려내 바치는 위인전, 평전의 성격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머니에게 바치는 책이 아니었다. 늙은 어머니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모르는 자식들에게 바치는 책이 아닐까. 자신의 몸이 상하는지도 모르고 식구들을 먹여살렸던 어머니들의 이야기. 이 책에는 제주도 어머니들의 거친 삶의 애환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제주도, 하면 생각나는 것은 해녀이다.(사실 해녀는 일본에서 온 말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잠수할 때의 잠자를 써서, 잠녀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한다.) 그들은 가족들을 보살피기 위해 위험한 바다에서 일을 해야했다. 바다는 위험하다. 우선 잠수하는 거 자체가 고막에 손상이 간다. 그래서 나이 많은 잠녀들 중 절반은 귀가 어둡다고 한다. 또, 전복같은 건 귀하기도 하지만, 전복의 입이 잠녀들이 손목에 걸고 다니는 호미같은 도구를 덥썩 무는 바람에 바다에서 죽는 잠녀들도 종종 있다고 하니... 80이 넘어서까지 현역 잠녀로서 일을 하시는 할머니가 나오는데, 존경을 너머 뭔가 애틋한 느낌이 들었다. 꿋꿋한, 어찌보면 여장부같은 어머니가 아닌가. 그 나이까지 해녀를 하면, 해녀들의 우두머리가 되는데,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이 책 덕에 제주도에 사는 해녀들의 인간적인 삶과 애환까지 덤으로 알 수 있었다.

 

제주도는 조선조때부터 귀양길, 유배지, 죄인들의 감옥으로서 평이나 있던 곳이다. 그런 곳이니 만큼, 지금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다. 남자들은 제주도를 탈출하기 위하여 바다를 건너다가 많이 죽었다. 제주의 삼다도라는 별칭은 서글픈 느낌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구슬프면서도 따뜻한 정이 있었다. 사람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자는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밥 먹고 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여행기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은, 저자가 제주도 곳곳을 여행하며 홀로된 어머니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어머니의 삶에 대해 써내려간 수필식의 책이다. 낯선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타지 소식을 접하기도 쉽지 않은 그들이기에 턱수염난 외지 청년과의 대화가 즐거웠을 것이다.

 

어머니는 신이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없어 보내준 존재라고 했다. 나의 어머니를 보면서도 나는 그런 감격을 종종 느낀다. 늘 감사하고 죄스럽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며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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