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가 빨간 쇠물닭아 물들숲 그림책 17
이영득 지음, 권정선 그림, 김나현 기획 / 비룡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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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늪이마 빨간 쇠물닭

이영득 그림책 이마가 빨간 쇠물닭아』를 읽고 -

 

비룡소의 <물 들 숲 그림책꾸러미 발간 목적은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태와 성장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어린이들이 자연과 더욱 친해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데 있다고 했다.

생태 동화작가 이영득 님의 이마가 빨간 쇠물닭아는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 꾸러미’ 중 열일곱 번째로 나왔다.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영득 작가가 그려낸 쇠물닭의 한 살이를 따라가본다.

쇠물닭이라는 이름이 참새처럼 친근하지 않다작가가 알려주는 정보에 의하면, ‘쇠물닭은 물닭보다 크기가 작아서 쇠물닭이라고 한다 했다그럼 물닭인터넷을 검색하니, ‘뜸부깃과에 속한 물새라고 나온다.

작가는 그림책 뒷부분에서 친절하게 <쇠물닭의 한살이>를 요약해서 들려준다.

1. 둥지 짓고 알 낳기

2. 알에서 깨어나기

3. 아기 쇠물닭

4. 어린 쇠물닭

5. 어른 쇠물닭

이밖에도 쇠물닭의 특징둥지먹이천적을 친절하게 알려준다하지만 이런 설명만으로는 어찌 이마가 빨간 쇠물닭의 한살이를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영득 작가는 행여 쇠물닭의 한살이에 방해가 될까 봐위장막을 치고 먼발치서 쇠물닭을 조용히 지켜봤을성 싶다. (아마도 이런 마음이 이영득 님의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작가 정신일 것이다.)

이런 이영득 작가의 글을 잘 살려서 권정선 그림작가는 현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줄숲에 튼 쇠물닭 둥지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는 이영득 작가그 둥지가 수상가옥처럼 신기했다고 한다행여 천적을 만날세라꼭꼭 숨어서하루에 하나씩 여섯 개를 낳은 엄마 쇠물닭엄마는 낳고 품고아빠도 번갈아 알을 품어주고먹이도 물고와서 엄마 입에 넣어주며스무 여날 지났을 때하루 한 알씩 새끼가 태어났다.

태어난 아가들에게 먹이를 먹여주랴먹이 잡는 법을 가르쳐 주랴또한 천적인 이 나타나면 도망치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태어나면서부터 쇠물닭 가족의 한살이는 만만치 않았다알 하나는 상해서 부화하지 못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이영득 작가는 엿새 째 태어난 막내 쇠물닭 탄생의 감동을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막내 쇠물닭이 첫 발길질로 알껍질을 훅 찼어./햇살이 눈부셔 눈을 감고 쉬어숨을 쉴 때마다 배가 볼록거려./실눈을 뜨고 바람에 깃털을 말려./날갯죽지에 스친 바람이 비릿하고 시원하고 달았어.”

 

누나들과 함께 늪에서 첫나들이를 하는 막내 쇠물닭에게 엄마가 처음 먹인 먹이는 무엇이었을까아빠는 무엇을 잡아서 먹였을까그림책을 눈여겨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조용히 잠겨 있는듯하지만 늪은 언제나 살아 있다시시각각 변화하는 늪에서 생활하는 쇠물닭 다섯 남매들은 점차 엄마 아빠 품에서 벗어나스스로 물 속에서 사냥을 할 만큼 자란다.

 

막내 쇠물닭은 옆집 부끄럼쟁이 쇠물닭을 좋아하기도 한다이런 성장 속에서 태풍이라는 뜻밖의 시련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태풍이 오기 전의 긴장 속에서도 쇠물닭 엄마는 남매들에게 물 속 사냥법을 알려준다우리도 슬쩍 엿들어 보자.

 

얘들아먹이가 보이면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파랑새가 똥구멍을 볼 수 있게 엉덩이를 높이 들어그러고는 잽싸게 먹이를 채는 거야.”

 

웃음이 킥킥 터질만큼 해학적이다이영득 작가의 재치있는 표현이 양념처럼 들어 있어서자칫 지루할 수 있는 쇠물닭의 한살이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느끼게 해준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만은 않다숨은그림처럼 있는 위험 요소에 직면하기도 한다막내 쇠물닭이 무리에서 빠져나와 혼자 다니다가찔레덤불 속 삵과 눈이 마주쳐 꽁지 빠지게 늪으로 풍덩 뛰어들어 갈대 숲에 몸을 숨기고서야안도의 할딱 숨을 쉬는 순간도 있었다위기는 안팎에 있다삵을 피해 숨은 갈대 숲이 다른 동네 쇠물닭 터전이었다못 보던 놈이라며다른 쇠물닭이 부리로 마구 쪼아대던 공격에 막내 쇠물닭은 공포를 느끼고 겁에 질려 똥을 싸기도 했다아빠 쇠물닭을 만나 위기 모면하는가 했는데삵보다 무섭다는 태풍이 몰아친다처음 겪는 태풍에 다섯 남매는 엄마 아빠 품에 파고 들며 태풍을 맞이한다.

세찬 비바람에 왕버들 숲은 피신한 새들로 발 디딜 틈 마저 없다갈대숲에 가도 많은 새들로 복작거렸다무서운 공포 속에서도 쇠물닭 남매들이며 다시 만난 부끄럼쟁이 쇠물닭은 서로 몸을 기대어 체온을 따뜻하게 하면서 태풍을 견뎠다태풍은 줄과 가시연꽃을 흔적 없이 잠기게 하고둥지와 새들을 휩쓸고 지나갔다막내 쇠물닭에게도 엄청 슬픈 일이 생겼다.

몸이 싸늘하게 식어 뻣뻣해진 형 누나들의 주검을 마주하게 되었다.

태풍을 잘 견딘 막내를 안고 엄마 쇠물닭은 슬픔과 기쁨의 눈물 한 방울을 뚝 흘렸고아빠 쇠물닭은 하늘 보며 눈물을 삼킨다평온하던 늪은 태풍으로 흙탕물 투성이가 되었지만여드레쯤 지나고 나면서 가시연꽃이 꽃으로 늪을 뒤덮는다예전처럼 살아 있는 늪에서 쇠물닭은 혼자 씩씩하게 자라고엄마 아빠는 새 둥지를 틀었다.

 

한차례 위기를 넘긴 늪에 평화가 찾아왔다막내 쇠물닭은 풀벌레 소리나는 흔들리는 갈대숲에서 마침내 날아가는 잠자리를 처음 잡아먹었다고 한다.

이영득 작가는 막내 쇠물닭의 입을 빌려 말한다.

 

늪은 정말 아름다워먹을 것도 많아!”

 

줄 숲에 몰래몰래 둥지 틀고 아가들을 데리고 다니는 쇠물닭아!” 이영득 작가 덕분에 너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니참 고맙구나.

그래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님이 자연의 삶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이영득 작가의 이 그림책을 추천!해 주셨구나~~.

이마가 빨간 쇠물닭아 아름다운 늪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막내 쇠물닭이 첫 발길질로 알껍질을 훅 찼어./햇살이 눈부셔 눈을 감고 쉬어. 숨을 쉴 때마다 배가 볼록거려./실눈을 뜨고 바람에 깃털을 말려./날갯죽지에 스친 바람이 비릿하고 시원하고 달았어."



"얘들아! 먹이가 보이면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파랑새가 똥구멍을 볼 수 있게 엉덩이를 높이 들어. 그러고는 잽싸게 먹이를 채는 거야."


"늪은 정말 아름다워! 먹을 것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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