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을 경영하라 - 국민가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본질 경영
박정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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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을 경영하라 —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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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일단 다이소부터 가보는 편입니다.


 수납용품이나 문구류처럼 굳이 비싼 제품을 살 필요가 없는 물건부터 가끔은 ‘이런 것까지 다이소에서 파네?’ 싶은 물건까지 정말 없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다이소에 가면서 이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물건 대부분이 1,000원, 2,000원, 3,000원 정도인데 이것을 팔아서 도대체 얼마나 남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은 있습니다.


 몇 만 원, 몇 십만 원짜리를 파는 것도 아니고 천 원짜리 상품을 하나 팔아서 남길 수 있는 돈은 많아야 얼마 되지 않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회사가 된 것일까.


 박정부 회장의 《천 원을 경영하라》는 바로 그 질문에 답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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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쌤앤파커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박정부 회장이 직접 자신의 창업 과정과 다이소의 성장 과정, 상품개발과 매장 운영, 품질관리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은 책입니다. 박정부 회장은 40대 중반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고, 1997년 서울 천호동에 첫 매장을 열면서 지금의 다이소를 만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흔한 성공한 기업인의 자서전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나는 이렇게 노력해서 성공했다”고 이야기하는 책 말입니다.


 물론 그런 내용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기억에 가장 많이 남은 것은 성공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주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작은 것을 얼마나 무섭게 생각하는가.


 책 제목이 왜 《천 원을 경영하라》인지도 결국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 원을 우습게 생각하면 1조 원도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천 원짜리를 팔아서 어떻게 돈을 벌까


 다이소를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의문입니다.


 천 원짜리 상품 하나를 팔면 얼마나 남을까요.


 매장 임대료도 내야 합니다.


 직원 월급도 줘야 합니다.


 상품을 생산하고 운송해야 합니다.


 전국의 매장에 물건을 공급하려면 물류센터도 필요합니다.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재고도 생깁니다.


 카드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비용도 들어갑니다.


 그런데 판매가격은 천 원입니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차라리 만 원짜리 상품을 파는 것이 훨씬 편해 보입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 다이소 역시 초창기부터 높은 마진을 남겼던 회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다이소가 선택한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천 원짜리를 비싸게 팔 방법을 찾은 것이 아니라, 천 원 안에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방법을 끝없이 찾아간 것입니다.


 이 차이가 꽤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보통 기업이라면 원가를 계산하고 적정한 마진을 붙인 다음 판매가격을 결정합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가격도 올립니다.


 그런데 다이소의 사고방식은 반대에 가깝습니다.


 먼저 고객이 받아들일 가격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 가격 안에서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상품개발이 훨씬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1,000원에 팔기로 했다면 원가가 올랐다고 쉽게 1,200원이나 1,500원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생산 공정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포장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생산량을 늘려 단가를 낮출 수도 있습니다.


 공장을 새로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피곤한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 피곤한 일을 수십 년 동안 반복한 것이 다이소의 경쟁력이 된 것 같습니다.


 싸다고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 가운데 하나가 있습니다.


 “천 원짜리 상품은 있어도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


 다이소의 경영 철학을 상당히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박정부 회장의 책을 바탕으로 다이소가 만든 굿즈에도 이 문구가 사용될 정도로 대표적인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입니다.


 소비자는 천 원짜리를 샀다고 해서 고장난 물건을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싸게 샀다고 품질 문제까지 이해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이소처럼 가격이 낮은 상품일수록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낮아야 하는데,


 품질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고,


 디자인도 어느 정도 괜찮아야 합니다.


 결국 가격과 품질 사이에서 굉장히 좁은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이소의 진짜 경쟁력이 무엇인지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싸게 파는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확하게는 가격보다 조금 더 좋은 가치를 주는 회사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소비자가 1,000원을 냈는데 1,0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이소에 가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1,000원이라고?”


 아마 그 순간이 다이소가 원하는 순간일 겁니다.


 단순히 싸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지불한 돈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았다는 느낌입니다.


 가격이 싼 것과 가치가 싼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격’과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격이 싸다고 가치까지 낮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가격이 비싸다고 가치가 높은 것도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이 지불한 가격과 고객이 받은 가치의 차이입니다.


 다이소의 상품은 그 차이를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1,000원을 냈는데 800원 정도의 물건이라고 느끼면 다시 사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0원을 냈는데 2,000원이나 3,000원 정도의 물건을 산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다음에도 다이소에 갑니다.


