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미래 - 디지털 시대 너머 그들이 꿈꾸는 세계
토마스 슐츠 지음, 이덕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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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슐츠가 쓴 《구글의 미래》는 사실 지금 읽기에는 조금 오래된 책입니다.

국내에 나온 것이 2016년이니 벌써 10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IT나 미래 기술을 다룬 책은 2~3년만 지나도 내용이 낡아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10년 전에 나온 책이라면 굳이 지금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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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오히려 지금 읽어서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에서 ‘미래’라고 이야기하던 것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제는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기술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생명과학 같은 것들입니다.

특히 2026년인 지금은 AI에게 질문해서 글을 쓰고, 자료를 찾고, 이미지를 만들고, 프로그램 코드까지 작성하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왔던 2016년만 해도 분위기가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것이 아마 알파고였을 겁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런 시기에 구글은 이미 그보다 훨씬 더 먼 곳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년 전 구글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들이 그렸던 미래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이 지금 현실이 되었을까.

이 두 가지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구글은 검색회사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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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검색입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구글을 검색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검색광고로 돈을 벌고, 유튜브를 운영하고,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거대한 인터넷 기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구글의 미래》에서 그려지는 구글은 조금 다릅니다.

검색으로 돈을 벌지만 그 돈으로 전혀 다른 것을 연구합니다.

자동차도 만들고, 로봇도 연구합니다.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인간의 질병과 수명까지 연구합니다.

어떤 프로젝트는 당장 돈을 벌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몇 년 동안 연구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투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글은 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걸까.

검색회사가 자동차를 연구하고,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로봇을 연구한다는 것이 지금도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당시에는 얼마나 더 이상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계속 읽다 보니 나름대로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구글이 관심을 갖는 것은 특정 산업이라기보다 ‘큰 문제’였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

교통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는다.

교통체증 때문에 시간을 낭비한다.

질병 때문에 인간의 삶이 짧아진다.

이런 문제를 보면 구글은 단순하게 기존 방식의 개선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 자체를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구글을 검색회사라기보다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회사라고 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 개선이 아니라 10배 개선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구글의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 개선이라고 하면 5%, 10% 정도를 떠올립니다.

비용을 10% 줄이고, 생산성을 10% 높이고, 매출을 10% 늘리는 식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종종 10%가 아니라 10배의 개선을 이야기합니다.

이른바 문샷(Moonshot) 방식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상당히 거창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생각해보면 이해가 됩니다.

교통사고를 10%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 자동차에 조금 더 좋은 안전장치를 설치하면 됩니다.

브레이크 성능을 높이고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주는 장치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교통사고를 거의 없애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면 어떨까.

질문 자체가 바뀌어 버립니다.

이 차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대부분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조금 더 잘할지를 고민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업무 시간을 조금 줄이고, 보고서를 조금 더 깔끔하게 만들고, 기존 방식에서 조금씩 개선점을 찾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가끔은 다른 질문도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은 없을까.

업무를 자동화한다든지, 과정 자체를 없앤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모든 문제를 10배 개선할 수도 없습니다.

구글처럼 엄청난 돈과 뛰어난 인재를 가진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도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만큼은 한번 배워볼 만한 것 같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자율주행 이야기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 가운데 하나는 자율주행 자동차였습니다.

지금은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상당히 익숙합니다.

테슬라를 이야기할 때도 자율주행이 나오고, 미국에서 무인택시가 운행된다는 뉴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 쓰이던 시점에는 상당히 먼 미래 기술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구글은 그때 이미 자동차를 직접 도로에 올려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구글이 자율주행을 단순히 자동차의 새로운 기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면 교통사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방식도 바뀔 수 있습니다.

주차장도 지금만큼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운전을 하기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의 이동도 훨씬 쉬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자율주행은 자동차 하나의 변화가 아니라 도시와 사람의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됩니다.

그리고 책이 나온 지 10년 정도가 지난 지금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는 Waymo라는 이름으로 실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묘했습니다.

책에서는 미래 프로젝트로 등장했던 일이 이제 실제 사업이 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시에 상상했던 것처럼 전 세계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으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 발전이 느린 부분도 있고 사고 책임이나 규제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미국 일부 도시에서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가 실제로 승객을 태우고 돈을 받는 시대까지 왔다는 것은 꽤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에는 미래였던 것이 2026년에는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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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AI였던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 아무래도 인공지능 부분을 가장 유심히 보게 됩니다.

2016년에는 알파고가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바둑이라는 분야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의 AI는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제한적으로 느껴집니다.

지금은 AI와 대화를 합니다.

문서를 요약해 달라고 합니다.

외국어 공부를 시키기도 하고 이미지를 만들기도 합니다.

업무자료를 분석시키기도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을 일상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책 속에서 구글이 AI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구글이 AI를 하나의 상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기술의 기반이 될 기술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 닐까 싶습니다.

AI는 검색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도 들어갑니다.

로봇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의학과 생명과학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도 들어갑니다.

결국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구글이 딥마인드 같은 AI 기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이유도 이해가 됩니다.

