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을 신고 횡단보도의 깜박이는 초록불을 보며 달리는 아가씨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외줄에 올라 선듯한 높은 굽 위에 서서 달리기를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17개의 명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비록 같은 여자의 입장도, 무역 관련한 경험도 없지만 절절한 이야기들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그의 삶이 외줄을 타고 달리는 것만 같다.
'명함은 성장의 기록이다.'
명함이라는 건 작은 종이조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달라진다. 살아오면서 지갑 속에 적지 않은 명함들이 거쳐갔다. 내 삶의 여정들이다. 책 속의 저자처럼 17개 까지는 아니더라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이런 성장 속에서 승승장구할 것 같은 주인공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소방관이셨던 배우자분께서 하늘나라로 가신 거다. 그 큰 아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나? 그리고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나? 그 전에 하던 일이 상처입은, 아픈 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던 일이었다. 힘든 분에게 사실 위로할 말이 없다. 그 아픔을 경험하지 않고 말오 어찌 위로 할 수 있겠나? 그저 옆에 있어줄 따름이었다. 저자 역시 남들의 어떤 위로보다 공감해주고 스스로 일어 설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위로란 그런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세련된 느낌을 받진 못했다. 오히려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투지가 느껴진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황소의 걸음처럼, 우직함이 느껴진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응원한다는 저자의 글귀처럼 나 역시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낸 저자와 내 주변의 모든이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