 결국 그 작은 만족이 계속 쌓입니다.


 이것이 브랜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라고 하면 보통 고가 제품부터 떠올립니다.


 명품이나 자동차처럼 비싼 상품에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이소도 분명한 브랜드입니다.


 ‘싸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물건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런 기대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자산입니다.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보다 저는 오히려 이 신뢰를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린다는 것


 책을 읽다 보면 ‘본질’이라는 말이 계속 중요하게 등장합니다.


 다이소가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고객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말로 하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커지면 이상하게도 본질과 상관없는 일이 점점 늘어납니다.


 조직도 커집니다.


 회의도 많아집니다.


 보고서도 많아집니다.


 관리해야 할 지표도 많아집니다.


 그러다 보면 원래 이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보다 내부에서 필요한 일이 더 중요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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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역시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고객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보고하기 위해 일하는 것인지,


 회의하기 위해 일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물론 큰 조직을 운영하려면 보고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어버리면 이상해집니다.


 《천 원을 경영하라》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은 결국 아주 단순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한다.


 나머지는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입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계속 지키는 것이 오히려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도 답도 결국 현장에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상당히 공감했던 부분입니다.


 책에서 박정부 회장은 현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매장을 직접 보고,


 상품을 보고,


 고객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물건이 어떻게 진열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경영자가 숫자만 보고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말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실제 조직에서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현장에서 멀어집니다.


 직접 일어나는 일을 보는 대신 보고서를 봅니다.


 보고서는 다시 요약됩니다.


 그 요약본이 다시 위로 올라갑니다.


 그러다 보면 실제 현장에서 일어난 일과 최고 의사결정자가 보는 내용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엑셀에 나타나는 숫자는 결과이고, 그 숫자를 만드는 원인은 현장에 있는 것이 아닐까.


 매출이 떨어졌다는 숫자를 보는 것과 왜 고객이 물건을 사지 않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상품의 문제인지,


 진열의 문제인지,


 가격의 문제인지,


 매장의 위치 문제인지 숫자만 보고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현장을 봐야 합니다.


 이것은 다이소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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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란 챙기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말


 이 책 전체에서 느껴지는 박정부 회장의 스타일은 상당히 집요합니다.


 좋게 말하면 꼼꼼하고,


 다르게 보면 조금 피곤할 정도로 세세합니다.


 그런데 다이소 같은 사업은 어쩌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운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상품이 있고,


 수많은 매장이 있고,


 각 상품에서 남는 돈은 크지 않습니다.


 작은 실수가 수십만 번 반복되면 엄청난 손실이 됩니다.


 그래서 작은 것 하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일이란 챙기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이 계속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전형적인 경영자의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해라.


 꼼꼼하게 해라.


 끝까지 확인해라.


 사실 이런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이소 사업 구조를 생각해보니 이 말이 조금 다르게 들렸습니다.


 천 원짜리 사업에서는 정말 작은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상품 하나에서 10원이 새면 별것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품이 수백만 개 팔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매장 하나의 진열이 조금 잘못된 것도 작은 문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같은 문제가 전국 매장에서 반복되면 엄청난 차이가 됩니다.


 결국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작은 것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저는 이것이 꽤 역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큰 회사를 경영할수록 큰 것만 봐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작은 것을 더 자세히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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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의 경쟁자는 다른 생활용품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이소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단순히 가격이라면 다른 회사가 더 싸게 팔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저렴한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해외 직구를 이용하면 훨씬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다이소에 갑니다.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싸고,


 매장이 많고,


 상품이 다양하고,


 직접 보고 살 수 있고,


 큰 고민 없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구매할 때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 것이 상당히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물건 하나를 사려면 상품을 검색하고 리뷰를 보고 가격을 비교합니다.


 배송비도 확인합니다.


 그런데 1,000원이나 2,000원짜리 물건은 그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다이소에서 보고 필요하면 그냥 집어듭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장점입니다.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 비용을 매우 낮춰버린 것입니다.


 가격이 단순하면 고객이 머리를 덜 씁니다.


 저는 이것도 다이소가 가진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돈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부분입니다.


 우리는 큰 숫자에는 민감하면서 작은 숫자는 쉽게 무시합니다.


 회사에서도 그렇습니다.


 몇억 원짜리 프로젝트는 매우 꼼꼼하게 보면서 몇천 원, 몇만 원 정도의 낭비는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인도 비슷합니다.


