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뛰엄이 노는 법 책꾸러기 7
김기정 지음 / 계수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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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다섯살 꼬맹이가 요새 폭 빠져있는게 바로 닌텐도DS입니다. 게임을 즐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전원을 켜고 터치펜으로 이것저것 건드리면서 제법 익숙하게 기기를 다루지요. 그러다가 재미없어지면 컴퓨터로 다운받아놓은 파워레인저 매직포스 동영상을 몇회 봅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책보자 하면 다행히 신나서 달려오긴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아직은 어린 아이인데 벌써 혼자 노는 기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도무지 심심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겁니다. 큰 아이의 경우엔 학교에 학원에 숙제에 치어 친구와 놀 시간이 없습니다. 물론 부모들 어릴적이랑은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생활 방식도 많이 변했지만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습니다.

그렇게 안스러운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는 고마운 편지가 한 통 있으니 바로 박뛰엄 할아버지의 <박뛰엄이 노는 법>이라는 책입니다. 그 옛날 박뛰엄 할아버지의 일생을 통해 모름지기 아이는 이렇게 커야 한다는, 다 알고 있지만 실현을 못하는 가르침을 주고 있어서 읽는 엄마는 참 뜨끔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1906년에 4형제중 막내로 태어나신 박뛰엄 할아버지는 어릴적엔 골골하여 걱정을 끼쳤지만 일곱살에 우연히 범과 친구가 되고나서 뜀박질을 엄청나게 잘하게 됩니다. 범을 피해 달아나던 것이 어느새 열심히 달리다보니 밥맛도 좋아지고 몸도 건강해졌지요. 그리고 범과 친구가 되어 날마다 열심히 뜀박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그 모습을 본 가족들이 놀래서 다른 동네로 이사를 와요. 이곳에선 뜀박질을 못하게 하니 결국 할아버지의 뜀박질은 멈추지 못하고 달리는 병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바깥 출입도 못하고 날마다 집에서 있는데 어느날 늘 울던 찌르레기 소리가 재미있는 거예요. 무심히 지나치던 소리였지만 귀를 기울이고 주위깊게 살피니 찌르레기 소리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소리도 모두 들렸어요. 그래서 뛰엄 할아버지는 가보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도 동물들이 하는 소리로 다 알 수 있었지요.

그렇게 7년을 지낸 뛰엄 할아버지가 어느날 뜀박질 병이 도져서 동네를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본 도깨비가 자신에게 그 뜀박질을 팔라고 합니다. 뛰엄 할아버지는 도깨비에게 100살까지 신나게 놀게 해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뜀박질을 도깨비에게 팝니다. 그후 할아버지는 일하는 재미도 알게 이웃의 예쁜이하고 혼약까지 한 후 마지막으로 열심히 놀기 위해 금강산으로 가요. 거기서 신선 놀음까지 마치고, 오는 도중 무서운 불꽃 놀이도 말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30년이 흘러 있었어요. 뛰엄 할아버지는 그때까지 기다려준 예쁜이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뛰엄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 편지속에는 우리 친구들이 꼭 알아야 할 교훈이 몇가지 들어있어요.
첫째 잘 놀것. 이것저것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시원하게 어깨펴고 숨쉬기 한번 할 시간조차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신나게 달리고  아무 걱정없이 맘껏 뛰노는것. 지금 그것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것이 있을까요.  많이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둘째 주위를 잘 둘러보고 관심을 가질 것. 게임기, 컴퓨터 같은 것들에 일찍부터 익숙해져 노는 법을 모르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근처 공원으로 산책만 가도 아이들이 접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만날 수 있을겁니다. 혹은 거기서 운동을 해도 좋지요. 새로운 장소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내가 모르는 것들을 많이 깨우칠 수 있습니다.

세째 마음을 열고 사람을 사귈 것. 범과 신나게 놀던 뛰엄 할아버지를 식구들은 믿지 못했지요. 그리고 저런 무지막지한 놈과 어떻게 노느냐며 뛰엄 할아버지를 데리고 이사를 갔습니다. 보이는 외모 만으로 평가하는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일일뿐아니라 내게도 스스로 기회를 뺏는 일입니다. 

넷째 전쟁은 무서운것입니다. 뛰엄 할아버지가 무서운 불꽃 놀이를 그만두게 한건 바로 1950년에 일어났던 6.25전쟁이었지요. 네가 쏜 불꽃이 아무개를 죽일 뻔하였다. 홀어머니 모시고 살던 아인데, 걔가 죽으면 어쩌라고 네놈이 함부로 못된 장난질이냐! 아무개는 이제 갓난아기 아빠가 되었는데, 네놈이 그 아이가 아비 없이 자라게 할 참이냐!며 일갈하던 뛰엄 할아버지의 말은 참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전쟁으로 그런 상황을 맞이해야만 했던 분들을 생각하면 전쟁은 이땅에서 사라져야 마땅할 것입니다.

박뛰엄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 이야기는 잊지말고 엄마와 아이가 두고 두고 기억해야 할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해 줄 수 있는건 바로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줘야하는 부모님들이니까요. 박뛰엄 할아버지처럼 우리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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