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아날로그 시대의 일상과 낭만
패멀라 폴 지음, 이다혜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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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이 일어났지? 그건 어디로 간 거야? 잠깐 언제부터?"

우리가 두고 온 것은 인지도 못한 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분명 좋아진 점도 있을텐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더 많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목록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지루함.
잠시의 지루함도 참지 못하고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이것저것 검색하고 시간을 보낸다.

마치 손에 핸드폰이 착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눈 뜨자마자 찾게 되는 폰

흘러가는 시간을 그저 바라보고 주변의 소리를 듣고 오늘의 햇빛을 쬐고 바람을 느끼고 어제와 달라진 공기를 체감하는 그런 시간들이 이제는 점점 더 사라져 간다.
잠시의 지루함의 그 순간을 참지 못한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잊고 있었던 가장 큰 것은 "가족 식사"에서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 한때 촛불이 밝혔던
연인들의 로맨틱한 얼굴은 이제 스크린 불빛으로 빛난다.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의 지루함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공간에 지금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읽고 내가 깨달은 가장 큰 사실이다.

지금, 바로 여기,
현재에 실존하기

그것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우리는 얻으며 잃고, 잃으며 얻었다는 걸." -김지효< 《 인생샷 뒤의 여자들》저자> 추천사


생각의 힘 출판사로부터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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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까지 천천히 - 미화리의 영화처방 편지
이미화 지음 / 오후의소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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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기의 휴식>에서 상처 받은 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영화를 틀어주는 것으로 조용히 그들을 응원하는 미도리 할머니를 보면서, 오래오래 영화를 권하는 미화리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미화 작가님의 영화처방 편지인
< 엔딩까지 천천히>

처음부터 읽는 것보다는
목차를 천천히 읽어보고 , 관심가는 영화부터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베를린에서의 유학생활에서의 깨달음,
나라는 사람이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질문에 영화처방전 [식물생활] 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밖으로 나가자.
해가 지는 걸 내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내 몸에 해를 가득 담아오자.

뭔가 거창하게 말했지만, 공원에 앉아 해를 바라보며 광합성을 한게 전부였습니다. 마치 식물처럼.(중략) 결코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어둠과의 싸움에서 내 나름의 최선을 다했던 나를
응원하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발리 여행에서 나 자신에 대해 깨달은 것 중 하나.
뜨거웠던 태양이 사라지고 곧 어둠이 찾아와
별이 뜨는 밤이 오는 일몰보다
모든 곳을 밝혀 어느 곳도 어둠이 닿지 않도록
환하게 비추는 해가 떠오르는 일출을 좋아한다는 것.
일몰은 아름답지만, 조금은 외롭고 슬프다.
사누르 해변에서 본 일출은 눈물이 날 정도로
쿵쿵 뛰는 내 심장소리가 들리는, 심장의 진동이 느껴졌다. 너무나 벅차다, 너무나 행복하다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나는 "식물인간" 일까?

"나라는 사람이 잘 자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또 무엇이 과한지를 탐구해 나가면서
혼자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완벽한 온실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되기를!'

'나'라는 정원에
아름다운 꽃이 필 수 있도록,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에게 좋은 음식과 풍경을 선물하는 것,
자신을 비하하지 않는 것,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음을 외면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나에게 도움되는 생각들을 계속 되뇌이는 것
내가 좋아하는 책을 아낌없이 보고 느낄 것.

오후의 소묘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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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름에게 에세이&
최지은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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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사랑 이야기에 온통 상처만 남아 있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줄곧 그 여름을 나 혼자 묻어두고, 꺼내보고, 또 한겹 덮어두는 동안,(중략) "그냥 우리는, 다 사랑이었어요"

'다섯살의 사랑은 무엇일까?'
할머니가 좋아했기에 부지런히 세상의 글자를 찾고, 일부러 소리 내어 읽었던 것이 아닐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려고
부러 더 잘할려고 노력하는거,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를 한번 더 볼려고
다섯살의 손녀가 할 수 있었던 일을 해보는 것.

'아홉살의 사랑은 무엇일까?'

아버지가 어머니의 새로운 사랑 앞에 눈물을 흘렸다는 고백이 폭로 같아 두렵고, 어머니와의 이별로 아버지의 우울이 깊어졌을지 몰라,

"그 밤에도 저는 부지런히 배우고 있었어요.
귀가 없고 눈이 없고 쉬 깨어나지 않는 깊은 잠을 자는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되는 법을. 투명의 세계를. '아홉살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나는 그저 꿈나라를 여행하는 여행자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며 숨죽여 다시 잠이 손님처럼 찾아와주기를
이불 속에서 두 눈을 꼭 감고 숨죽여 있었던 것일까?

