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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는 말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입니다.
책은 경청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말을 잘 하고 싶다면 일단 먼저 들으라고 합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한 쌍이라는 겁니다. 또한 내가 잘 들어줘야, 상대방도 내 말을 들어줍니다. 저자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서 네 가지를 신경 쓴다고 합니다. 먼저 상대가 하는 말의 줄거리를 몇 개 단어로 정리하며 듣습니다. 또 의중을 헤아리며 듣고, 맞장구치며 들으며, 내가 할 말을 준비하며 듣습니다. 들으면서 딴 생각 하거나, 끼어들기는 금물입니다. 말을 잘 들으면 지식과 정보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세상을 보는 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또 잘 들으면 요약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진정한 경청은 그 사람 말을 듣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 역량이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로 그 사람이 말했을 때 그 말의 허점과 빈틈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로, 그 사람의 말대로 해서 성공했을 때 그 공을 그 사람에게 돌리고, 못했을 때는 기꺼이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아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경청을 하기 위해 잘 들으려면 4가지를 잘 해야 합니다. 먼저 질문을 잘 해야 합니다. 요약도 잘 해야 합니다. 말하는 사람이 샛길로 빠지지 않도록 잘 이끌어야 하고, 잘 받아 적어야 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먼저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놀지 않습니다. "잘못한 사람은 벌을 줍니다"와 같이 말하지 않고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둘째로 앞뒤 대등 관계를 지킵니다. 또 한자보다는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숙어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과연, 어찌, 설마, 하물며' 등과 같은 양태부사 사용에도 능하고, 단어의 뉘앙스 차이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말의 짝을 잘 맞춰서 쓰고, 서술어를 다양하게 씁니다. 한 문장 안에 같은 단어를 되풀이해 쓰지 않습니다. 일본어 잔재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작은 차이가 말의 품격을 좌우하니까, 말을 잘 골라서 쓰라고 합니다.
말을 장황하게 하지 말고 5초 이내로 정리하는 한마디를 하는 법도 설명해 줍니다. 가장 손쉽게 하는 방법은 정의를 내리는 것입니다. '무엇은 무엇이다'라고 짧게 정의하는 것입니다. 결론을 한마디로 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는 유인하는 한마디로 상대방을 궁금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 아십니까?" 같은 방식도 좋습니다. 명제 형테로 말할 수도 있습니다. 비유로 한마디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본질이나 원리를 말하는 방법, 구어나 표어로 상대방의 마음속에 남기고 싶은 한 마디를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자는 한마디를 잘 하기 위해 광고 카피나 소설, 칼럼 제목 등을 유심히 봅니다.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찾기 위함입니다.

말을 할 때에는 3가지만 말한다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서론, 본론, 결론도 일종의 세 가지 방식입니다. 사람은 한 번에 세 가지 정도만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를 열거할 때는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부터,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것부터, 어렵지 않고 쉬운 것부터, 멀리 있는 것 말고 가까이 있는 것부터 머릿속에 번호를 매겨놓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합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기억을 잘 해야 합니다. 저자는 강의할 때 기억으로 말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쓰지 않습니다. 기억을 하기 위해서 먼저 늘 상기하고 복기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또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나서 잠시 상기해 봅니다. 방금 읽는 내용이 무엇 있는지를. 그리고 떠올린 내용을 시각화합니다. A4 용지에 써보고 그려봅니다. 시각화한 내용을 분류합니다. 비슷한 내용끼리 범주화합니다. 분류한 덩어리 각각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표를 엮어 머릿속으로 말해봅니다. 마지막은 실제로 기억하는 것을 말해봅니다. 기억하는 것을 연결하고 결합하고 융합해서 하는 것이 우리의 말입니다. 아무리 입력을 많이 해도, 출력 실적이 출중해도 기억하는 내용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하는 칭찬도 잘 해야 합니다. 비교하는 방법으로 칭찬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남보다 낫다고 하는 것 역시 좋은 칭찬은 아닙니다. 평가하거나 시혜를 베푸는 듯한 칭찬도 상대방에게 달갑지 않습니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칭찬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칭찬받는 사람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걸 칭찬하는 것도 조롱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모호한 칭찬도, 빙빙 돌려가며 하는 칭찬도 좋지 않습니다. 뭔가를 바라고 칭찬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칭찬은 순수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이렇게 칭찬해 주면 더 잘하겠지'라는 계산으로 칭찬하면 안 됩니다.
필요한 말은 반복해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계속해서 칭찬합니다. 반복은 각인 효과뿐만이 아니라 믿게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람은 같은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그게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복은 말하는 자신에게도 최면 효과를 일으킵니다. 말이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고 추동합니다. 미련해 보여도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고, 말도 계속 반복하면 자신을 변화하고 주변을 변화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말은 담백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말이 담백한 사람은 간결합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또 말이 담백한 사람은 투명하고 솔직합니다. 담백하게 말한다는 건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 안달복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을 잘 하려면 첫마디를 꺼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질문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갈등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두려움 속에서, 갈등 앞에서 용기 내어 말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줄 알아야 합니다.
보이지 않게 하루하루 자라고 깎이는 게 우리의 말입니다. 실언을 조심해야 합니다. 농담도 때로는 말실수가 됩니다. 말이 잘 되는 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오버하게 되어서 실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임의로 평가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지적도, 비하와 차별도 다 평가에서 시작됩니다. 말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옵니다. 폭언과 막말도 조심해야 합니다. 친한 사이에도 그런 말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진짜 친하다는 것은 서로 예의를 지키고, 상대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말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글쓰기에 있습니다. 글 쓰는 것처럼 말하는 것입니다. 즉흥성을 뒤로하고, 글쓰기의 신중함을 앞세우면 말이 단정해집니다.
말을 좀 더 멋있게, 명언을 제조하고 싶다면 명언을 많이 외우라고 합니다. 명언을 암기하는 과정에서 문장의 형식을 학습하게 됩니다. 그러면 따라 하고 싶고 써먹어 싶어집니다. 명언은 또 자기 말에 인용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책이 '아포리즘'이라는 책입니다. 아포리즘은 경험적 진리를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입니다. 간결하고 단정하고 단언하며 은유적입니다. 속담과 명언에서 배우고, 자신만의 명언을 만들어 보면서 말의 무게를 더합니다.
책은 약 5~6p의 짧은 에피소드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저자의 강의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안에서 배울만한 내용이 참 많았습니다. 말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거나, 말에 대해서 더 잘할 수 있기를 갈망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책의 리뷰는 위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2022,.. : 네이버블로그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