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그림 - 아름다운 명화의 섬뜩한 뒷이야기 무서운 그림 1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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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명화를 소재로 한 책 중에 정말 보기 드물게 재미있는 책이다. 나는 그림에는 문외한입네하며 그림 앞에서 유독 작아지던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자칫 딱딱하고 어렵게만 보일 수 있는 명화를 가지고 이렇게 재미난 책 한권을 써 낸 작가에게 박수라도 보내고 싶다.
 
 다비드가 스케치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직막 모습에 공포를 느낀 작가는 자신의 그러한 경험에서 아이템을 얻어 이 책을 써 냈다고 한다. 16세기부터 20세기에 명화 20점을 소재로 묶어낸 책으로, 과연 제목에서 예고한 대로 20점의 그림들이 '무서운' 그림인지, 무섭다기 보다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그림인지는 보는 사람의 판단에 맡겨야 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무서운' 그림들은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보이는 자체가 끔찍하기에 시각적으로 무섭게 느껴지는 그림들도 있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작가의 무서운 의도가 여기저기 장치되어 있는 그림들도 있고, 보기에는 너무 아름답지만 그 숨겨진 뒷 이야기가 정말 소름끼치는 그림들도 있고, 그림의 테마가 되는 이야기가 잔혹하기에 무섭게 느껴지는 그림들도 있다. 저자는 이런 사연많은 그림들을 잘도 찾아내어 알차게도 묶어놨다.   책 내용은 대게가 그림을 제시하고 거기서 보여지는 표면적인 사실들이나 뒷이야기들, 특히나 그림을 그린 작가들의 개인적인 얘기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그러한 접근이 상당히 흥미롭고 부담이 없다.
 
  대게의 미술 관련 서적이나 명화를 소재로 쓰여진 책들은 미술사적 접근이나 미학적 접근에 치우친 나머지 읽는 사람의 인내심 테스트를 넘어서 독자를 무시하는 수준의 책들도 많은데, 그 책들에 비교하여 이 책은 얼마나 친절하고 다정한가? 누구나 그림에 소양을 갖추고 있는것이 아닌이상 무슨 양식, 무슨 파의 그림입네, 빛이 어디로 떨어지네, 구도가 어쩌네, 붓터치가 어쩌고, 색상구성이 어쩌고 하는 눈이 핑핑 도는 소리를 늘어놓는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사람들이 그림을 소재로 한 책들을 막연하게 어렵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 나또한 화려한 도판이 좋아 그림책들을 보는 것을 즐기지만 그런 머리아픈 얘기나 늘어놓는 책은 정말 손도 대기 싫다. 허나 이 책, 젠체하지 않는 데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도 잔뜩,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림을 양식적으로 대하지 않고 그 작가부터 알려준다. 게다가 도판!! 책에 실린 도판들도 아주 훌륭하다. 일본에서 출판된 책보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되는 이책에 더 많은 도판이 실려 있다고 한다. 본문에서 이야기 되어지는 다른 그림들의 도판까지 알뜰히 싣고 있으니 이거야 말로 친절한 그림책씨다.
 
  이 친절한 그림책에 단점을 하나 꼬집어 보자면 이런거다. 제목은 '무서운 그림'일진데 '무섭기 보다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그림'이라는 점이다. 책에 실린 그림들은 저마다 충격적인 뒷이야기와 다소 자극적이기도 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허나, 무섭지는 않다. 간혹 정말 무서운 그림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소개된 그림들 중 고야나 보티첼리, 베이컨, 제리코의 그림은 정말 무섭다고 느꼈다. 허나 나머지 그림들은 '무섭다'기 보다는 '재미있다'. 안타깝게도.. 저자는 때로는 좀 억지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소개된 그림이 무섭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하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호가스의 [그레이엄 집안의 아이들]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림에 숨겨진 상징들이 뭐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호가스가의 비극과 너무 짜맞추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뭐 개인적인 생각이다. 허나, 무서운 그림이 재밌는 그림이면 또 어떠랴, 그래도 이 책이 엄청 재미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
 
  결론적으로, 젠체하지 않는 그림책, 도판 좋고, 번역 나쁘지 않고, 내용 알차고 재미있고, 그러면서도 교양서적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고, 더불어 그림에 대한 흥미 유발에도 일조하고 있는 그런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읽었던 비문학 도서중 가장 마음에 든다. 최고다! 난 서양그림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럼 이 책을 읽어라. 그림에 문외한인가? 이 책을 읽어라! 내가 그림을 좀 알지.. 그래도 이 책을 읽어라!! 재미와 교양을 두루 갖춘 정말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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