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이동 - 살림하는 아빠, 돈 버는 엄마, 변화하는 가족
제러미 스미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현대사회로 오면 올 수록, 전통적인 남성상과 여성상은 깨어지고 있다. 붕괴되고, 와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크게 문제되지 않고, 사회적인 타협점을 찾는 노력이 계속되는 것은, 인간은 본래 같고, 평등하기 때문일 것이다. 힘을 써서 일해야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는 부족장적인 시대는 갔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사례들을 통해서 새로운 가족의 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집에서 살림하는 아버지는 1995년도보다 2.5배 가량이 늘었다. 그 외에도 일을 하면서 가사일을 돌보는 아버지는 더욱 크게 늘었다. 가치관의 차이이다. 과거의 부부관계보다, 돈벌이는 물론 가사와 노동, 육아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것이 최근 가족의 개념이다. 이것을 진화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변한다는 것을 저자는 많은 연구와 자료들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다. 각종 통계수치를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철학자의 말이나 학자들의 말을 적재 적소에 인용하고 있다. 사회적인 분석 보고서를 참고하기도 하고, 여러 연구센터에서 시장 조사를 한 것들을 인용하기도 한다. 많은 각주가 등장하는데, 이는 저자가 얼마나 객관적으로 이 '상황'을 분석하려 했는지 노력을 보여준다.

 

결국, 저자는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버는 경우 남자들이 돈벌이에 대한 압력을 덜 느끼고 가사와 육아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런 패턴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뇌는 타고난 프로그램이 있지만, 문화적으로 적응되면서 진화하게 된다.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진행되므로 ,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남자도 아기를 잘 키울 줄 알아야 하고 밥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각각 분담이 당연해졌으므로, 가사도 우리 나라 남자들처럼 도와주는 척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나라는 아직도 말로는 평등을 외치지만 결혼하면 일을 하지 않고 노는 부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70%나 된다. 엊그제 뉴스에서 본 사실인데, 여자들의 가장 큰 결혼사유가 바로 놀고 먹기 위해서고, 남자들의 가장 큰 결혼 사유는 안정이라 하니, 아직 우리나라는 맞벌이에 대한 인식이 공공연하게는 긍정적이지만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아버지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가 바라는 남자의 연봉은 자신의 2-3배이고, 남자는 자신과 비슷하게 버는 아내를 원한다니 결론은 한 가지이다. 여자는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꿈을 버리는 것이고, 남자는 진짜, 본격적으로! 해박한 지식과 건강한 체력을 갖추고 집안일로 뛰어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조금씩 도와주는 것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시대는 이제 정말 지났음을 이 책을 보면서 절감한다. 우리나라보다 더 문화적으로 발전되어 있는 (아마도 우리가 그들을 따라가는 중인) 미국이나 스웨덴 등의 나라를 보면, 우리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예측해볼 수 있다. 아직도 많은 가치관이 바뀌어야 하지만 결국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런 책을 읽으며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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