 커피 한 잔,


 구독서비스 하나,


 배달비 몇천 원.


 하나만 보면 별것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작은 돈이 계속 반복됩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무조건 작은 돈까지 아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작은 것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큰 것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천 원을 아무렇게나 생각하는 사람이 갑자기 1억 원을 매우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작은 숫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규모가 커져도 기본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이소의 매출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 매출 역시 결국 수많은 천 원이 모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꽤 잘 지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천 원을 경영한다는 것은 돈 천 원을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작은 것을 제대로 관리한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투자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투자도 떠올랐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큰 수익률에 눈이 갑니다.


 한 종목이 몇 배 올랐다는 이야기를 보면 부럽습니다.


 누군가는 코인이나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내가 매달 조금씩 돈을 넣는 것이 굉장히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을 만드는 과정 역시 결국 작은 돈의 반복입니다.


 매달 넣는 돈.


 배당금.


 재투자한 돈.


 그 위에서 다시 발생하는 수익.


 하루하루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습니다.


 1년을 봐도 생각보다 변화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년, 20년을 놓고 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됩니다.


 다이소도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기업이 된 것은 아닙니다.


 천 원짜리 상품을 하나 팔고,


 또 하나 팔고,


 다음 매장을 만들고,


 상품을 하나 더 개발하는 과정을 오랫동안 반복했습니다.


 물론 기업 경영과 개인 투자는 전혀 다른 영역이지만 작은 것이 쌓이는 구조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리는 금융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좋은 습관도 쌓이고,


 신뢰도 쌓이고,


 브랜드도 쌓이고,


 실력도 쌓입니다.


 반대로 작은 실수도 계속 쌓입니다.


 결국 어느 쪽을 반복하느냐가 몇 년 뒤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도 생각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책의 내용과는 조금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글 하나 올린다고 블로그가 갑자기 성장하지는 않습니다.


 조회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글 하나를 정말 열심히 썼는데 조회수가 30이라면 조금 허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이 10개가 되고,


 100개가 되고,


 그중 몇 개가 검색에 노출되고,


 예전에 쓴 글에서도 계속 방문자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구조가 달라집니다.


 결국 블로그도 작은 콘텐츠를 계속 쌓는 일입니다.


 그래서 《천 원을 경영하라》를 읽으면서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박 한 번보다 작은 성공을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기업도 그렇고 투자도 그렇고 블로그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대단한 한 번을 기다리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별로 티도 나지 않는 일을 매일 계속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차이는 후자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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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게 시작했다고 늦은 것은 아니다


 박정부 회장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사업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보통 창업자라고 하면 20대나 30대의 젊은 사업가를 떠올립니다.


 특히 요즘 스타트업 이야기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박정부 회장은 40대 중반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46세라는 늦은 나이에 창업해 다이소를 일군 과정이 이 책의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꽤 위안이 됐습니다.


 40대가 되면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늦었다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의 위치가 정해지고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지금 가진 것을 지키려는 마음이 커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시점에서 시작해서 20년을 하면 60대입니다.


 20년은 엄청나게 긴 시간입니다.


 10년만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쌓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살에 시작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지속했느냐일 수도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박정부 회장의 방식이 모든 회사의 정답은 아닐 겁니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모든 내용에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성공한 창업자의 자서전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과를 알고 과거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선택은 훌륭한 결단으로 설명됩니다.


 실패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선택도 결과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도전정신으로 기억됩니다.


 반대로 같은 방식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한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성공한 사람의 책을 읽을 때 그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박정부 회장처럼 일하면 누구나 다이소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시대도 달랐고,


 시장도 달랐고,


 운도 있었을 겁니다.


 자본과 사람, 거래처와 여러 환경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 공식을 찾기보다 성공한 사람이 어떤 원칙을 오랫동안 지켜왔는지를 살펴보는 책으로 읽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가져오면 됩니다.


 그래도 ‘꾸준함’이라는 말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읽다 보면 항상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꾸준함입니다.


 너무 많이 들어서 조금 식상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해라.


 포기하지 마라.


 계속해라.


 너무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성공 이야기에는 이 당연한 말이 등장합니다.


 아마 특별한 비법보다 이것이 실제로 더 중요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이소 역시 한 가지 엄청난 아이디어만으로 성장한 회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좋은 상품 하나가 대박이 나서 만들어진 회사도 아닙니다.


