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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드는 소년 - 바람개비가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폴 플라이쉬만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바람을 만드는 소년
나는 책이라는 것은 지식전달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책은 책으로써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람을 만드는 소년'은 지식전달 보다는 감동이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후반부에 안경 밑으로 흐르는 눈물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 했다. 주인공의 실수로 자신의 딸이 하늘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벌하기 보다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죄를 돌아볼 기회를 준 피해자 어머니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을 전하면 흘러흘러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온다. 희망을 품게 한다면 점점 커져 희망의 풍선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지금 무엇을 전하고 있는가? 꿈을 주는가? 사랑을 주는가? 아니면 희망을 전하고 있는가?
결국 사람은 관계를 통해 사랑을 먹고 꿈을 꾸고 희망을 덧입어 살아가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 죽음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모습과 곁에서 지켜보는 손녀의 이야기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내 눈은 내 허락도 없이 눈물꼭지를 틀어버렸다.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결국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길에 올라 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사실을 잊으려고 혹은 부정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그저 발버둥일 뿐이다.
할머니는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이다. 웃음을 잃어버리게 만든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다. 살아 있는 동안 잃어버린 웃음 보다 새로운 웃음 속에서 기쁘게 행복하게 살았지만 자신의 잃어버린 웃음을 잊지 않았다. 죽기 전 자신의 흔적들을 뒤돌아 본다. 남편이 선물해 준 옷과 구두, 금 브로치를 차고 어렸을 적 웃음으로 가득했던 거리를 둘러본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약국 앞을 바라본다. 그 눈길을 따라 손녀 역시 바라본다. 옆에서, 바로 옆에서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손녀는 과연 무엇을 느낄까?
꼭 글로 역사의 흐름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나의 웃음과 너의 눈물로 역사가 흘러 가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짧은 글이 시대의 강물에 빗방울 한 방울조차 안되는 것이겠지만, 이런 빗방울들이 모여 사랑과 감동이 전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인공이 만든 바람개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