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레시피 지하철 시집 1
풀과별 엮음 / 문화발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이 시집을 처음 접했을 때, ‘지하철 시집’이라는 제목문구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 시집 안에 수록된 시들은 모두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된 스크린 도어에 올려져 있는 시들입니다. 현재 서울의 지하철 역은 489개 역이 있고, 이 중에서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역은 약 300여개 정도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스크린 도어가 설치되었고, 2007년부터 이 공간에 시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하철 한 역에 대략 8~16편의 시가 올려져 있으므로 약 3000편의 시가 설치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 시들 중에서 용기와 희망을 주는 시를 주제로 3차 시독회를 거쳐 선별한 88편의 시들이 이 시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집 안에 시들은 거창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지 않습니다. 가족과 이웃, 사랑, 고향, 생활, 자연, 소소한 행복 등 소박하고 정겨운 이야기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시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시들이 전하는 작은 메시지들은 하루하루 쳇바퀴 돌 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깨달음과 잔잔한 감동의 울림을 전합니다. 이 메시지들은 새롭거나 특별한 것들이 아닙니다. 자신 가까이에 늘 있었지만, 잊어버렸거나 놓아버렸던 작고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하는 메시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서울에 살고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입장에서 스크린 도어에 설치된 시들을 생각보다 자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에 치이는 시간에 주로 지하철을 이용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학창 시절 틈틈이 시집을 사보며 사색에 빠지기도 했고, 맘에 드는 감성적인 글을 수집하거나 직접 글을 쓰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를수록 내 안의 감성도 줄어들었고, 시집을 읽으며 느꼈던 사색의 여유도 사라졌습니다. 이런 목마름이 이 시집을 저에게 선물해주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눈앞에 늘 있었지만, 바라보지 않았던 스크린 도어 유리에 고스란히 박혀있는 시구절을 이제는 좀 더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접하게 된 시들 하나하나가 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고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라도 어제 보았던 시가 오늘과 다르고, 오늘 보았던 시가 내일과 다릅니다. 이제는 지하철 역을 지날 때마다 시 하나하나가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쁘게만 느껴지는 세상 안에 하루일지라도 매일 작게나마 시와 함께 하는 작은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이 시간들이 쌓이다보면 제 마음이 소중한 것들로 가득 채워지리라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