 수많은 상품을 개발하고,


 매장을 만들고,


 물류를 구축하고,


 상품을 개선하고,


 또 실패하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 일을 오랫동안 반복했습니다.


 결국 화려하지 않은 일을 지겹도록 반복한 결과가 지금의 다이소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세상에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없다”는 말도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조금 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뻔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별한 방법을 찾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계획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것을 몇 년 동안 반복하는 것은 재미가 없습니다.


 그 지루함을 견디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꾸준함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다이소가 파는 것은 천 원짜리 상품만이 아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다이소를 저렴한 생활용품을 파는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기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다이소가 파는 것은 어쩌면 ‘이 가격이면 한번 사봐도 괜찮겠다’는 신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00원을 내고 실패해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물건이 좋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음에도 갑니다.


 이 경험이 계속 반복됩니다.


 그렇게 고객과의 신뢰가 쌓입니다.


 기업이 만드는 경쟁력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작은 약속을 수천만 번 지키면서 만들어집니다.


 한 번만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천 원을 경영할 줄 알아야 큰돈도 경영할 수 있다


 책을 덮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역시 제목이었습니다.


 《천 원을 경영하라》.


 처음 봤을 때는 다이소니까 천 원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 읽고 나니 의미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천 원은 상징인 것 같습니다.


 작은 돈.


 작은 상품.


 작은 문제.


 작은 실수.


 작은 개선.


 우리는 큰 것에 집중합니다.


 큰 성공을 원하고,


 큰돈을 벌고 싶어 하고,


 큰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큰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작은 것이 계속 쌓인 결과입니다.


 매출 1조 원도 결국 천 원짜리 매출이 모인 것입니다.


 거대한 기업도 결국 상품 하나, 고객 한 명, 매장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개인의 자산도 마찬가지이고,


 경력도 마찬가지이고,


 블로그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오늘 하루의 결과만 보면 별것 아닌 것들이 몇 년 뒤에는 큰 차이가 됩니다.


 책을 읽고 나서


 《천 원을 경영하라》는 굉장히 새로운 경영이론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현장이 중요하다.


 고객을 봐야 한다.


 품질을 지켜야 한다.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꾸준해야 한다.


 일을 끝까지 챙겨야 한다.


 대부분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다이소가 바로 그 당연한 것들을 수십 년 동안 반복해서 거대한 기업이 됐다는 점입니다.


 아마 우리가 기본을 몰라서 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기본이 재미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 아닐까요.


 새로운 전략은 흥미롭습니다.


 새로운 투자종목을 찾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블로그 운영 전략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반면 정해진 돈을 매달 투자하고,


 글을 꾸준히 쓰고,


 일을 하나씩 제대로 처리하고,


 잘못된 것을 다시 고치는 것은 재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결과를 만드는 것은 대부분 이런 지루한 일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성공한 CEO의 경영서라기보다 기본과 반복에 대한 책으로 읽었습니다.


 특별한 성공 비법은 없었습니다.


 좋은 상품을 만든다.


 고객에게 가격 이상의 가치를 준다.


 문제가 생기면 현장으로 간다.


 작은 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일을 계속한다.


 말로 하면 너무 단순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1년이 아니라 10년, 20년 동안 한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큰일을 만드는 것은 작은 일 아닐까


 최근에는 무엇이든 빠른 결과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투자를 시작하면 빨리 자산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 빨리 조회수가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빨리 몸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 빨리 실력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가 빨리 보이지 않으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천 원을 경영하라》를 읽고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결과가 쌓이고 있는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천 원짜리 한 개를 판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계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루의 노력 하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1년 뒤에는 365번 쌓여 있습니다.


 10년이면 더 큰 차이가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라면 저는 이렇게 적고 싶습니다.


 큰일을 하고 싶다면 먼저 작은 일을 우습게 보지 말자.


 다이소가 천 원을 우습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회사가 됐듯이,


 우리도 지금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몇 년 뒤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것이 《천 원을 경영하라》에서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게 될 내용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천 원짜리 상품을 팔아 큰 기업을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작은 것을 끝까지 제대로 하는 사람이 결국 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화려한 경영기법보다는 실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의 집요함과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서 일이 조금 익숙해졌거나,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보이지 않 아 지쳐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책을 덮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나는 지금 큰 결과만 바라보면서, 정작 매일 해야 하는 작은 일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쩌면 1억 원을 만드는 방법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내 앞의 천 원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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