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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판결문 -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4월
평점 :

《 불량 판결문 》
최정규 저 | 블랙피쉬 | 2021년 04월 12일
살면서 관련종사자들을 제외하고 법정을 쉽게 들락거리는 사람이 있을까? 가해자로서, 피해자로서 들락거리고 싶지 않은 법정. 막연하게 억울한 사람들이 없게 판결을 잘 해주시겠지 하며 자연스레 믿어왔던 마음이 산산조각이 되었다.
이 책은 억울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판례상 패소할 것이 뻔한 사건들을 담당하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소송을 하는 한 변호사가 일반인은 알지 못했던 법정에 대한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책을 편찬했다.
책표지를 보면서 판사가 종이를 들고 있는데Ctrl+C, Ctrl+V 라고 적혀있다. 어째서 저자는 이런 일러스트를 표지로 내걸었을까. 궁금했다.
뉴스를 보면서 가슴아프기도 하고 아직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구나 하는 사건들을 접한다. 지금 이 시기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구나 하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피해자가 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지만 사건에 대해서만 알 뿐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하는 사건들이 많다.
이책에 수록된 신안 염전노예 사건과 저유소 풍등 화재사건도 그렇다. 특히 신안 염전노예 사건. 책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 책을 읽다 멈추는 일을 반복하며 읽은 책은 처음이다. 신안 염전노예사건은 누가봐도 비상식적인 일이어서 제대로 가해자가 처벌받은 사건인줄 알았는데 가슴이 무겁다.
30년동안 노동력을 착취 당해도 10년치 임금만 인정이라니. 이러한 판례가 나온다면 제 2의 신안 염전노예 피해자는 자연스레 발생하지 않을까. 게다가 피해자는 지적장애인인데도 말이다. 이 피해자분은 중증 지적장애인으로서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 그런데 본인 이름 석자와 생년월일은 쓸 수 있단다. 이름 석자와 태어난 생년월일이라도 쓰면 다행 아닌가 하는 생각을 뒤바꿔놓은 에피소드를 접했다. 가해 염주 아들이 계속 찾아와서 처벌불원서.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종이에 무인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효력이 인정되었단다. 실제 작성된 처벌불원서의 사진을 보니 뭐라 형용할 수 없다.

책속의 피해자들이 주변에 사는 평범한 이웃들이었음을 인지하는 순간 변호사님이 이 책을 편찬하게 된 계기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여 싸우시는 저자 최정규 변호사겸 활동가님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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