당장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지 알 수 없더라도 AI 기술을 확보한다면 미래의 여러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구글이 AI의 미래를 완벽하게 예상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생성형 AI 경쟁이 이렇게 빠르게 벌어질 것까지 모두 예상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미래를 맞혔느냐가 아니라 중요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에 오래 투자할 수 있었느냐인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가진 회사가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가

읽다 보니 또 하나 신경 쓰였던 것이 데이터였습니다.

구글은 정말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검색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어떤 영상을 보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지도에서는 어디를 찾아보는지 알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는 수많은 행동 기록이 만들어집니다.

각각은 별것 아닌 정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데이터가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디로 이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구글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 꼭 검색 알고리즘 하나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계속 관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쟁력일 수 있습니다.

특히 AI 시대가 되면서 이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AI를 만들려면 결국 많은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조금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서비스가 편리해질수록 기업은 이용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검색 결과를 개인에게 맞춰주려면 그 사람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추천 영상을 잘 보여주려면 어떤 영상을 봤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결국 편리함과 개인정보는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회사가 인간을 너무 잘 알게 된다면

구글의 서비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사는 것은 이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검색을 하고, 유튜브를 보고, 스마트폰을 쓰고, 지도를 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편합니다.

문제는 그 편리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내주고 있는지 평소에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글의 미래》에서는 기술기업이 인간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지금은 책이 쓰일 당시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AI까지 등장했습니다.

앞으로 AI 비서가 일정과 메일을 정리하고,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비까지 도와준다면 기업이 개인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 기술을 이야기할 때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만 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누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

그 데이터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자는 그것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이런 문제 역시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책이 출간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오히려 이런 문제는 지금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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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왜 인간의 수명까지 연구할까

읽으면서 의외였던 부분은 생명과학과 인간의 수명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검색회사가 인간의 노화를 연구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잘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이야기했던 구글의 사고방식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구글의 관점에서는 질병도 결국 해결해야 할 하나의 문제입니다.

원인을 찾고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화 역시 마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상당히 실리콘밸리답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기술이 부족해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는 식입니다.

굉장히 낙관적인 태도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싫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도 도전해야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삶이나 행복까지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최적화할 수 있을까요.

질병을 치료하는 것과 좋은 삶을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이런 질문을 더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실패를 허용할 수 있는 회사

구글의 여러 프로젝트를 보면 실패한 것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왜 저런 것에 돈을 썼을까 싶은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것이 구글의 강점일 수도 있습니다.

미래 기술은 원래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공이 확실하다면 이미 미래 기술이라고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실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혁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직원 입장에서는 굳이 위험한 선택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결국 혁신이라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야 합니다.

10개를 시도해 3개가 실패했다고 혼나는 조직에서는 결국 아무도 새로운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고 다음 시도로 이어갈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구글이 가진 진짜 힘 가운데 하나도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돈과 조직문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생각해볼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구글이라는 거대한 기술기업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회사생활과 연결해서 생각한 부분이 꽤 많았습니 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효율화라는 말을 정말 많이 씁니다.

보고서를 빨리 만들고, 반복 업무를 줄이고, 비용을 낮추는 식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기존 프로세스를 그대로 두고 조금 더 빠르게 하는 데 집중합니다.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을 해봤습니다.

이 업무를 10% 빨리 하는 방법 말고 아예 이 업무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하던 일을 자동화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번 입력하던 데이터를 한 번만 입력하도록 바꿀 수도 있습니다.

보고서 자체가 정말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제 회사에서는 마음대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사고방식 자체는 꽤 유용한 것 같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원래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이라고 미래를 모두 맞힌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보니 구글이 투자했던 모든 기술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엄청난 미래 기술처럼 소개됐지만 지금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중단된 프로젝트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역시 구글은 미래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조금 과장인 것 같습니다.

구글 역시 미래를 몰랐을 겁니다.

다만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미래에 동시에 베팅할 수 있었습니다.

AI도 해봅니다.

자율주행도 해봅니다.

로봇도 해봅니다.

생명과학도 해봅니다.

그중 어떤 것이 성공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 개를 시도하다 보면 그중 몇 개는 엄청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저는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미래를 잘 준비한다는 것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관찰하면서 가능성이 커지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2016년에 미래였던 것이 2026년에는 일상이 됐습니다

이 책을 지금 읽는 가장 큰 재미는 역시 이것입니다.

책 속 미래 기술 가운데 일부가 이미 일상이 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AI입니다.

10년 전에는 AI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글을 작성하는 모습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 역시 AI를 거의 매일 사용합니다.

자료를 찾기도 하고 글을 정리하기도 하고 공부에도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신기했던 기술이 어느 순간 일상의 도구가 됐습니다.

자율주행도 비슷합니다.

아직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실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생명과학에서도 AI를 이용한 연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 미래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뉴스에서 봅니다.

신기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사람이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순간 주변에서도 사용합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면 없던 시절을 생각하기 어려워집니다.

스마트폰도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인터넷도 그랬습니다.

