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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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는 참 다양한 부문에서 독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것 같다. 부르투스의 살인에서는 기계적인 부분을 사용했고, 동급생과 방과후에서는 고등학생의 심리를 그려냈다. 환야에서는 한 여성의 팜므파탈 측면을 이용하여 출세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붉은 손가락과 호숫가 살인사건에서는 가족의 붕괴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의 소재는 야구다. 내가 야구를 5년째 하고 있으니까 야구를 소재로 했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이 갔다.

 

 주인공은 촉망받는 투수인 고등학생. 포수인 친구가 남긴 한 마디. '나는 마구를 보았다.' 그리고 포수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 나타난다. 투수인 친구는 살인에 대해서도 무덤덤하다. 사건이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투수인 주인공이 얽힌 집안과 배경이 나타난다. 사건의 실마리가 서서히 풀려나간다. 왜 주인공은 자신의 마구를 완성시키려고 했을까? 책을 읽다 보면 고등학생의 집념의 슬픔과 아픔이 나타난다.

 

 줄거리도 간단하고 내용도 어렵지 않다. 친근한 소재인 야구를 발판삼아 집념어린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청춘은 과연 어떤 것인가. 청춘의 집념은 무섭게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매섭운 광풍과도 같다. 집념이 다른 방향으로 엇나가면 아름답지 못하다. 흔히 말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은 이게 좋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심리 그리고 사회의 문제들을 현란하지는 않지만 논리적인 글 속에서 풀어낸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반했던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붉은 손가락의 여운이었다. 가족의 문제를 추리소설로 이렇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사회파 추리소설에 버닝하고 있다. 마쓰모토 쎄이초라는 작가를 통해서 이 장르를 안 것은 내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이렇게 히가시노 게이고도 미야베 미유키도 읽고 있다. 다양한 소재들을 추리라는 부분에 녹여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추리소설이 마약과도 같은 존재다. 다음 번엔 마쓰모토 쎄이초를 써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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