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27
이마 이치코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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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잊을 만하면 한권씩 나오는 백귀야행. 예약판매 걸렸을 때 아주 반갑게 구매했다. 좋아하는 시리즈라 열심히 사 모으고 있는데, 권수가 벌써 30권에 가까워지는지라 작가가 언제 완결을 내버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이지만, 최대한 길게 길게 연재해 줬음 싶은 마음이다. 26권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고, 그 캐릭터가 27권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걸 보니 작가도 금방 완결을 내버릴 생각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여튼 기대했던 27권이다.

5개의 일화가 실려 있는데, 앞에 3개의 에피소드가 26권 마지막 에피소드와 이어지는 거라 26권을 다시 꺼내 읽었다. 26권 마지막 두 개의 에피소드에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가 있었다. 어린 시절의 이이지마 리쓰를 꼭 빼다 박은 사카모토 카이라는 어린애. 리쓰처럼 쓸데없이 능력이 뛰어나지만 곁에서 지켜주고 인도해줄 보호자가 없는 탓에 요마에 속절없이 휘둘려지는데, 그 때문에 의도치 않게 이이지마 일족에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그 사카모토 카이가 결국 리쓰와 연결되면서 안 그래도 험난한 주인공의 인생에 혹이 더 들러붙게 됐다.

 

개인적으로 시리즈 중간 중간 소개되는 이이지마 가규의 이야기들을 참 좋아했는데, 그때 양념처럼 소개됐던 이이지마 집안의 사정이 메인스토리에서 다뤄진다. 이이지마 집안의 저주받은 능력으로 인해 생이별했던 가규의 유일한 혈육 이이지마 미오와 그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가규는 누나인 미오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교류를 끊고 세대가 바뀌도록 남보다 못하게 지내왔다. 손자인 리쓰 대에 와서는 완전히 연이 끊어진 상태였는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끊어졌던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된다. 그 와중에 소름끼치는 가족의 비밀도 드러나고 이래저래 복잡하고 충격적인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이이지마 카이를 잇는 (그보다 더한) 새로운 트러블메이커가 등장했고, 리쓰가 과연 그의 보호자가 되어줄 것인지 스승이 되어줄 것인지 혹은 그의 의지대로 계속 도망 다닐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의 전개가 흥미 진지해 졌다.

 

호법신을 잃은 리쓰의 수난은 한층 심해졌고, 아오아라시의 비중은 미미해 졌다. 리쓰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게 이제는 안쓰러울 지경이라 강력한 방패가 생겼으면 싶은데 작가님은 리쓰를 고생시키는 게 좋은 건지 아오아라시를 잘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 그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권수가 늘어날수록 이형의 것들로 인해 사람이 해를 입는 것을 넘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나가고, 사람이 저지르는 악행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전권보다 더 무섭다고 생각하며 읽었다.(전편도 무섭기는 했는데..)

 

여튼, 리쓰는 자연스럽게 5학년이 되었다고 한다. 작가가 졸업은 시켜줄 생각이 있는지 궁금할 정도지만, 리쓰가 졸업하고 대학원도 가고 직장인도 될 때까지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다음 권은 좀 더 빨리 만나봤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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