AI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10년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이 나온 뒤 10년 동안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에서 다시 10년이 지난 2036년은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질문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10년 뒤에는 지금 우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생성형 AI도 너무 평범한 기술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훨씬 흔해질 수도 있습니다.

로봇이 가정이나 회사에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크게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기술 가운데 상당수가 생각만큼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정확하게 맞힐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10년 전에도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미래를 준비하려고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변화가 왔을 때 적응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한번 써보고, 생각과 다르면 바꾸는 것입니다.


투자와도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이런 방식이 투자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미래를 확신하고 모든 것을 거기에 거는 것은 위험합니다.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미래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10년 전 사람들이 가장 기대했던 기술과 지금 가장 중요한 기술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실제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도 그렇고 개인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정답을 하나 정해놓고 그 정답이 맞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변화가 나타날 때 대응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구글의 미래》를 읽기 전에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을 주로 ‘무엇이 유망한지 알아맞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달라졌습니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수정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술 발전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닐 겁니다

책 전체에는 기술에 대한 강한 낙관주의가 깔려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사람들의 삶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저 역시 기본적으로는 기술 발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덕분에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가능해졌습니다.

AI도 잘 활용하면 엄청난 생산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기술에는 반대쪽도 있습니다.

자동차가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교통사고와 환경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터넷은 지식에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지만 가짜뉴스나 개인정보 문제도 만들었습니다.

SNS는 사람을 연결했지만 중독과 갈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AI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일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신 기존 일자리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가짜 이미지와 영상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을 무조건 좋다고 보거나 반대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좋아지고 어떤 문제가 새로 생기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구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세상을 크게 바꾼 것도 사실입니다.

구글 검색이 없는 인터넷을 생각하기 어렵고, 유튜브가 없는 생활도 상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 역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이나 AI도 우리의 생활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은 결국 기업입니다.

아무리 좋은 목표를 이야기하더라도 수익을 내야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래서 ‘인류를 위한 기술’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도록 어느 정도 자유를 주면서도 독점이나 개인정보 문제는 계속 감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남아 있어야 합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구글이 앞으로 어떤 기술을 만들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끝날 때쯤에는 오히려 그 기술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할까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습니다.


결국 인상 깊었던 것은 기술보다 생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돌이켜보면 자율주행이나 AI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남은 것은 구글이 문제를 바라 보는 방식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생각하지 않습니다.

먼저 가장 좋은 결과를 상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찾습니다.

우리는 보통 반대로 합니다.

시간이 없으니까 안 됩니다.

돈이 없으니까 어렵습니다.

회사 규정 때문에 어렵습니다.

이미 다른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부터 떠올립니다.

물론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제약을 생각하면 결국 지금과 크게 다른 답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가장 좋은 답부터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가져오는 것입니다.


미래를 맞히는 것보다 실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구글의 미래》를 읽고 가장 크게 달라진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미래를 잘 준비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구글조차 수많은 프로젝트를 실패했습니다.

대신 계속 실험했습니다.

틀리면 접고 다른 것을 시도했습니다.

가능성이 보이면 더 많은 돈과 사람을 투입했습니다.

결국 구글이 잘했던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계속 실험한 것 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은 개인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한번 사용해보고,

새로운 공부가 필요하면 조금씩 배워보고,

일하는 방법도 바꿔보고,

잘 안 되면 다시 수정하는 것입니다.

거창한 문샷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작은 실험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10년이 지나서 오히려 더 재미있는 책

《구글의 미래》는 최신 기술을 설명하는 책은 아닙니다.

최신 AI 기술이나 현재 구글의 사업 현황을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이나 자료를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지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출간 후 10년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책의 재미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미래라고 생각했던 기술 가운데 무엇이 현실이 됐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맞은 것도 있습니다.

틀린 것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늦게 발전한 기술도 있고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한 기술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10년 전 미래 전망의 중간점검’처럼 읽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으로 읽으니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의 10년이었습니다.

2016년에 알파고를 보면서 놀랐던 사람들이 10년 뒤 AI와 매일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얼마나 예상했을까요.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어느새 실제 승객을 태우고 있습니다.

10년은 굉장히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기술의 변화에서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36년쯤 다시 지금을 돌아보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지금 신기해하는 기술 가운데 상당수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엄청난 기대를 받는 기술 가운데 일부는 사라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어느 쪽이 될지는 지금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의 제목은 《구글의 미래》지만 결국 제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태도였습니다.

정답을 맞히려고 하기보다는 계속 관찰하는 것.

새로운 것이 나오면 직접 사용해보는 것.

작게라도 실험해보는 것.

틀렸다면 다시 수정하는 것.

어쩌면 개인이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도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6년에는 미래였던 것이 2026년에는 일상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말하는 미래 가운데 10년 뒤 일상이 되어 있을 것은 무엇일까요.

《구글의 미래》를 읽고 나서 당분간은 이 질문을 계속 생각해볼 것 같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기업의 이야기였습니다.

AI나 자율주행처럼 지금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10년 전에는 어떻게 바라보였는지 궁금한 분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합니다.

특히 출간 당시보다 지금 읽을 때 더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 책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미래 기술 가운데 2036년에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을 기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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