눈물 흘리는 아빠의 눈물을,
사랑에 아파하는 한 사람으로 온전히 바라볼 수 있게 된
지금의 작가는 이제는 안다.

부재중의 어머니도 아니고, 슬퍼했던 아버지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나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사람

이 글을 쓴 최지은 시인의 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여름의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얼굴을 찡그리면
살며시 다가와 한뼘의 손그늘을 만들어주던 할머니의 마음과도 같다고 말하고 싶다.

벌써 하지가 코 앞이다.
장마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여름의 무더위가 시작되겠지.

<우리의 여름에게> 최지은 시인의 첫 에세이를 읽고나면
그녀의 시를 읽어야겠다고,
그녀의 시가 읽고 싶다고 고백해본다.


창비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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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 - 관계의 거리를 좁히는 말하기의 힘
신지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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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언어 온도는 몇 도입니까?"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언어적 문제와
그 해결책에 초점은 맞춘 책


'세상에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은 누구일까?
신지영 교수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사람의 언어감수성의 괴리로
가장 멀리 있는 두사람.

내가 말하는 사람일때와
듣는 사람이 되었을때의 받아들이는
'말의 민감도'는 전혀 다른것이다.

100세 시대를 체감하는 요즘,
나는 주변에 노인들이 체감 70% 거주하는 시골에 살고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20대의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젊은 사람축에 끼이는 나도, 우리도,
곧 노인이 되겠지.

그래서 특히나, 개인화된 삶을 추구하는 우리들은 사회관계망에 의해 '튼튼히' 그리고 '긴밀하게' 잘 연결되어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거나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그전에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는데 요즘들에 체감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말하기를
"관계의 관점"에서 다시 배워야할 때다.

현재 우리가 서로 다른 연령,
서로 다른 세대의 사람들을
친구로 사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까?

나는 관계를 끌어당기고 관계의 강도를 높이는
자석이 되는 말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동시에 상대를 밀어내고 튕겨내는
용수철이 되는 말을 하는 사람일까?

남편과의 대화를 생각해보면 말의 시작에
라는 말을 붙여서, 대화의 문을 연다는걸
이 책을 읽고 깨닫고 머리가 '띵' 했다.

어휘적 의미가 담겨 있든 아니든
'아니'는 상대에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다.
용수철이 되는 말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고로, '아니'의 습관적 사용을 '자각'하고
'사용'을 줄여 보자고 다짐했다.

'나 중심'의 말하기에서 벗어서 상대에게 가 닿을 수 있는 말하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습관적인 말의 생각으로 하던
'아니'대신 쓸수 있는 [긍정]의 [자석]같은
말은 뭐가 있을까?

음..'그래'는 쉽게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을듯 하고..
'하모하모'는 어떨까?!!
ㅎ과 ㅁ이 들어가서 발음이 둥글둥글하고
좀 귀엽게 느껴진다랄까?
앞으로는 '아니'대신 긍정하는!
'하모하모'를 써봐야겠다!!

나의 말의 온도는 따뜻한 말이길,
마이너스가 되는 말보다는 플러스가 되는
말이되기를.

나의 언어감수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와 관점을 바꾸어놓은 책으로
쉽게 읽혀서 청소년기 자녀들과
같이 읽으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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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페르소나
박성준 지음 / 모던앤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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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쓴 평론집.
시집이나 소설책의 뒷부분에 있는
평론가가 쓴 발문을 좋아한다.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나
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에 조금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는
친절한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박성준 평론가의 평론집을 읽노라면
천천히 시를 읽는듯 하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박성준 평론가의 글은
다른 평론가보다 더 섬세하다.

시집으로 먼저 만났더 시인들의 시를
평론집으로 만났을때의 느낌과

아직 만나보지 못한 시인들의
시를 평론집을 통해 먼저 만나보고
시를 찾아봤을때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일단 읽었던 시집의 시인을 만나면 반갑고,
나의 생각을 조금 더 확장 시켜주는 것이라면,

후자는 시를 읽기전(만나기전)에
시인과 먼저 친해지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읽어보고 싶은 시와 시인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성준 시인의 시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전부가 고작 "슬픔"이라는 것을
알게된 시인의 글이"


느리지만, 천천히
시와 친해지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감히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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