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된 여자 케이스릴러
김영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집, 직장 그리고 사랑까지 모두 잃은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 오는 그녀

죽은 여동생이 되어 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흔들린다!

 

일하던 직장에서 잘리고, 애인이 집의 보증금을 들고 도망가는 바람에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수완

우연히 알게 된 대기업 이사이자 부잣집 며느리 경진이 그녀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오는데..

“얼마 전 죽은 내 여동생이 되어 줄 수 있나요?”

외모부터 걸음걸이, 습관까지. 수완은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여동생의 역할에 몰입한다

본래의 자신은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한 수완

그런 수완의 모습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모습을 찾고 싶은 경진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그녀의 핏빛 욕망으로 가득한 계획

과연 수완은 무사히 이 연극을 마칠 수 있을까?

 

 

■ 책 속으로

 

그렇다고 해서 동질감을 공유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한눈에 방이 몇 개인지 알아보기 힘들 만큼 넓고 쾌적한 집에 살면서도 그 안에 또 다른 집을 짓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연민하는 저 여자와 나 사이에는 저 작은 집의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과 비할 수 없는 아득한 층계가 놓여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했을 뿐이다. 매일 시간을 시급으로 치환하며 지내는 내게 그게 좋았든 괴로웠든 과거를 추억하는 것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수완 씨는 이제 어떻게 할 거죠?”

불쑥, 그녀는 대답 대신 가장 두려워하던 질문을 던졌다. 당연히 아직 답을 정하지 못했다. 지금 여기서 나간다면 당분간은 다시 고시원을 전전하면서 일자리부터 구해야 할 것이다. 센터에서 나를 대체할 강사는 충분히 많았다. 아마 극단에도 다시 돌아갈 수는 없겠지. 무엇보다 두 번 다시 민우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이미 이상한 소문이 잔뜩 퍼져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대로 내 세계는 모두 부서졌고, 이제 모든 것은 깨끗해졌다. 은호마저 사라졌기에 나를 찾을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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